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대신 페더
패션 역사상 발끝이 이런 큰 호사를 누린 적이 있던가. 주로 옷깃이나 소매 끝자락을 장식하던 페더가 슈즈를 수놓기 시작했다. 뮬과 슬링백 슈즈에 이어 하이힐까지, 런웨이는 그야말로 깃털 바람. 데이비드코마는 묵직한 가죽 라이더 재킷과 스커트 룩에 페더 부츠를 매치해 깃털처럼 가벼운 발걸음을 만들었다. 기다란 페더 장식으로 바닥을 휩쓸고 다닌 에르뎀 역시 마찬가지. 페라가모는 아예 발등 전체를 덮는 풍성한 실루엣의 샌들 힐로 페더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쯤 되면 페더 슈즈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의구심이 피어오를지 모른다. 일단 사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보자.
1. 수작업으로 깃털을 이어 붙여 완성한 스퀘어 토 뮬. 250만 원 생로랑.2. 풍성한 실루엣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핑크빛 페더 부츠. 407만5000원 주세페자노티.3. 하얀 깃털 장식이 우아한 발걸음을 만드는 슬립온. 68만2000원 라더블제이.돌고 돌아 모터 부츠
젊음과 반항의 상징에서 클래식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모터사이클 부츠. 이번 시즌 에르메스가 제안하는 방식은 새롭다. 바로 정갈한 오피스 룩과 매치해 강인한 여성미를 드러낸 것. 앤드뮐미스터는 가벼운 파자마 차림에 동일한 소재와 색상의 가죽 재킷과 부츠를 더해 실루엣을 탄탄하게 잡아줬다. 귀여운 후드 미니원피스에 무톤 재킷과 모터사이클 부츠로 터프한 매력을 가미한 코치의 현실적인 스타일링도 눈여겨볼 부분. 공통점은 모두 어디에서 한번 구르고 달려온 듯 빈티지한 태닝 가죽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1. 태닝된 체스트넛 브라운 컬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132만5000원 마르셀.2. 남성적인 스퀘어 토와 하네스 디테일이 조화를 이루는 가죽부츠. 148만7000원 아크네스튜디오.3. 부츠 옆면의 버클 디테일이 포인트를 더하는 바이커 부츠. 335만 원 미우미우.오버 & 오버
겨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롱부츠. 그중에서도 허벅지를 한참 웃도는 길이의 슈퍼 사이하이 부츠가 런웨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얇고 타이트한 니트부터 두툼한 무톤 소재까지 스타일은 각양각색. 길고 늘씬한 다리 라인을 강조하고 싶다면 듀란랜팅크를 참조하자. 군살이 삐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타이트한 니트 사이하이 부츠가 각선미를 극대화해줄 테니까. 상·하의와 동일한 컬러를 선택하면 더욱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펜디와 끌로에처럼 적당히 주름진 가죽 사이하이 부츠로 쿨한 느낌을 살리는 것도 좋다. 1마리의 양처럼 포근한 무톤 사이하이 부츠로 겨울을 대비한 샤넬도 있으니 취향껏 골라볼 시점이다.
1. 신축성 있는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된 스니커즈 스타일의 스타킹 롱부츠. 273만6000원 릭오웬스.2. 골드 톤 하드웨어와 스퀘어 토가 특징인 메탈릭 가죽 오버니 부츠. 520만1000원 톰포드.3. 블랙 빈티지 워싱이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이하이 부츠. 207만 원 파리텍사스.한 뼘 위로 껑충
이름을 줄지어 나열하기만 해도 탄성이 튀어나오는 패션 하우스에서 몇 시즌째 밀고 있는 플랫폼 로퍼. 지난 시즌보다 한 뼘은 더 높아져 돌아온 것이 특징이다. 구찌는 거의 모든 룩에 10cm 이상은 되어 보이는 페니 로퍼를 매치해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를 만들었다. 빅토리아베컴은 단정한 오피스 룩에 태슬 장식 플랫폼 로퍼를 신어 교과서적인 스타일 모범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버버리는 태슬 장식 플랫폼 힐로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클래식 로퍼가 지루하다면 두툼한 플랫폼 로퍼로 스타일에 격식과 개성을 부여해볼 것.
1. 트라이앵글 로고가 매력적인 페이턴트 가죽 로퍼. 169만 원 프라다.2. 9cm의 높은 굽일지라도 안정감 있게 착용할 수 있는 페니 로퍼 스타일의 플랫폼 힐. 181만 원대 가브리엘라허스트.3. 태슬 디테일이 가미된 클래식한 분위기의 플랫폼 로퍼. 76만 원 가니.#슈즈트렌드 #플랫폼로퍼 #모터부츠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사진제공 가니 가브리엘라허스트 라더블제이 릭오웬스 마르셀 미우미우 생로랑 아크네스튜디오 주세페자노티 톰포드 파리텍사스 프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