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언니’로 불리는 남보라(36)가 평생을 함께할 배필을 만나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남보라는 2005년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신동엽과 노홍철이 진행하던 코너 ‘천사들의 합창'에 출연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11남매 다둥이 가족의 맏딸로 동생을 챙기는 든든한 모습과 큰 눈망울의 인형 같은 얼굴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송 출연 후 그에게 연예계의 러브 콜이 쏟아졌고, 2006년 KBS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로 데뷔해 꾸준히 방송 활동을 이어나갔다. 특히 2011년 영화 ‘써니’에서 괴력의 문학소녀 서금옥과,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사랑에 눈먼 민화공주 역할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남보라에게 뗄 수 없는 타이틀은 ‘13남매 중 장녀이자 둘째 딸’이다. 2005년 방송 출연 이후 2008년 열두째 남동생이 태어난 뒤 그의 가족은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2009년 열셋째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영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남보라의 형제자매들은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고, 동생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보여주던 맏딸 남보라는 국민 언니가 됐다. 대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삶의 무게와 따뜻함은 그의 말투와 눈빛 등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최근 남보라는 또 다른 의미 있는 삶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결혼’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교회에서 만나 2년간 교제한 동갑내기 연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남편은 알면 알수록 진국인 남자”라며 “가족들도 남편을 보고 모두 안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족’이라는 단어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그에게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설렘을 들어봤다.

배우 남보라가 유튜브 채널 ‘남보라의 인생극장’에서 프러포즈 영상을 공개했다.
만날수록 진국인 남자
남편과는 교회 봉사활동에서 처음 만나셨다고요.남편이 해외에서 오랫동안 유학 생활을 해서 제가 배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어요. 남편과 봉사활동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이 통했던 것 같아요. 남편과 같은 동네에 살아서 일정이 끝나고 함께 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어때?”라고 고백을 먼저 하더라고요. 그때는 친구로서의 감정이 더 커서 거절했는데 이후 자꾸 저도 남편이 남자로 느껴지면서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 후 제가 “만나볼래?”라고 고백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만나면 만날수록 사람이 참 진국이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착한 사람이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저한테 한 번도 화낸 적이 없어요. 제가 얼마 전에 남편 차를 운전하면서 휠과 차 밑바닥을 다 긁었거든요. 그 순간에도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 하나 없이 “차를 빼서 다행”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이런 사람이라면 평생 함께해도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하게 됐죠.
일본 여행에서 프러포즈를 받는 유튜브 영상도 화제가 됐어요.
당시 일본에 크게 지진이 나서 제가 여행을 취소하자고 했는데 남편은 계속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본에 뭐 숨겨놓은 게 있나?’ 생각하긴 했죠(웃음). 일본에 가서 남편과 밥을 먹는데 잠깐 밖에 나갔다가 오더니 식탁 밑에서 뭔가를 쓱 꺼내더라고요. 바로 반지였어요. 그 순간이 슬로모션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해 깜짝 놀라기도 했고, 저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한 마음이 고마워서 눈물이 났어요.
결혼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엄마께 먼저 말씀드렸어요. “나 결혼할 거야” 하니까 “갑자기 왜?”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가족들한테 연애한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좀 놀라셨던 것 같아요. 일곱 번째, 아홉 번째, 열 번째 여동생들은 “형부 힘들겠다”고 말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집에서 진두지휘하는 위치에 있어서인지 형부를 잡을까 봐(?) 걱정이 됐나 봐요. 함께 살고 있는 셋째 여동생은 저랑 떨어져 사는 것에 대해 서운하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반응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남편을 보고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 안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결혼 후 부모님처럼 다둥이 계획이 있을지 궁금해요.
남편이 가족 모임에 몇 번 참여했거든요. 그런데 가족들과 어울리면서 재미있었나 봐요. 자녀 계획을 얘기할 때도 저희 집 식구들을 보니 다둥이가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욕심 같아서는 4명 정도는 낳고 싶어요. 가족들과 지내면서 심심할 겨를이 없었던 점이 너무 좋았거든요. 외로울 틈 없이 어울리다 보니 저희 식구들이 대체로 밝은 편이에요.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다 같이 위로를 해주니 회복이 빠르더라고요. 제 몸이 허락하는 한 다둥이 목표를 이루고 싶습니다(웃음).
어떤 엄마, 아내가 되고 싶나요.
동생들한테는 좀 무서운 언니였거든요. 동생들이 누워 있다가도 제가 집에 오면 다 일어날 정도였지요. 저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좀 더 부드럽게 아이를 서포트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 ‘엄마의 봄날’이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노부부들을 많이 만나고 있는데, 아이들이 커서 독립하면 결국 남는 건 부부 둘이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잘 늙어갈 수 있는 친구 같은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결혼 전부터 남편분과 함께 살고 있다고요.
원래 살던 집의 전세 계약이 끝나서 지난해 12월부터 남편과 살림을 합쳐 같이 살고 있어요. 결혼 준비를 하는 과정에 집을 합쳐서인지 아직까지 신혼의 로망을 꿈꿀 새가 없었어요. 그냥 본식을 향해서 달려가고만 있어요(웃음). 신혼 로망은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 조금씩 채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국민 언니’ 남보라와 결혼하는 남편분을 부러워하는 팬들이 많아요. 남편 자랑 3가지만 해준다면요.
같이 살면서 지켜보니 일단 무척 성실하고 부지런해요. 단 한 번도 늦잠 자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서 빨래를 하고 머털이(반려견) 밥을 주고 제 커피를 내려놔요. 덕분에 제 할 일이 많이 줄었답니다. 또 감정 기복이 크지 않고 항상 평온해서 저한테 안정감을 줘요. 세 번째 장점을 꼽자면, 말을 예쁘게 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표현을 부드럽게 할까’ 하며 놀란 적이 많아요. 마음씨가 고운 남편과 잘 살고 있답니다.
12명의 형제자매와 같이 살 때와 지금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단둘이 사니까 개인적인 시간이 많이 생겼어요. 여러 형제자매와 살 때는 아무래도 대가족이다 보니 함께할 집안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단둘이 사니까 여유가 조금 더 생겼달까요. 덕분에 머털이와 남편과 같이 밤 산책도 가고, 일에 조금 더 집중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결혼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준비는 해도 해도 끝나지를 않아요(웃음). 일단 세세하게 선택할 것이 정말 많더라고요. 웨딩 사진을 찍기 전에는 의상, 소품, 콘셉트를 결정해야 하고요. 웨딩 사진을 찍은 후에는 맘에 드는 것을 골라야 해요. 또 청첩장 디자인, 예식에 쓰일 꽃, 결혼식 당일 식사 메뉴까지 선택할 일투성이예요. 솔직한 마음은 ‘제가 결혼식이 처음인데 어떻게 알아요. 알아서 해주시면 안 될까요?’예요. 그래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5월의 신부가 된 배우 남보라가 결혼 사진을 공개했다. 행복한 시작을 앞두고 설렘이 묻어난다.
내 삶의 원동력, 변치 않는 13남매
형제자매분들이 결혼식 과정에서 도움이 된 부분이 있을까요.청첩장을 접을 때 큰 도움이 됐죠. 제 청첩장은 접는 방법이 좀 복잡했거든요. 그날 동생 4명이 와서 도와줬는데, 4시간 만에 작업이 끝나더라고요. 그런 부분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만큼, 결혼식 규모도 클 것 같아요.
저희가 좀 고려했던 부분이 있다면 가족 대기실이에요. 보통 예식장은 4~6명 정도 앉으면 가족 대기실이 꽉 차더라고요. 저희는 13남매가 모두 앉을 수 있도록 대기실이 가장 큰 예식장을 골랐어요. 아무래도 형제자매가 많다 보니 하객도 많을 것 같아 큰 홀을 선택했고요.
결혼을 앞두고 형제자매들이 해준 인상 깊은 말이 있었나요.
여동생들이 “이제 언니가 결혼하니까 자주 못 모일 것 같아서 아쉽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아이들이 너무 복닥복닥하게 살았으니까 독립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함께했던 시간들이 너무 좋았나 봐요. 그런 시간이 사라질 것 같아서 아쉽다는 말에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13남매와 지내면서 터득한 가족들과 잘 지내는 법은 무엇인가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이 3가지 말을 자주 하는 거요. 특히 ‘고맙다’는 표현이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가족들한테 서운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요. 저에게 잘 못 해줘서 서운하다기보다는 ‘그래도 내가 이렇게 해줬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서운함이 생기더라고요. 서로의 마음에 서운함이 쌓이지 않도록 고마움을 표현하는 게 잘 지내는 법인 것 같아요. 남편이 집안일을 해줄 때마다 저도 고맙다는 말을 항상 한답니다.
남보라에게 가족이란 뭘까요.
가족은 누가 해줄 수 없는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친구가 함께 있을 때 재미있고 즐거운 에너지를 준다면, 가족이 전하는 힘은 좀 다른 듯해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죠. 13남매는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제가 지금껏 힘든 일이 많았음에도 무탈하게 잘 살 수 있었던 이유도 옆에 가족들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결혼 생활을 강력 추천한다고 하셨는데, 결혼 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요.
결혼은 제 평생의 팀이 생긴 거니까요. 팀원과 마음이 잘 맞으면 서로 성장하게 되고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남편은 완전 내향적인데 저는 완전 외향적이거든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호흡이 잘 맞는 느낌이에요. 함께 맞춰가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어느덧 20년 차 배우가 되셨잖아요. 되돌아보면 어떤 시간이었나요.
저는 꽤 오랫동안 연예인이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여겼죠. 그런데 벌써 20년이 지나버렸네요. 이젠 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방송인, 배우로서 제 역할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랫동안 고민하니까 해답이 어렴풋이 그려지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제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방송인으로서는, 시청자가 알고 싶어 하는 내용과 현장에서 보고 느낀 바를 말해주는 스피커가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는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첫 번째 저의 정체성이에요. 그리고 작품 안에서 사람들한테 재미를 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했던 작품이 1년 전 방영된 KBS ’효심이네 각자도생’이었는데, 그 드라마에서 ‘정미림’이라는 코믹한 캐릭터를 맡았거든요. 웃기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습니다.
배우, 유튜버, 사회적 기업 CEO 그리고 아내까지 많은 역할을 맡고 계신데, 어떻게 삶의 균형을 잡고 있나요.
일단 저는 잠을 중요하게 생각해 항상 숙면을 취하려고 노력해요. 또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오전에 몰아서 하고, 그다음에 나머지 일을 천천히 합니다. 그럼 계획했던 일을 다 할 수 있더라고요. 또 책임감이 강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요. 일이 많다 보니까 잘 자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필수인 것 같아요.
많은 분이 남보라 씨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계세요.
결혼 소식을 알리면서 정말 많은 분께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고 있어요. 축하해주신 만큼 예쁘게 잘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남보라 #13남매 #예비신부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사진제공 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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