‘체포왕’에 함께 출연한 박중훈과 막내딸 미휘양(아래).
박중훈(45)에게 이제 형사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아줘야 할 것 같다. ‘투캅스’(93년)·‘투캅스2’(96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99년), ‘강적’(2006년)에 이어 5월 개봉한 영화 ‘체포왕’에서 또다시 형사 배역을 맡았다.
그가 맡은 황재성은 서울 마포서 형사팀장으로, 범인 검거 실적을 형사의 최고 미덕으로 여기는 인물. 라이벌이자 후배 서대문서 팀장 정의찬(이선균)과 실적 경쟁을 벌인다. ‘투캅스’ 때는 안성기가 베테랑 형사를, 그가 신참 형사를 맡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도 고참 형사로 승진을 한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모난 구석이 무뎌지고, 세상살이가 둥글어지게 마련이다. 한때 사생활 노출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가족과 관련된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던 박중훈은 이번 영화에 1남2녀 중 막내딸 미휘양(10)을 출연시켰다. 이 같은 사실도 영화사가 공개하기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먼저 고백했다. ‘곧 개봉할 제 영화에서 극중 막내딸 역을 실제 제 막내딸이 연기했습니다. 저 팔불출 맞습니다.ㅋㅋㅋ’
박중훈 부녀 등장에 관객 폭소
배우가 자녀를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경우가 간혹 있다. 윌 스미스는 2006년 ‘행복을 찾아서’에서 아들 제이든과, 2007년 ‘나는 전설이다’에는 딸 윌로와 함께 출연했다. 차태현도 ‘과속 스캔들’ 중 아이와 CF 촬영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 이번 영화에서 미휘양은 등장 분량은 많지 않지만, 이름도 그대로 사용했고, 선한 눈매와 웃는 모습이 아빠와 꼭 닮았다. 박중훈이 딸과 함께 영화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극장을 찾은 관객들도 이들 부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폭소를 터트린다. 미휘양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과정은 이렇다. 원래 시나리오상에는 황재성에게 딸이 하나 있는 설정이었지만 박중훈이 “캐릭터상 딸이 둘 있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리고 이왕이면 내 딸이 그 역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서 받아들여졌다. 박중훈은 “극중 설정이 딸의 나이대와 비슷하기에 기왕이면 미휘가 출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아들은 축구장에서, 첫째 딸 소휘는 농구장에서 나와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데, 막내딸만 그런 추억이 없는 게 안타까워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즈음 아이에게 본격적으로 연기를 가르칠 생각은 없는지 궁금하다. 박중훈은 이에 대해 “이쪽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두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하나는 스스로 원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소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능과 열정만 있다면 아이가 배우가 되는 걸 굳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한때 성공한 배우를 꿈꾸었으나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박중훈. 재능과 열정은 그가 연기 생활을 하는 25년 동안 열심히 갈고닦은 성공 키워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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