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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4천원 에코백이 60만원에 리셀?” 美 트레이더 조스 에코백의 정체

오한별 객원기자

2024. 04. 25

미국 잡화점 ‘트레이더 조스’에서 판매하는 4000원짜리 쇼핑백이 현지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60만 원이 넘는 리셀링 가격까지 등장했다. 오픈런에 이어 품귀 현상까지 일으키는 이 가방의 정체는?

미국에서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스탠리 텀블러 열풍’. 스탠리 텀블러는 틱톡 해시태그 누적 조회수 9억을 넘어섰고, SNS와 언론 보도에 힘입어 미국 Z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스탠리와 스타벅스가 컬래버 제품으로 출시한 핑크색 텀블러는 구매 대란을 일으키며, 해당 제품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 앞에서 밤새 줄을 서는 오픈런이 펼쳐지기도 했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되자 온라인상에서는 4배 인상된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틱톡 검색창에 트레이더 조스 토트백 꾸미기 (#TRADER JOES DIY)를 입력하면 직접 꾸민 토트백을 자랑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틱톡 검색창에 트레이더 조스 토트백 꾸미기 (#TRADER JOES DIY)를 입력하면 직접 꾸민 토트백을 자랑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리셀 열풍에 동참한 아이템이 미국에서 또 하나 등장했다. 판매자들은 원래 가격보다 100배 이상 높은 가격에 이베이 등 온라인 마켓에 이 아이템을 올려놨다. 해당 아이템을 파는 매장에서는 제품을 진열해놓자마자 ‘완판’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여기까지 들으면 명품 브랜드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미국의 잡화 매장인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가 내놓은 2.99달러(약 4000원)짜리 토트백이다. 캔버스 천으로 만든 일반 에코백과 다르지 않다. 다만 단순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에 튼튼하고 수납력이 좋아 미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쓴다고. 트레이더 조스의 토트백은 원래도 인기가 있었지만, 새로 선보인 제품은 더 작아진 크기로 눈길을 끌었다.

스탠리 텀블러와 마찬가지로 트레이더 조스의 토트백도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을 통해 인기가 더해졌다.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으로 출시된 트레이더 조스 토트백은 SNS를 강타하며 틱톡에서 50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가방을 사기 위해 오픈런을 하고, 사람들과 경쟁하는 영상도 틱톡을 통해 볼 수 있다. ‘스꾸(스탠리 꾸미기)’에 이어 트레이더 조스 에코백 꾸미기도 틱톡에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검색창에 트레이더 조스 토트백 꾸미기(#TRADER JOES DIY)를 입력하면 직접 꾸민 토트백을 자랑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에코백 위에 직접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거나 트레이더 조스 글자를 떼고 다른 글자를 붙여 리폼하기도 한다. 인형을 주렁주렁 매단 모습도 볼 수 있다. 솜씨 좋은 사람들은 에코백에 꽃이나 과일 등 자수를 놓아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대로 가방을 완성하고 있다.

왜 트레이더 조스 토트백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에코백에 꽃이나 과일 등 자수를 놓아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대로 트꾸(트레이더 조스 가방 꾸미기)를 완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에코백에 꽃이나 과일 등 자수를 놓아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대로 트꾸(트레이더 조스 가방 꾸미기)를 완성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트레이더 조스 에코백 광풍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트레이더 조스는 고급 제품을 파는 곳과는 거리가 먼 매장임에도 자체 마크가 새겨진 캔버스 에코백을 당당히 내놓았다. 품절 대란에 현재 일부 매장에서는 1인당 구매 수 제한까지 걸어뒀다. 이베이에서는 최고 판매 희망 가격 499달러(약 70만 원)에 매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트레이더 조스 측에서도 이런 현상에 놀란 모양이다. “확실히 우리 기대보다 에코백이 빨리 팔리고 있다”며 예상치 못한 반응에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디서든 우리 제품을 재판매하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되팔기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으며 에코백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제니파크’.
Z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한 스탠리 텀블러. 젠지모델 박제니는 스탠리 텀블러에 인형과 파츠를 붙여 자신만의 텀블러를 완성했다.

유튜브 ‘제니파크’. Z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한 스탠리 텀블러. 젠지모델 박제니는 스탠리 텀블러에 인형과 파츠를 붙여 자신만의 텀블러를 완성했다.

사람들이 이토록 트레이더 조스 토트백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흰 캔버스 천에 테두리를 두른 평범하고 작은 에코백일 뿐인데 말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소박한 에코백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한정판이 지닌 희소성과 4가지 색상을 모두 소유하려는 수집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꾸안꾸’처럼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가격대가 높은 과시적인 백을 거부하는 대신 이 가방을 구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가 사치품으로 자신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것과는 반대로 실용적인 제품에 지위를 부여하는 ‘문화적 규범 뒤집기’에서 오는 짜릿함을 느낀다는 해석도 있다.



#트레이더조스 #스탠리 #에코백 #여성동아

사진출처 트레이더조스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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