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패션이 아닌 향수에도 레이어링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는 단일 계열 노트를 가진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주목받게 된 방법으로, 자신만의 유니크한 향기를 갖기 원하는 퍼퓸세터들에 의해 시작됐다. 하지만 사실 복합 노트를 가진 향수 브랜드에서 권장하는 방법은 아니다.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에 장시간 있으면 머리가 아픈 것처럼, 잘못된 방법이나 과도한 레이어링은 오히려 불쾌한 향을 만든다. 감각적인 레이어링 기술에 따라 패셔너블함이 판가름 나는 의상과 같이, 향기 레이어링에도 제대로 된 기술이 필요하다. 향수 수입업체 코익의 박혜원 씨는 “레이어링을 목적으로 나온 단일 계열 노트의 제품이나 같은 향의 오드트왈렛, 오드퍼퓸의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초보자도 실패 없이 할 수 있는 레이어링 방법입니다. 복합 노트 제품으로 레이어링할 때는 제품의 향조를 정확히 숙지한 후 시간 차를 두고 레이어할 것을 권장합니다”라고 조언한다.
향기 레이어링의 기초
어울리는 향조를 찾아라 향기 레이어링에서 중요한 건 각 노트끼리의 어울림이다. 이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향수가 가진 향조를 알아야 한다. 향조는 가벼운 계열에 속하는 플로럴ㆍ시트러스ㆍ프루티, 무거운 계열에 속하는 우디ㆍ오리엔탈ㆍ머스크, 중성적인 느낌을 내는 마린ㆍ알데하이드ㆍ시프레ㆍ스파이시ㆍ푸제아ㆍ구르망ㆍ파우더리, 남성 향수 향조에 쓰이는 타바코ㆍ레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레이어링이라고 반드시 서로 다른 계열의 향수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계열의 향을 레이어링하면 각각의 향이 가진 장점이 선명하고 깊이 있게 살아나는 효과가 있다. 서로 다른 계열의 향수를 레이어링하면 기존의 향수로는 낼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단일 계열 노트를 가진 향수끼리 섞어라 안전하고 일반적인 향수 레이어링 방법. 노트가 적을수록 여러 향이 섞였을 때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류의 노트가 섞인 향수라면 향수의 주요 향조(미들 노트)가 무엇인지, 주요 향조끼리 서로 어울리는지 고민해야 한다. 평소 특정 계열 향을 선호하는 편이라면 좋아하는 계열의 향이 주요 향조인 제품끼리 사용했을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향을 발견할 확률이 높다.
상반된 계열의 향을 섞을 때는 특별한 향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평소 사용하는 향과 다른 계열의 향을 더할 수 있다. 평소 우디나 스파이시 계열의 향을 즐긴다면, 다른 느낌의 시트러스 계열 향을 더해보는 식. 시트러스의 시원하면서 상큼한 느낌이 레이어링되면서 유니크한 나만의 향기가 만들어진다.
시간 차 혹은 무게감에 따라 다른 분위기 연출 어떤 노트의 제품이든 먼저 사용하는 향수의 톱 노트가 날아가고 미들 노트나 베이스 노트의 향이 시작될 때(일반적으로 톱 노트는 2시간 내에 휘산된다) 다른 향수를 레이어드한다. 특히 복합 노트제품을 사용할 때 연속으로 뿌리는 것은 절대 금물! 또한 가벼운 계열의 향수에서 시작해 무거운 느낌 순서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대로 단일 계열 노트 향수를 사용할 경우에는 앞서 뿌린 향부터 베이스 노트 → 미들 노트 → 톱 노트가 되도록 묵직한 계열의 향수부터 뿌린다.
레이어링 향수 뿌리는 부위 ▲각각의 향수를 다른 부위에 뿌려 두 가지 향이 몸의 다른 부위에서 느껴지도록 한다. 몸의 앞쪽과 뒤쪽, 왼쪽 손목과 오른쪽 손목, 그리고 상체와 하체에 다른 향을 뿌리면 몸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향이 나면서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강렬한 향을 액세서리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몸 전체에는 부드러운 향을, 머리카락이나 치맛자락에만 상큼한 향을 뿌리면 길을 걸을 때나 바람이 불 때 주변 사람들에게 독특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실패 없는 향수 레이어링 레시피
1 프레쉬 슈거 리찌 EDP+프레쉬 헤스페리데스 EDP
비슷한 향조의 단일 계열 노트 향수를 레이어드한다. 자몽, 레몬, 라임꽃 등 상큼한 시트러스 향에 리치, 연꽃, 프리지아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을 배합한 슈거 리찌와 투명한 플로럴 향에 자몽, 오렌지, 레몬 등 다양한 시트러스 향으로 깊이를 더한 헤스페리데스를 레이어링하면 달콤하면서도 활력 넘치는 시트러스 계열 향을 낼 수 있다. 각 100ml 15만5천원.
2 프레쉬 캐너비스 샌탈 EDP+버버리 바디 EDT
비슷한 향조를 가진 단일 계열 노트 향수와 복합 노트 향수를 레이어드한다. 경쾌한 시트러스 향이 캐너비스, 파촐리, 로즈의 관능적인 향의 매력을 업시키는 프레쉬 캐너비스 샌탈에 상큼한 화이트 플로럴, 샌들우드 등이 혼합돼 시원한 플로럴 우디 향을 내는 버버리 바디를 더하면 시트러스 향이 베이스 노트로 은은하게 배합되면서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향이 만들어진다. 프레쉬 30ml 5만9천원. 버버리 35ml 7만1천원.
3 플리츠플리츠 EDT+모스키노 핑크부케 EDT
비슷한 향조의 복합 노트 향수끼리 레이어드한다. 여성들이 선호하는 프루티 플로럴 계열 향수는 복합 노트 향수라도 무리 없이 레이어링 가능하다. 작약을 메인으로 하는 플로럴 부케 향조가 미들 노트인 두 제품은 달콤한 베이스 노트까지 비슷하게 어우러져 밝고 강렬한 에너지를 낸다. 플리츠플리츠 30ml 5만9천원. 모스키노 30ml 5만5천원.
4 몽블랑 레전드 뿌르 팜므 EDP+랑방 잔느 쿠튀르 EDP
서로 다른 향조를 가진 복합 노트 향수끼리 레이어드한다. 레전드 뿌르 팜므가 가진 오렌지 블러섬의 달달한 프루티 플로럴 향으로 오전을 시작하고, 오후엔 시더우드와 섬세한 머스크가 섹시한 느낌을 내는 잔느 쿠튀르를 뿌려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스럽고 관능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것. 각 30ml 6만3천원.
5 안나수이 시크릿 위시 EDT+랑방 아방가르드 EDT
여성 향수와 남성 향수를 함께 사용한다. 레몬, 멜론, 블랙커런트, 파인애플 등이 섞인 플로럴 프루티 계열 시크릿 위시로 여성스럽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낸 후 남성 향수 아방가르드를 뿌리면 매력적인 중성적 향이 만들어진다. 안나수이 30ml 5만5천원. 랑방 30ml 5만3천원.
6 매들리 겐조 EDT+매들리 겐조 EDP
비슷한 향조를 가진 동일 브랜드의 오드트왈렛과 오드퍼퓸을 레이어드한다. 시원한 배, 리치 향으로 시작해 재스민, 헬리오트로프로 이어지는 프루티 플로럴 향의 매들리 겐조 오드트왈렛과 헬리오트로프에 상큼한 오렌지 블로섬, 로즈 향기가 더해져 오리엔탈 플로럴 향을 내는 오드퍼퓸을 함께 사용하면 독특한 매력을 지닌 플로럴 향이 만들어진다. 오드트왈렛 30ml 6만3천원, 오드퍼퓸 30ml 7만8천원.
7 에르메스 오 드 메르베이 보디 로션+불가리 몽 자스민 느와 엘릭시르
향수 사용 전 퍼퓸 드 보디워시나 로션, 오일 등을 사용하면 오랫동안 잔향을 느낄 수 있다. 시트러스, 우디, 앰버 순으로 이어지는 로맨틱한 오 드 메르베이 보디 로션을 바르고 상쾌한 베르가모트, 오렌지의 톱 노트에서 부드러운 재스민, 앰버, 머스크로 이어지는 몽 자스민 느와 엘릭시르를 뿌리면 우아한 향기가 자연스럽게 레이어링돼 여성성이 극대화된다. 에르메스 200ml 8만원. 불가리 50ml 13만9천원.
■ 도움말|코익 프레쉬
■ 제품협찬|프레쉬(02-547-8985) 버버리 플리츠플리츠(02-2104-9155) 모스키노(02-3453-7577) 몽블랑 랑방 안나수이(080-800-8809) 겐조(080-344-9500) 에르메스 불가리(080-990-8989)
■ 헤어|이민(W퓨리피 02-549-6282)
■ 메이크업|한마음(W퓨리피)
■ 모델|천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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