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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 먹었나요? 몸 만져보면 다 나와요”

필라테스 강사 이모란

이슬아 기자

2026. 04. 20

‘A급 장영란’ ‘잘 빠지는 연애’에서 피트니스계 스타로 떠오른 이모란 원장에게 ‘손 진단’ 영업 비밀을 물었다.



“앞으로 상체 운동은 그냥 하지 마세요. ‘하체에 몰빵(몰방)한다’ 생각해요. 이런 살은 하체 운동도 웨이트가 아니라 순환, 스트레칭을 죽어라 해야 해요. 피트니스센터 가서 트레이너가 하체 웨이트 하자고 하잖아요? 안 한다고 하세요. 마사지 숍 가서는 상체 마사지할 시간까지 다 활용해 하체를 풀어달라고 하고요.”

이모란 ‘라니코어 필라테스’ 원장의 다이어트 처방은 수십 년 하체 통통 인생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그는 손끝으로 기자의 몸 이곳저곳을 훑어내더니 이내 확신에 찬 진단을 내렸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하비(하체 비만) 미스터리가 단박에 해결되는 순간, 이 원장의 연관 검색어이자 시그니처 ‘손 진단’에 왜 그토록 많은 다이어터가 열광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원장은 최근 웬만한 연예인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 다이어트 예능 ‘잘 빠지는 연애’ 등에서 여성 다이어트 코치로서 그의 실력이 큰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누군가의 몸을 몇 번 만져보기만 하면 어쩌다, 뭘 먹고 찐 살인지 귀신같이 파악해낸다. 그러곤 각자에게 맞는 아주 작은 변화부터 이끌어 다이어트에 실패하려야 실패할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화려한 스타일과 유쾌한 입담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이 원장은 동종 업계에서 보기 드문 22년 경력의 베테랑 강사다.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부터지만, 사실 그의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위치한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에서는 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스튜디오 상담실 한편, 이 원장이 50~60대 주부들과 함께 찍었다는 보디 프로필 사진은 그 명성에 근거가 있음을 은은하게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올해의 다이어트를 미룰 수 없는 때, 이 원장을 만나 영업 비밀을 탈탈 털었다.



요즘 지방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손 진단을 받으러 찾아온다면서요.

대전에서, 부산에서, 일본·중국·미국·호주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시는데, 처음에는 정말 ‘이거 뭐 잘못된 거 아니야?’ 했어요. 저한테는 몸을 만져서 파악하는 게 너무 당연하거든요. 20년 넘게 늘 이렇게 만졌으니까요(웃음).

어쩌다 몸을 만지기 시작한 건가요.

인턴 강사 시절부터 레슨할 때 ‘회원들이 정확한 트리거 포인트의 근육을 쓰고 있을까, 그 느낌을 이해하고 있을까’가 궁금해서 만지게 됐어요. 보통 강사들은 터치를 잘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같은 여성이면서 여성 회원을 전문으로 하니까,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몸을 만졌던 거죠.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 사람의 몸은 백이면 백, 다 다르다는 거예요. 사무직인지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지, ‘9 to 6’ 근무인지 3교대를 하는지, 하루에 한 끼만 먹는지 세 끼를 정확히 먹는지 등에 따라서 살성과 체형이 완전히 달라져요. 그러니 이건 무조건 만져서 생활 습관을 알아봐야 하는 거더라고요. 그렇게 개개인에게 맞춰 다이어트 방법을 싹 바꿨더니 일대에 이름을 날리게 됐어요. 모두에게 똑같이 “스쾃 하세요” “데드리프트 하세요” 하지 않았던 거죠.

“두쫀쿠 먹고 찐 살이 제일 위험해요”

체형을 구분하는 본인만의 카테고리도 있겠네요.

저희 온라인 강의, 손 진단 원데이 클래스의 엑기스를 알려달라고 하시니 회사에 혼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웃음). 일단 살성도 살성이지만, 저는 직업을 꼭 물어봐요. 직업과 살성이 같이 가야 해요. 직업마다 살 빠지는 이유가 다르고 살이 안 빠지는 이유가 달라요. 그리고 이건 대부분 간과하는 건데, 성격마다도 달라요. 소위 말하는 MBTI가 다이어트에도 영향을 미쳐요. 환경의 영향을 받는 편이냐 아니냐, 감정적인 부분이 중요하냐 아니냐 하는 거죠. 또 출산을 해봤냐 아니냐에 따라 골반, 아랫배, 엉덩이 사이즈가 달라지고 20대냐 40대냐에 따라 지구력, 다이어트의 목표가 달라져요. 가장 중요한 살성은 크게 콜레스테롤 살이냐 단백질 살이냐로 나뉘는데, 거기서 평소에 뭘 먹는지가 다 나오죠. 이런 것들을 전부 프로그래밍해서 일대일 맞춤으로 관리를 하는 거예요.

가장 위험한 체형, 비교적 살 빼기 쉬운 체형이 있다면요.

위험한 체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딱 하나만 얘기할게요. 고탄수화물로 찐 단단한 살이요. 양은 적은데 칼로리는 엄청난 음식들 있죠. 두쫀쿠 같은 것들이 너무 위험해요. 배가 안 부르니 계속 입에 넣게 되는데, 그게 먹는 족족 몸에 쌓이거든요. 예전에는 저희 회원 중 당뇨가 30%였다고 하면 지금은 75% 되는 것 같아요. 동맥경화, 고지혈증은 당연하고 이런 게 나중에는 정신적인 문제까지 불러와요. 설탕 도파민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게 안 들어오면 자꾸만 짜증이 나거든요. 그러다 우울증으로 가는 거예요. 순간적으로 도파민을 팡 터트리는 달콤한 음식들은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반대로 많이들 아시겠지만 말랑말랑한 살은 아주 잘 빠져요. 단단한 살이 10번 운동으로 3㎏을 뺀다고 하면 말랑한 살은 똑같은 조건에서 6~7㎏이 빠져요. 살이 말랑하다는 건 바로 빠질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만졌을 때 살성이 말랑하면 원래는 50번 레슨할 것을 10번만 하라고 권하기도 해요. 평소 살성만 말랑하게 해놔도 다이어트 절반은 성공이죠.

살성을 말랑하게 관리하는 방법은 뭔가요.

무조건 순환이에요. 좀 지저분한 비유지만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고 레버를 누르는 데 정화조에 물이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눌러도 눌러도 물이 없으니 안 내려가겠죠. 몸도 똑같아요. 다이어트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물이에요. 물이 있어야 몸속 노폐물이 배출되고 순환이 빨리 돼요. 과장을 살짝 보태면, 물을 충분히 마실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다이어트 효과가 10배 차이 나요. 큰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약간의 귀찮음만 감수하면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되는데 안 마실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다이어트 시작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음수량부터 2배로 늘리라고 해요. 신장 기능에 문제만 없다면요.

‘매일 할 수 있는 쉬운 운동’을 지향하더라고요. 시간, 횟수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주고요. 그렇게만 해도 진짜 효과가 있나요.

제가 ‘A급 장영란’에서 “1세트 끝. 집에 가, 집에 가” 이렇게 해버리니까 이후에 “그걸로 되겠어?”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사실 운동은 횟수나 강도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체력이 어느 레벨에 있느냐가 더 중요해요. 내가 만약 고3이고 서울대를 가고 싶으면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고 유명하다는 학원에 다녀야겠죠. 하지만 내가 초등학생이라면 ‘1 더하기 1’ ‘가나다라’부터 배우는 게 맞잖아요. 그런 사람한테 곱하기, 나누기를 시키면 당연히 하기 싫고 흥미도 안 생겨요. “3세트 무조건 하셔야 합니다” “운동 끝나면 닭가슴살 드셔야 합니다” “운동은 일주일에 3번 꼭 하셔야 합니다” 이러면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도 다 도망가요. 그게 재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고, 피트니스센터가 점점 사라지는 이유예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을 알아주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제 경험상 운동 목적도 보디 프로필 이런 것보다는 데일리 체력을 끌어올리는 보디 컨디셔닝에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그러면 어차피 평생 해야 할 운동이니 가랑비에 옷 젖듯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목표 너무 높으니 폭식하는 거죠”

과거 몸무게가 79㎏이었다고요. 그래서인지 언제 다이어트 결심이 무너지는지 잘 아는 느낌이에요.

다이어트는 욕심을 비울 때 성공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79㎏이라면 ‘5㎏만 빼보자’로 시작해야 해요. 1차 목표에 도달하면 나를 좀 칭찬하고 다시 사부작사부작 가야 하죠. 그런데 다들 “원장님, 저 49㎏이요”라고 해요. 목표가 너무 높은 거죠. 이러면 사람이 극단적으로 변해요. “박재범이 물 다이어트를 하고 무대에 올랐더니 복근이 나왔대” 이러면서 9일 동안 따라서 물만 마셔요. 그러곤 쓰러지는 거죠. 그렇게 해서 9㎏이 빠졌다고 해보자고요. 체지방이 아니라 수분이 빠진 것일뿐더러 요요로 다시 20㎏이 쪄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괴롭다고 하잖아요. 먹는 게 참기 힘들다고 하고.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식욕이 힘든 게 아니에요. 이유는 상상도 못 한 곳에 있어요. 본인 눈높이가 이만큼 높은데 빨리 결과나 안 나오니까 힘든 거예요. 자기가 자기 때문에 힘든 거죠. 욕심처럼 안 되니까 화가 나서 ‘에라 모르겠다’ 폭식하는 거고요. 철저히 자기를 객관화하고 욕심을 비우는 것. 그게 진짜 비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이어트의 9할은 식단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식단 팁을 준다면요.

일단 이걸 얘기하고 싶어요. 살은 잠잘 때 빠진다는 거요. 신생아들이 새근새근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부모가 “아이고 더 컸네” 하잖아요. 어른들도 똑같아요. 밤새 세포들이 운동하고 청소를 하죠. 그런데 자기 전에 많이 먹어버리면 그걸 처리하느라 살 빠질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원래 저녁으로 밥 한 공기를 다 먹었다면 거기서 딱 한 숟가락만 덜어내 보는 거예요. 여기서 갑자기 “저녁 먹지 마세요”라고 하잖아요? 화가 나서 더 많이 먹어요(웃음). 한 이틀은 할 수 있겠죠. 그러다 3일째에 치킨을 시켜요. 더한 걸 먹어버리는 거죠. 식욕이 너무 억눌리지 않도록 한 숟가락씩만 빼보기를 권해요.

시급 5000원에서 월 매출 5억 원까지, 성공한 사업가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비결이 있다면요.

지금은 고3인 아들을 낳고 기저귀 값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니까 스피닝, 요가, 태보까지 운동 자격증이란 자격증은 정말 다 땄어요. 그런데 돈 잘 버는 거랑 자격증이 많은 건 별 상관이 없더라고요. 가르치는 사람이 실력을 갖추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걸 갖고 ‘어떻게 해야 돈이 나오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거더라고요. 저한테 돈 나오는 곳은 회원이잖아요. 그러면 회원이 뭘 원하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해야 운동을 재밌게 하는지를 알아야 했던 거죠. 그때부터 제 모든 에너지가 회원에게 쏠리기 시작했어요. 오전 10시 출근, 밤 12시 퇴근하면서 매일 회원들을 분석하고 공부한 거죠. ‘왜 똑같이 먹고 운동하는데 이 사람은 살이 빠지고 저 사람은 안 빠지지?’ 그렇게 저만의 데이터가 쌓이고 매뉴얼이 생기니까 “이모란한테 가면 다 살 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고, 돈이 더 벌리더라고요. 결국 성공하려면 받은 만큼이 아니라 그 이상을 해야 해요. 거저 얻어지는 건 없어요.

올해 목표가 뭔가요. 개인 유튜브 채널 개설 계획은 없나요.

사실 이 정도로 제 다이어트 코칭을 좋아해주실 줄 몰랐어요. 올해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쉽고, 더 편안한 다이어트 방법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온라인 강의도 만든 거고요. 아직 유튜브까지 할 경황은 없는 것 같아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우선은 저를 찾아와주시는 분을 책임지고 성심성의껏 잘 끌고 가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바쁜 게 좀 잦아들면 그때 아주 소소하고 작은 팁까지 다 전해드리기 위해 유튜브에 도전해볼게요(웃음).  

#이모란 #다이어트 #필라테스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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