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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우먼동아일보

2015. 02. 03

최선을 다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메이크업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33년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김희애, 전인화, 김남주, 송혜교 등 유명 스타와 영부인 등 상류층 여성들의 메이크업을 책임져온 김청경이 ‘행운 메이크업’을 제안한다.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대한민국 1호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54) 원장이 최근 뷰티에세이 ‘메이킹 포춘(Making Fortune)’(페이퍼북)을 출간했다. 4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온 책에는 33년 동안 그가 25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메이크업을 하며 터득한, 행운을 부르는 메이크업 비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김 원장은 “메이크업으로 부자가 되는 얼굴, 성공하는 얼굴, 행복해지는 얼굴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4년 전 인터뷰를 하다가 그동안 제가 메이크업을 한 사람 수를 헤아려보니 20만 명이 넘었어요. 그 말을 듣고 기자가 그렇게 많은 사람의 얼굴에 화장을 했으면 반 관상쟁이가 됐겠다고 하더라고요. 지난날을 돌아보니 틀린 얘기가 아니었어요.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신인을 데려와 스타가 될 재목인지 봐달라고 물어보곤 했는데, 제가 느낌이 좋다고 한 사람은 예외없이 스타가 됐거든요. 관상을 볼 줄 알았던 건 아니에요.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나 풍기는 분위기를 보면 감이 왔어요.”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보는 이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얼굴이 성공한다
그의 예감이 적중한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송혜교 김남주 김소연 최진실 전인화 김희애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18세 여고생 시절 제과 광고모델로 데뷔한 김희애의 얼굴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었다.  

“서울역을 지나다 우연히 그 옆 전광판에서 희애 얼굴을 처음 봤어요. 그때는 전혀 유명하지 않았는데 지금보다 통통하고 복스러운 얼굴로 함박웃음을 머금고 있는 그 아이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어요. 보는 이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얼굴이었어요. 희애는 이듬해 ‘여심’이라는 드라마에서 18세부터 80대까지 소화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단숨에 톱스타가 됐죠. 한동안 그런 얼굴을 가진 스타들의 해피 페이스 계보를 만들었어요. 김희애-김지호-송혜교-채림-장나라가 그 주인공들이에요. 모두 데뷔시절 제게 메이크업을 받았죠.”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도 그의 손을 빌어 스타로 발돋움한 경우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1988년 당시 톱스타였던 박영선이 메인 모델로 출연한 아모레 CF 촬영장에서 이뤄졌다. “박영선의 뒤에서 수영장으로 입수하는 다이빙 모델로 출연한 최진실은 빼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얼굴이 작고 귀여운 상이었다”고 김 원장은 기억했다. 단역임에도 열의를 보이는 최진실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CF감독은 이후 김희애가 메인 모델이던 쥬단학 화장품 CF의 서브 모델로 최진실을 자주 기용했고 그때마다 김 원장이 메이크업을 맡았다. 그러던 중 CF감독이 논스톱으로 찍은 15초짜리 ‘원 신 원 컷’ 광고가 이른바 대박을 쳤다. 국내 광고계에서 처음 시도한 촬영기법이었다.

“광고에서는 메인 모델이 가장 중요한 인물이고 돋보여야 해서 서브 모델보다 더 아름답게 나오도록 메이크업을 해요. 그런데 그날은 감독님이 진실이 메이크업을 신경 써달라고 하셔서 김희애와 똑같은 비중으로 공들여 메이크업을 한 상태였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김희애를 시작으로 최진실과 몇몇 단역 모델을 차례로 비추다가 다시 거슬러오면서 마지막에 이례적으로 투 샷을 잡았죠. 거기다 세피아 톤을 입혀서 두 사람이 함께 나온 장면이 르느와르의 그림처럼 ‘뽀샤시’했어요. 그 광고가 히트하면서 진실이는 삼성전자 CF에 출연해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멘트로 일약 스타가 됐죠. 바로 쥬리아 화장품 전속 모델도 되고요. 진실이가 ‘언니 덕분에 삼성 모델이 됐다. 고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이후 전속 모델을 선발하는 CF 오디션의 카메라 테스트에 대비해 그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아나운서 지망생의 경우도 마찬가지. 배우 겸 모델 김효진도 그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후 대입의 관문이던 면접시험에 붙었다고 한다.

“그날 효진이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연예인 특례입학전형 지망생이 4명이었는데 그 중 한명이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모델 K였거든요. 효진이가 K언니가 있어서 내가 붙기는 힘들 거라고 하기에 제가 한마디 했죠. 나한테 메이크업을 받고 떨어진 사람이 없다고. 그런데 정말 효진이가 합격했어요(웃음).”



김청경에게 배운다! 남편 성공운 높이는 메이크업
하이라이터를 이용해 밝고 둥근 이마를 완성한다. 이마가 전체적으로 둥글면서도 볼록해 보이도록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1 맑고 광이 나는 피부로 표현하기 위해 비비크림과 프라이머(브라이트너)를 섞어 베이스 메이크업을 한다.
2 아이섀도를 바르지 말고 뷰러로 컬링한 후 마스카라만 살짝 발라 속눈썹이 선명해 보이게 표현한다.
3 입술을 붉은 계열 컬러로 표현한다.
4 이마에 하이라이터를 터치해 전체적으로 밝게 연출한다.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행운을 원하면 이마 전체, 눈 주변, T존을 밝혀라
그는 자신에게 메이크업을 받은 후 스타로 성공하거나 합격의 기쁨을 맛본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자신의 메이크업이 관상을 좋게 만들어 행운을 가져온 것인지 확인하고자 4년 전부터 관상학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면서 메이크업으로 관상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고 애정운과 재운, 귀운, 관운 등의 행운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책을 쓰면서 정리하다 보니 그동안 제가 그냥 느낌을 갖고 해온 메이크업에 나만의 ‘룩(Look)’이 있었어요. 20년 가까이 계속 룩을 만들어 작업해온 새로운 메이크업이 전부 행운 팁이었어요. 사람의 운을 좋게 하려면 무엇보다 눈 주위를 밝게 하는 것이 좋아요. 눈이 관상의 80% 이상을 차지하거든요. 보통 눈썹을 먼저 그리고 나서 눈 화장을 하는데 저는 그 반대예요. 눈 화장이 끝나야 밸런스를 고려하며 눈썹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눈 화장을 할 때는 눈 밑과 눈꼬리 옆의 C존 부위를 밝히는 게 좋아요. 콧망울을 밝게 하고, T존에는 하이라이트를 주는 것도 운을 좋게 하는 방법이죠.”

그에 따르면 사람의 얼굴 중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귀운은 이마와 눈썹의 모양에 달렸다. 이마는 인생의 대운을 결정하는 부위기도 하다. 결혼할 때 신부가 이마를 훤히 드러내는 것도 이마가 넓고 환해야 남편이 성공한다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동그스름하고 도톰한 이마가 좋다고 했어요. 그게 아름다운 이마기도 하죠. 이마는 가운데뿐 아니라 양옆까지 환하면서도 둥그스름한 모양이 되게 하이라이트로 밝히는 게 좋아요.”  

눈썹은 재운에도 영향을 미친다. 눈썹은 끝을 가지런히 모아 그리되 화장이 끝난 아이라인보다 길게 그리는 것이 좋다. 만일 눈썹 끝이 모아지지 않았을 때는 면봉으로 가장자리를 닦아내 끝부분을 삼각 꼴로 만들어주면 된다. 눈 화장을 하기 전 눈두덩 전체와 눈 밑에 아이보리톤 아이섀도를 바르는 것도 재운을 높이는 방법.
김 원장은 “피부톤도 본래보다 한 톤 높여 환하게 보이도록 해야 재운이 따른다”며 “신부화장을 많이 하다 보니 상위 1%의 부유층 혹은 정재계 인물의 딸이나 며느리가 될 신부는 하나같이 피부가 깨끗하고 눈썹이 잘생겼다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또 “메이크업은 기존의 관상을 더 좋아지게 할 뿐 아니라 단점도 보완해준다”며 “30여 년간의 내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메이킹 포춘’이 대한민국 여성들의 행복 지침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재물운 부르는 메이크업
피부톤을 밝고 깨끗하게 정돈하고, 눈썹을 눈꼬리보다 길게 그리되 끝이 모이도록 정돈하는 것이 포인트.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1 기초 베이스 메이크업으로 깨끗한 피부를 연출한다.
2 눈 주변에 하이라이터를 발라 한 톤 밝고 깨끗하게 정돈한다. 피치 컬러 아이섀도를 쌍꺼풀 라인에 발라 눈두덩의 ½까지만 펼친다.
3 아이라인은 눈꼬리를 길게 빼서 그린다.
4 눈썹은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형태로 눈꼬리보다 길게 빼서 그리고 가지런히 빗어준다.
5 입매가 또렷해 보이는 색상의 립스틱을 입술에 발라 완성한다.



애정운 더하는 메이크업
피부를 전체적으로 밝게 표현하고 입술을 핑크 컬러로 사랑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특히 눈꼬리 부분의 C존 부위(맨오른쪽 사진 점선 표시)가 환하면 좋다. 투명한 피부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이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장법이다.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1 밝고 맑은 피부 표현을 위해 비비크림이나 파운데이션에 시머 제품을 블렌딩해 피부에 얇게 펴 바른다. 이때 잡티는 컨실러로 꼼꼼히 가려준다. 눈두덩에 밝은 핑크 컬러나 피치 컬러 아이섀도를 바른다.
2 아이라인은 눈썹 사이사이에 심듯이 촘촘하게 그려 또렷한 눈매를 연출한다. 다크 그레이 또는 브라운 아이섀도를 이용해 아이라인을 그러데이션한다. 언더에도 블랙 아이라이너로 빈틈을 메우듯이 촘촘하게 라인을 그린다.
3 뷰러를 이용해 속눈썹을 90도 각도로 컬링한다.
4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충분히 발라 인형 눈썹처럼 만든다.
5 입술에 핑크 컬러 립스틱과 립글로스를 바른다.
6 볼 중앙에 핑크 블러셔를 둥글게 터치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강조하면 완성.



합격운 안기는 메이크업
신뢰감과 호감을 주는 부드러운 인상을 완성하는 아이브로 연출이 포인트. 눈썹의 모양이 단정하고 눈 주변이 환하면 중요한 자리에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스타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청경의 Fortune Makeup

1 피부가 들떠 보이지 않도록 피부톤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얼굴 전체에 균일하게 펴 바른다. 눈두덩에 아이보리 컬러 아이섀도를 발라 눈 주변이 환하고 깨끗해 보이도록 정돈한다.
2 아이라인을 눈 중앙에는 그리지 말고, 눈꼬리만 연장하듯 그려서 반달 눈매를 연출한다.
3 뷰러로 속눈썹을 컬링한 후 블랙 마스카라를 뭉치지 않도록 깔끔하게 발라 또렷하면서도 투명한 눈매를 완성한다.
4 브로 메이크업을 할 때는 눈썹 숱이 풍성하고 단정하면서도 강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 미간의 넓이가 적당히 넓고 눈썹 앞머리가 눈의 그것과 같은 위치에서 시작되도록 그리되 끝은 눈꼬리보다 길게 뺀다.
5 입술에는 피치 컬러 립스틱을 바른다. 6 장밋빛 컬러 블러셔를 활용해 은은한 볼터치로 마무리한다.



김청경이 직접 말하는 ‘Who am I?’
3세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그림을 그리다 방송반 선생님의 권유로 아나운서를 꿈꾸며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했어요. 그곳은 아나운서가 아닌 배우나 성우를 키우는 학과였어요. 그때만 해도 배우가 직접 분장하던 시대라 분장학을 배웠는데 연기보다 흥미롭더군요. 분장학에 파고들어 대학 졸업 후 1983년부터 KBS 분장실에서 1년 반 근무한 뒤 프리랜서로 전향해 광고 메이크업에 뛰어들었어요. 당시만 해도 카메라와 조명이 좋지 않아 화장으로 모델 얼굴을 작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야 했어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린 데다 분장사로도 일했으니 제겐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제가 담당한 광고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자 메이크업 분야의 주목을 받게 됐고 수입도 월 10만원에서 6백만원으로 크게 늘었죠. 그 무렵 ‘동아일보’에서 저를 취재해 보도한 후 많은 젊은이가 메이크업을 배우러 해외 유학을 떠났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어요. 1994년까지 저 하나뿐이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이후 크게 늘어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았죠.

이후 누드 메이크업을 개발해 우리나라 메이크업 트렌드를 바꾸는 등 업계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지만 아직 못 이룬 꿈이 있습니다. 세계적 수준에 이른 K-뷰티를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으로 전파하는 거예요. 이미 시동을 걸었어요. 건강이 허락하고 감각이 뒤처지지 않는 한 붓을 놓지 않고 K-뷰티 전도사로 세계를 누비고 싶어요.



글·김지영 기자|사진·홍중식 지호영 기자, 김청경헤어페이스 제공 | 디자인·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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