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스타 재테크 노하우

아파트·토지·오피스텔… 부동산 투자로 13억원 모은 탤런트 김형자

“욕심부리지 않고 빚 없이 여유자금 안에서 투자한 게 성공 포인트”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최은성 ■ 사진·박해윤 기자

2003. 10. 31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온 중견 탤런트 김형자. 화려한 외모 때문에 재테크에 문외한일 것이란 인상을 주지만 그는 20대 때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재테크 전문가다. 두번의 이혼과정에서 많은 재산 손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억원 이상의 돈을 모은 그가 들려준 부동산 재테크 노하우.

아파트·토지·오피스텔… 부동산 투자로 13억원 모은 탤런트 김형자

우아하지만 철없는 연상의 여인으로, 때로는 푼수 같은 아줌마로 등장해 맛깔스런 감초연기를 선보이며 꾸준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탤런트 김형자(52). 그는 요즘 KBS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에서 주현과 노년의 로맨스에 빠진 귀여운 시어머니를 연기하고 있다. 올해로 연기인생 33년을 맞는 그가 연기자로서 여유 있는 삶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재테크에 눈을 빨리 뜬 덕이라고 한다.
그가 처음 재테크를 시작한 것은 73년. CF 출연료로 목돈 1백80만원을 손에 쥐게 되자 그는 주저 없이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았다. 한창 주가가 오르던 20대 여자 탤런트였기에 혹시라도 복부인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돈을 은행에 넣어두기보다는 어딘가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 부동산에 투자를 한 것은 70년대 개발바람을 타고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김형자가 처음 사려고 했던 매물은 잠실 주공아파트 7평형. 하지만 평수가 너무 작은 것 같아 좀더 알아본 후 부산 해운대 근처에 있는 17평형 아파트를 샀다. 그후 부산 해운대가 관광지역으로 개발되면서 5년 만에 40배인 7천2백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서울 거주민이 지방에 집을 사게 되면 별정세를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별정세는 집값의 40%. 게다가 제때 세금을 내지 못해 결국 부동산 경매로 넘어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첫 부동산 투자에서 많은 것을 배운 김형자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와 토지 투자에 나서게 됐다.
78년 반포에 있는 34평형 아파트를 3천2백만원에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해서 84년 방배동 74평형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1년에 한 차례씩 이사를 하면서 매번 30%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팔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처음의 3천2백만원은 6년 만에 4배인 1억3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지금은 집을 구입한 후 3년 후에 팔아야 양도소득세가 면제되지만 당시는 1년 이상만 살면 되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 부동산에 관한 세법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남들보다 빨리 내집을 늘리는 밑바탕이 됐다.
그는 80년에 우연히 만난 한 무속인에게 “재복은 타고났다. 그런데 사두고 오래 묻어두는 재운이니 땅을 사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처럼 그의 재운은 타고난 듯했다.
81년 아는 사람에게 5백만원을 빌려주면서 서산에 있는 3천3백평의 땅문서를 담보로 받게 되었다. 앞으로 중국과 무역을 하게 되는 요지라는 말에 3백만원의 웃돈까지 얹어 8백만원에 그 땅을 샀다. 하지만 실제 내려가서 보니 그 땅은 바닷가 바로 옆의 자갈밭이었다. 속았단 생각이 들었지만 토지 개발붐이 일고 있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이곳도 개발이 되겠다는 믿음 하나로 묻어두었다.

아파트·토지·오피스텔… 부동산 투자로 13억원 모은 탤런트 김형자

20대 때부터 부동산 투자를 한 탤런트 김형자.


5년 후 아시안게임이 열리던 86년 여름, 부동산 업자들이 앞다투어 그 땅을 팔라는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곳에 석유화학 단지가 조성되면서 땅값이 몇십배 오른 것. 종잣돈 8백만원을 묻어두고 5년을 기다린 끝에 약 12배인 1억원이란 거금이 손에 들어온 것이다.
이런 경험은 그에게 ‘땅은 배반을 안한다’는 믿음을 주었다. 특히 같은 부동산이라도 아파트는 시세차익을 노리려면 자주 사고팔아야 하지만 토지 투자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재테크 철학을 갖게 됐다.
또한 그는 85년에 자동차를 바꾸려고 모아두었던 목돈 1천3백만원으로 부천 중동에 땅을 샀다. 부천 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한 데다 무엇보다 부천 지역은 수도권 지역이라 88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만큼 도시건설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에 투자를 결심한 것이다. 실제로 중동 지역은 1만 세대 이상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고, 89년 땅을 1억원에 팔게 되었다. 약 8배의 수익을 남긴 셈이다.

땅은 거짓말을 안한다는 믿음으로 투자
이렇듯 김형자는 많이 벌기도 했지만 그만큼 잃은 돈도 많다. 그는 “내가 차라리 결혼을 안하고 돈 꿔달라는 사람들한테 좀 냉정했으면 진짜 부자가 됐을 거야” 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그는 두번의 이혼과 지인들한테 몇번 큰돈을 떼이면서 지금 시세로 치면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 그는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 ‘땅은 거짓말을 안한다’는 점과 ‘모든 일은 운대와 연대가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이혼으로 재산이 분할되면서 그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했다. 93년 전재산인 4억원을 털어 흑석동에 50평형 아파트를 구입했던 것. 김씨가 흑석동을 선택한 데는 여의도에 가기 쉬우면서도 강북지역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다. 이 판단은 적중해 10년이 지난 올 9월에 약 6억원에 팔았다.
이 돈으로 일산 주상복합아파트 59평형(총 3억8천만원)의 잔금 2억7천만원을 치렀다. 또한 2억2천만원은 경기도 기흥에 골프텔 22평형을 구입했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서울과 일산의 경계에 있어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조만간 MBC 제작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라 발전 가능성이 크고, 골프텔은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레저 붐을 타고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이야기.
그는 95년부터 일산 지역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수입의 3분의 2는 무조건 저축을 하는 생활습관 덕분에 2년 만에 8천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 자금으로 대지 약 1백50여평의 전원주택을 구입했다. 당시 일산은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아파트가 아닌 전원주택의 시대가 올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별장으로 이용했지만 관리상의 어려움 때문에 지난해 1억1천만원에 팔아 그 돈은 일산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 중도금을 치르는 데 사용했다.
그에게 힘이 되어주는 또다른 재산은 지난 83년에 구입해 지금까지 묻어둔 두곳의 토지. 90년대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으면서 팔까 하는 유혹도 없진 않았지만 참고 기다렸다. 우선 5백만원에 사둔 경기도 평택의 4백평의 밭은 20년이 지난 지금 평당 70만∼80만원으로 약 3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당시에 야외촬영을 나갔다가 발견한 땅으로 ‘앞으로 미8군 지역이 관광특구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선뜻 구입해두었던 것.
2천만원에 사둔 충북 단양읍의 3천5백평의 임야는 펜션 붐이 일면서 평당 10만∼15만원으로 약 4억3천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 역시 야외 촬영을 나갔다가 단양팔경의 비경 때문에 앞으로 관광지역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으로 사두었던 곳이다.

아파트·토지·오피스텔… 부동산 투자로 13억원 모은 탤런트 김형자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김형자는 꼼꼼한 재테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듯 김형자가 토지를 구입하는 방식은 지방으로 야외 촬영을 나갈 때 괜찮은 땅이 있는지 부동산을 통해 상담하는 식이다. 하지만 바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절대 사양. 반드시 직접 토지가 있는 지역에 들러 현장 답사를 한 다음 계약을 한다. 그 지역 거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만 믿으면 낭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3년에 당시 강남의 24평 아파트 값과 맞먹는 2천2백만원이란 거금을 주고 산 독립기념관 근처 4백80평 밭은 지금도 당시에 비해 20∼30%밖에 오르지 않았다. 독립기념관 근처라 관광지로 개발될 거란 중개업자의 말만 믿고 구입했다 낭패를 본 것이다. 그 실수를 통해 반드시 구입 전에 현장답사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의 이런 토지 구입 방식은 일도 하면서 부동산 재테크 기회도 얻을 수 있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보석은 사는 순간 값이 떨어지지만 부동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값이 올라
현재 그가 부동산 재테크로 모은 총 자산은 약 13억원. 부동산 외에 다른 재테크를 전혀 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이를 토지와 아파트, 오피스텔로 분산 투자해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그는 단 한번도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대출 받으면 편리하기는 하지만 그 이자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손해”라며 부동산 투자는 자기가 쥐고 있는 목돈의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부동산에 집중하느라 그가 갖고 있는 통장은 출연료가 들어오는 수시입출금 자유적금이 전부. 최근 그의 월수입은 2천만원 정도인데 생활비 6백만∼7백만원 이외에는 통장에서 돈을 찾지 않는다. 연기자는 수입이 많지만 일이 불규칙한 만큼 지출을 자제해야 목돈을 모을 수 있기 때문. 이를 위해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이용한다. 특히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신용카드는 여러 장을 쓰기보단 1장만 집중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1장만 사용하는 것이 결제 은행에서 자신의 신용도도 올리고, 마일리지를 이용한 할인혜택도 많이 받을 수 있다. 또 신용카드 전표는 모아두면 매월 어디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알 수 있어 가계부 역할도 톡톡히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서구적인 외모에 탤런트란 화려한 직업 때문에 보석을 좋아할 것 같지만 그는 그 흔한 다이아몬드 반지조차 없다. 그는 “난 보석은 낭비란 생각이 들어요 사는 순간부터 값이 절반으로 떨어지잖아. 하지만 부동산은 사두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값이 오르잖아요” 하며 부동산 재테크 예찬론을 펼친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