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라인이 깊게 파인 화이트 셔츠와 강렬한 레드 컬러 팬츠에 워싱 처리와 디테일이 돋보이는 스탠드 칼라의 블랙 점퍼를 매치해 트랜디한 캐주얼 스타일을 완성했다. 점퍼 21만 8천원 코데즈 콤바인. 티셔츠 8만8천원. 팬츠 19만 8천원. 도미닉스웨이by송혜명
지난 2006년 드라마 ‘봄의 왈츠’에서 애절한 사랑을 연기해 ‘눈물왕자’로 불리던 탤런트 서도영(27)은 요즘 ‘까칠남’ ‘코믹남’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KBS 일일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에서 과묵한 듯하지만 능청스러운 장난기를 지닌 성형외과 의사 왕기백을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 형제 중 맏이로 태어나 부모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자란 왕기백은 집안의 황태자로 추앙받은(?) 탓에 왕자병 기질이 있는 인물. 하지만 모든 게 완벽할 것 같은 그가 조폭을 피해 도망치느라 제대로 망가지는 모습이나 어머니 심말년(김수미)이 “우리 아들이 딸이었으면…” 하고 상상하는 장면에서 여장을 한 모습은 의외의 웃음을 준다.
“몇몇 작품에서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지 제 모습을 본 시청자들이 생소해하더라고요. ‘‘봄의 왈츠’에 나왔던 그 사람 맞아?’ 하시면서…(웃음). 사실 저도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낯가림이 심하지만 친해지고 나면 마음을 쉽게 열어요. 술에 취하면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죠.”
하지만 처음 시트콤 연기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상대배우들의 예측할 수 없는 애드리브에 웃다가 연기 타이밍을 놓쳐 NG를 많이 낸 것. “시트콤 연기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청자 의견과 저조한 시청률로 의기소침해진 적도 있다고 한다.
베이식한 화이트 셔츠와 네크라인이 U자로 깊게 파인 니트 풀오버를 매치하고 그레이 재킷과 그레이 스키니 팬츠로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의 슬림룩을 연출했다. 재킷 25만8천원, 셔츠 9만8천원, 니트 5만8천원 코데즈컴바인. 팬츠 19만8천원 wesc.
“그럴 때마다 부모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 매일 저녁 모니터링을 하는 엄마는 ‘잘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칭찬하시면서 ‘이러이러한 연기에서는 좀 더 다양한 표정이 필요하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빼놓지 않고 해주시죠. 할머니는 매일 친구분들께 전화를 걸어 ‘우리 손자가 TV에 나온다’며 자랑하시고요. 시청률이 낮아 아쉽지만 가족과 같은 마니아층이 있어서 힘이 나요(웃음).”
서도영은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모델로 활동했다. 그가 처음 모델을 꿈꾼 건 신병교육대 훈련조교로 군 복무하던 시절, 모델로 활동하던 신병을 만나 모델 생활에 대해 듣게 되면서부터다.
“예전부터 주위에서 ‘키가 크니까 모델을 한번 해보라’고 많이 권했어요. 하지만 옷을 좋아하지도 않고 끼가 부족해 ‘허황된 꿈’으로 생각했죠. 하지만 그 신병에게 모델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부풀어올라 ‘제대를 하면 모델학원부터 등록하자’고 결심했어요.”
그는 제대 후 2개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부모 몰래 모델학원에 등록했다. 하지만 학원에 4개월 정도 다녔을 무렵 아버지에게 들켜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고.
클래식한 디자인의 베스트와 블랙 데님 팬츠에 광택 소재의 블루 재킷을 매치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냈다. 재킷, 베스트, 데님 팬츠 모두 가격미정 길옴므.
“모델학원에 다닌다고 하자 깜짝 놀라셨어요. 그러면서 하신 첫마디가 ‘처음으로 너에게 실망했다’였죠. 하고 싶으면 솔직하게 ‘하고 싶다. 지원해달라’고 말하지 왜 부모를 속이면서 혼자 결정하냐면서…. 하지만 제가 몇 차례 패션쇼 무대에 오르자 아버지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셨어요.”
이후 서도영은 각종 패션쇼에서 메인 모델로 활동했고 휴대폰전화 디지털카메라 광고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연기자로 진로를 바꾼 건 그 즈음부터라고 한다. 사진을 찍고 정해진 런웨이를 걷는 정적인 일보다 카메라 앞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동적인 일에 더 관심이 간 것. 때마침 KBS 김규태 PD를 우연히 만나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2005년 KBS 드라마시티 ‘오! 사라’를 통해 연기자 신고식을 치렀다. 같은 해 사극 ‘해신’에서 수애의 호위무사 역을 맡은 그는 곧바로 윤석호 PD의 ‘봄의 왈츠’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오디션을 스무 차례나 보고 따낸 배역이라 뛸 듯이 기뻤어요. 조연급으로 출연하다가 주연을 맡으니 기대가 됐고요(웃음).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밀려와 가슴이 갑갑해졌어요. 디테일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애를 먹었고, 시청자들에게 쓴소리도 많이 들었죠.”
힙을 덮는 길이의 화이트 셔츠에 티셔츠를 레이어드한 후 다크블루 컬러의 데님 팬츠를 매치한 세미 캐주얼룩. 벌키 니트 머플러를 늘어뜨려 포인트를 주었다. 셔츠, 화이트 티셔츠, 네이비 티셔츠 모두 가격미정 카루소by장광효. 데님팬츠 가격미정 에너지. 로퍼 29만8천원 길옴므. 머플러 코디네이터 소장품.
‘봄의 왈츠’ 이후 슬럼프 겪었지만 일본 활동, 학교생활 등으로 용기 얻어
설상가상으로 그는 촬영 도중 다니엘 헤니의 주먹에 맞아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았다. 얼굴 근육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촬영을 겨우 마친 그는 자연스럽게 공백기를 갖게 됐다고 한다.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라서 무작정 쉬었어요. 그리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 고민했죠. 그러다가 정식으로 연기·연출 공부를 하자는 생각에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07학번으로 입학했어요. 학교에서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잊고 지내요. 아무리 바빠도 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학과에서 손꼽힐 만큼 우수한 성적을 받았죠. 지금도 시험기간에는 남들처럼 밤새워 공부하고, 여유가 생기면 동기들과 함께 술 마시러 가요.”
그가 학교생활에 전념하는 동안 ‘봄의 왈츠’는 일본 NHK의 전파를 타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 팬들 사이에서 ‘도영오지(도영왕자)’로 불린 그는 콘서트, 팬 미팅 등을 열며 일본 활동을 시작했다.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을 되찾게 된 그는 밝은 이미지로 변신하기 위해 ‘못 말리는 결혼’에 출연했다고 한다.
“‘못 말리는 결혼’은 제게 보약 같은 작품이에요. 일주일에 5~6일, 그것도 새벽 3시까지 촬영하는 데도 지치지 않거든요. 동갑내기인 (이)정이, 동생 (김)동욱이와 촬영 중짬이 날 때마다 축구, 족구를 하는데 진짜 친형제 같아요. 특히 동욱이는 촬영이 늦게 끝나는 날에도 술자리를 만들어 꼭 저를 불러요. 그렇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웃는 날이 많아지면서 삶의 활력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저지 소재의 티셔츠와 브이넥의 아웃 포켓 디테일의 카디건을 레이어드 한 후, 베이식한 디자인의 재킷과 옆 라인의 테이핑 디테일이 독특한 팬츠를 매치해 섹시함이 느껴지는 댄디룩을 연출했다. 재킷, 팬츠, 티셔츠, 니트 모두 가격미정 카루소by장광효. 로퍼 20만원대 소다.
그는 촬영이 없는 날에는 2시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체력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보다는 상체나 복근강화운동을 많이 한다고. 평소 스포츠를 좋아하는 그는 스노보드·볼링 등도 수준급이라고 한다.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여성용 화장품을 쓰는 것이 그만의 노하우. 남성용 화장품에 비해 여성용 화장품이 브랜드와 종류가 많고 상대적으로 순해 피부 트러블을 적게 일으킨다고 귀띔했다.
그는 촬영 틈틈이 봉사활동도 할 계획이다. 얼마 전 부모와 함께 다일공동체의 ‘밥퍼’ 무료급식 자원봉사활동을 한 그는 “사람냄새 나는 연기를 해 소외된 분들께 희망을 드리는 한편, 시간이 나는 대로 봉사활동을 할 생각”이라며 싱긋 웃었다.
그의 꿈은 진정한 연기파 배우가 되는 것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그에게 연애관을 묻자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이 풍기는 매력에 빠지는 편이다. 예전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친구를 사귀고 헤어질 때까지 옆에서 보고 기다렸을 만큼 순정파”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아직은 연애보다 일에 더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며칠 전 영화 ‘행복’을 보면서 황정민의 연기에 감동했다는 그의 목표는 휴먼·액션·멜로·로맨틱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연기색깔을 만들어나가는 것. “연기자는 대본과 글씨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이라고 말한 그는 시트콤이 끝나는 대로 정극 연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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