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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중간고사 망했다면, 5월은 ‘역전’의 골든타임”

‘24년 차 EBS 수학 강사’ 심주석 선생님

전혜빈 기자

2025. 05. 14

고등학교 1학년 첫 중간고사를 본 후 학생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EBS 대표 강사로 유명한 심주석 선생님을 만나
중간고사를 만회할 기말고사 대비법을 물었다.



고등학교의 첫 학기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다. 현 고등학교 1학년들은 2022년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 세대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되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금, 교실은 낯선 변화로 가득하다. 게다가 첫 중간고사를 치른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중학교 때와 다른 난이도와 학습량 앞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한다. 

학생들의 고민을 덜기 위해 EBS 강사 경력 24년 차, 고등학교 교사 경력 29년 차의 심주석 선생님을 만났다. EBS를 대표하는 스타 수학 강사로 학원가에서도 여러 번 이직 제의를 받았지만 ‘책임감 있는 학교 선생님’으로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커 학교에 남았다고. “교사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경험했다”고 말할 만큼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그는 현재 자율형사립고인 인천하늘고등학교에서 1학년 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첫 중간고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며 “학생들은 이번 시험을 학습 과정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말고사 성적은 앞으로 수업 시간의 집중력이 결정할 것”이라며 학교 수업 시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른 후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해 아쉬워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심주석 선생님과 기말고사 대비법을 짚어봤다.

5%짜리 첫 중간고사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는 대입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나요.



1학년 1학기, 1학년 2학기, 2학년 1학기, 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까지 총 5학기 시험이 수시에 반영됩니다. 각 학기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으니 고1 중간고사는 열 번의 시험 중 한 번의 시험인 셈입니다. 또 보통 1학년, 2학년, 3학년의 수시 반영 비율이 3:3:4 또는 2:4:4 정도예요. 그러니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는 5~10% 정도 비율을 차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수시를 포기하기보다 앞으로 남은 90% 비중의 시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간고사에서 목표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은 제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나요.

그런 아이들이 정말 많죠. 제가 수업하는 학교가 자율형사립고인데요. 첫 중간고사가 끝나고 전출생이 많아집니다. 많은 학생이 “학교에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저는 여기까지인가 봐요”라고 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지어버려요. 더 발전하려는 욕심을 가져야 하는데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는 것이죠.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성적이 차이 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봐야 해요. 문제집 양만 늘리는 공부를 하지는 않았는지 공부법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간고사를 망친 뒤 기말고사 때 성적을 높였던 케이스가 있을까요.

중간고사 때 중간 정도였던 친구가 기말고사 때 상위 10% 정도로 성적을 올렸던 사례가 있습니다. 그 친구에게 목표를 잡으라고 충고를 해줬어요. 목표가 없는 사람은 노력하지 않습니다. 목표치 성적과 공부량을 설정해보세요. 예를 들어 기말고사 전에 세 권의 문제집을 풀겠다는 계획이 있으면 15일 동안 한 권은 끝내야겠죠. 그런 계획이 없으면 유혹에 쉽게 흔들립니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고 싶고 핸드폰도 하고 싶죠. 하지만  계획을 세우면 공부가 우선이 됩니다. 큰 공부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게 분절된 계획을 짜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간고사 범위의 복습과 기말고사 범위 학습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우선 기말고사에 중간고사 범위가 포함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중간고사 범위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복습보다는 앞으로 나갈 진도에 더 초점을 둬야겠죠. 그리고 만약 중간고사 범위가 포함된다면 부족한 개념은 인터넷강의(인강)로 복습하고, 중간고사 이후의 범위는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서 공부를 하면 됩니다.

중간고사 이후 기말고사까지 남은 기간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5월에 학생들이 정말 바쁩니다. 체육대회나 수련회 같은 학교 행사도 많고요. 교생 선생님도 오고 수행평가도 진행됩니다. 3, 4월에 공부할 시간이 30일 정도라면 5월은 10일 정도 있는 느낌일 거예요. 학생들에게 방과 후에 공부하는 시간은 다 똑같이 주어지거든요. 그 시간을 잘 활용하려면 수업 시간에 공부를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학생은 수업 시간에 놓친 개념을 메꾸기 바쁘고, 어떤 학생은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간단히 복습하고 응용문제까지 나아갑니다. 그 간극은 수업 시간의 집중력이 결정합니다.

고등학생들이 요즘 수업 시간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잖아요.

부모님들이 잘 이끌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과 함께 체크리스트 만드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1교시부터 7교시까지 집중력은 어땠는지, 놓친 부분이 있는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공부를 충실히 했는지 점검하는 것이죠. 그렇게 꼼꼼히 체크하면 어느 구간에서 구멍이 생겼는지 파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시험 잘 보는 법은 다르다

수학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할까요.

제가 학생들한테 항상 강조하는 이야기는 수학을 잘하는 것과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시험에서는 제한된 시간이 주어집니다. 특히 내신 시험에서는 50분 동안 20~25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한 문제를 평균 2분 내외로 풀어야 하고, 변별력을 위해 어려운 문제도 출제하기 때문에 시험 시간 안배를 적절하게 해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연습을 한 친구들이 같은 실력을 가졌더라도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죠.

그렇지만 한 문제를 2분 안에 푼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닌데요.

학생들도 빨리 풀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하지만 막상 시험에서는 쉽지 않아요. 본인의 계산이 틀릴까 봐 검토하고 다시 풀어보면서 시간이 지나가곤 하죠. 그래서 1학년 때 습관을 잘 들여야 합니다. 다양한 문제 풀이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내는 계산 연습을 해야 합니다. 3학년 때는 계산 연습을 하기에는 늦어요. 1학년 때부터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힘을 기르고 수능 때까지 이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전 팁이 있을까요.

학생들은 대부분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쉽게 넘어가질 못해요.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 인지하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무조건 과감하게 체크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다른 친구들도 이 문제 체크하고 넘어갈 거야’라는 생각으로 빨리 넘어가세요. 시험지는 끝까지 문제를 풀어봐야 합니다. 그 후에는 체크된 문제 중 잘 풀릴 만한 문제를 찾아내서 풀어야 하고요. 그 감각을 익히려면 평상시에 실전 연습을 해야 합니다.

실전 연습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내신 기출문제에 신경을 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교 선생님이 시험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선생님의 문제 내는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요즘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기출문제가 공개되거든요. 우선 그 문제들을 50분 내에 푸는 연습을 하세요. 틀린 문제가 있다면 왜 틀렸는지, 어떤 단원의 문제인지 확인해서 해당 개념들을 살펴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서술형, 논술형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요.

서술형, 논술형 문제에는 딱 중요 키워드만 적으면 됩니다. 그런데 풀이식을 너무 상세하게 적다가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한 문제에 5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하는 일도 있죠. 아이에게 시험 전에 학교 수학 선생님을 찾아가서 어느 정도의 식까지 정답으로 인정하는지 직접 물어보게 하세요. 내신 시험에서는 학교 선생님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시험 일주일 전, 하루 단위의 공부 계획을 추천한다면요.

복습과 실전 연습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면 중간고사까지 중단원이 3개에서 4개 정도 되거든요. 하루에 중단원 1개씩 복습한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잡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해당 문제가 어떤 개념과 수식을 이용해서 풀어야 하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날들은 실전 연습을 1~2회 정도씩 해보는 거죠.

올해 1월 경기도교육청에서 ‘2025 고교학점제 지원 방아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올해 1월 경기도교육청에서 ‘2025 고교학점제 지원 방아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학부모는 아이의 방향타 되어야

고등학교의 수학 공부, 중학교 때와는 어떤 부분이 가장 다른가요.

중학교 학생들은 문제집 두세 권 정도를 제대로 풀면, 대부분의 내신 문제들이 그 안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수학은 네다섯 권으로 문제집의 양을 늘려도 시험에서 모르는 문제가 나오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수학 범위에서 변형된 문제의 종류가 더욱 많다는 거죠. 그래서 한 문제를 풀어도 10개의 응용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문제 풀이를 할 수 있나요.

우선 숙제를 끝내는 데 급급해서 문제를 억지로 풀어선 안 됩니다. 그러면 자신이 어떤 문제를 풀었는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하거든요. 수학 문제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떤 것’을 묻는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수학도 독해거든요. 문제를 읽고 본인만의 논리적인 식을 세워서 답을 내야 하죠. 어떤 개념을 묻는 것인지, 어떤 풀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개념을 다 아는데 문제 풀이에서 막힌다는 친구들이 있어요.

학생들이 흔히들 하는 착각이, 본인은 개념을 다 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 풀이할 때는 막히죠. 그런 경우에 대부분 개념이 제대로 잡혀 있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아는 개념과 선생님들이 설명하는 개념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안 되거든요. 학생들이 눈으로 봤을 때 익숙하니까 개념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학생 본인이 부모님께 개념을 다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개념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아집니다.

‘아이들이 정말 수학을 못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어요. 고민의 결과 아이들이 수학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해보지 않은 것이라는 답이 이르렀어요. 수학이 아주 어려운 학문은 아니거든요. 관심을 갖고 파고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겁을 먹고 ‘이번 시험도 망칠 거야’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그것이 실제 결과로 나타나요. 자기의 한계를 단정 짓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그에 맞는 수학 성적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차근히 공부해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목표를 잃어버린 무기력한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나요.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은 보통 의욕을 잃어버려요. 다른 부분에 재능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 욕심도 내지 않으려고 하죠. 본인이 욕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욕심을 가지고 자신의 노력을 투자하라고 강조하고 싶어요. 수학을 못한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거든요. 인생에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학생 스스로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내신 공부와 수능 공부를 어떻게 균형 있게 하면 좋을까요.

1, 2학년 때까지는 ‘수능’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능 범위는 내신 범위를 체에 흔들어서 걸러져 나온 일부거든요. 그러니까 내신에 충실하면 수능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특히 2학년이 되면 대수, 확률과 통계, 미적분1 등 수능 범위에 해당하는 진도를 나가는데요. 학교 수업을 잘 듣고 개념 정리를 충실히 하는 것이 수능 공부입니다. 학생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고2 겨울방학부터 수능 공부를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친구들은 2학년 수업 시간부터 개념을 쌓아나간 후 겨울방학에는 응용문제를 소화하고 있는 친구들과 차이가 벌어지죠. 실력을 수업 시간에서부터 쌓아나간 아이들이 상위 10% 미만의 상위권 학생들이 됩니다. 

1학년 수학 교과는 수능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내신 공부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흔히들 ‘정시파’라고 하는 친구들을 학교 현장에서 많이 지켜보는데요. 내신 공부를 소홀히 하면 수능에서도 원하지 않은 결과를 얻는 친구들이 훨씬 많아요. 수능 범위에만 특화한 공부를 한다고 해서 수능에서 원하는 점수를 얻지는 못합니다. 이제 수능에서도 킬러 문제가 삭제되고 교과서 문제를 변별력 있게 내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내신 시험을 통해 문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근본적인 수학 실력이 있어야 결국 시험도 잘 보게 되기 때문이죠.

부모님들은 수포자 학생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학부모님들이 ‘네 공부는 네가 하는 거지 내가 하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됩니다. 자식이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도록 ‘방향타’의 역할을 부모님이 해주셔야 합니다. 저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따닐 때 종종 아이와 함께 카페에 가곤 했어요. 공부하는 아이 옆에서 제 일을 하며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냈죠. 집에서 같이 독서하고, 컴퓨터나 핸드폰은 제한된 시간에 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아이 옆에서 모범을 보여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학생이 부모님의 관심과 안내를 통해 지금보다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EBS수학 #심주석 #고등수학 #기말고사대비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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