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보단 둘
이번 시즌 기억해야 할 백 트렌드 공식은 바로 레이어링이다. 이질적인 2개의 가방을 겹쳐 드는 백 레이어링 효과는 실로 대단하다. 캐주얼한 쇼퍼 백과 클래식한 미니 백을 한 손에 거머쥔 미우미우의 모델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과감한 믹스 매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룩에 포인트가 된다. 클래식한 토트백에 톡 튀는 라벤더 컬러 미니 백을 레이어드해 위트를 더한 루이비통 역시 마찬가지. 여세를 몰아 빅 백을 겨드랑이에 끼고 미니 백 스트랩을 손목에 휘감은 펜디와 크고 작은 체인 백을 겹쳐 든 발렌티노, 속보이는 시스루 백에 무심히 담은 미니 백을 선보인 빅토리아베컴 등 흥미로운 백 레이어링 팁이 컬렉션 내내 이어졌다.
양손 가볍게
1990년대에 대한 진한 향수 때문일까? 그 시절 스쿨 백의 대명사로 불리던 백팩이 유행으로 돌아왔다. 앙증맞은 프티 사이즈부터 어깨와 견줄 만한 빅 사이즈까지 다양한 형태와 소재의 백팩이 주목받고 있다. 클래식의 정수 샤넬은 우아한 골드 스트랩 가죽 백팩을 내세웠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주목받는 신예 호다코바는 인트레치아토 기법으로 가죽을 엮어 만든 위빙 백팩으로 트렌드를 선도했다. 가벼운 라피아 소재 백팩을 선보인 랄프로렌과 어깨만 한 핑크색 백팩을 들쳐 멘 보테가베네타도 눈에 띄었다. 또 코치는 키치한 스티커로 빼곡히 장식한 백팩으로 레트로 스타일링에 방점을 더했다.
옆구리 시릴 때
큼지막한 백을 옆구리에 베개처럼 낀 애티튜드. 이번 S/S 시즌 런웨이에서 포착한 빅 백 연출법이다. 스텔라맥카트니와 질샌더는 백의 핸들이나 스트랩을 잡는 대신 유연한 가죽 소재의 빅 백을 끼고 걷는 방식의 쿨한 애티튜드를 취했다. 특히 스텔라맥카트니는 백 위에 신문을 끼워 넣는 위트로 한껏 여유로운 애티튜드를 보였다. 알렉산더맥퀸은 무심히 든 오버사이즈 토트백에 장미꽃 참 장식을 달아 로맨틱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청청으로 연출한 아크네스튜디오의 데님 토트백과 애착 베개처럼 거머쥔 에르메스의 메신저 백을 보니 꽃샘추위에도 옆구리 시릴 일은 없겠다 싶다.
작고 반짝이는 게 좋아
지난 시즌 빅 백의 그림자에 가려졌던 설움을 털어내듯 이번 시즌엔 미니 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것도 한층 작고 반짝이는 자태로 말이다. 끌로에는 골드 체인을 길게 늘어뜨린 미니 백과 골드 링, 네크리스를 마치 세트처럼 연출해 품위를 격상시켰다. 파코라반은 아예 드레스와 같은 섬세한 골드 메탈 소재의 체인 백을 더해 눈부신 패션 신을 만들었다. 여기에 사카이는 사각형의 미니 백 형태를 고려한 직선적인 골드 브레이슬릿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좀 더 손쉬운 연출을 원한다면 체인 스트랩을 손목에 팔찌처럼 휘감은 가브리엘라허스트나 돌체앤가바나 컬렉션을 참고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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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호다코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