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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With Specialist 블로거 본드의 여자 옷 품평기

Lady in Movie

기획·이성희 | 글·전정욱 | 사진·REX 제공

2014. 02. 04

‘걸작’이라 불리는 영화 속 여주인공은 옷차림도 ‘걸작’이다. 매일 아침 옷장 앞에 서서 무엇을 입을까 고민하고 있다면 고전 영화 속 스타일을 참고하길 권한다.

Lady in Movie
단순히 옷을 잘 입는 사람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옷을 입는 이가 진정한 스타일 아이콘이라고 생각한다. 천재적인 감각을 타고난 경우거나 세련된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레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경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롤모델을 정하고 따라 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롤모델은 시즌마다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유행을 창조하는 요즘의 무비스타를 쫓기보다 고전에서 모티프를 찾아낼 것을 권한다. 옛날 영화 속 여주인공들이야 말로 요즘의 핫한 스타들을 능가하는 진정한 패셔니스타다.

나는 영화 보기를 좋아해 어린 시절부터 수백 편의 영화를 봤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화를 봤지만 나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숀 코넬리의 전성기를 담은 ‘007시리즈’다. 본드는 멋진 차를 타고 세계 각지를 돌며, 그의 옆자리엔 늘 아름다운 여성들이 함께한다. 남자라면 한 번쯤 꿈꾸어볼 만한 모습이 아닐까? 라이프스타일뿐 아니라 그가 보여주었던 댄디한 슈트 스타일링, 리조트에서 보여준 캐주얼 룩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성복 스타일링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성복에도 교과서 같은 영화들이 무수히 많다. 나에게 최고의 패션 아이콘을 꼽으라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오드리 햅번이다. 트위드 소재 재킷, 헤링본 스커트, 포인트로 매치한 화이트 펄 네크리스는 지금 따라 해도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960년대 영화 ‘세브린느’에서 이브생로랑 의상을 입은 카트린 드뇌브도 매혹적이다. 미니멀한 테일러드 코트와 각진 핸드백, 장갑, 필박스 스타일의 모자로 스타일링한 옷은 당시 여성들의 로망으로 떠오르며 1960년대를 휩쓸었다. 그 패션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 보아도 현대적인 프렌치 감성이 물씬 풍긴다.



저렴하고 트렌디한 패스트 패션이 합리적인 소비라고 말하는 요즘, 매일 옷을 사고 또 사도 한 시즌이 지나면 입을 옷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옷을 사고 버리는 일을 반복하기 일쑤라면, 오드리 햅번이나 카트린 드뇌브가 등장한 영화 한 편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 속 여주인공 패션에서 모티프를 얻어 활용한다면 언젠가 거울 속에서 나를 보며 미소 짓는 홀리 고라이틀리(‘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햅번의 극중 이름)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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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욱 패션블로거·CEO

남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패션 고수다. ‘본드’라는 이름으로 블로그 앤디즈 룸(www.etchbond.com)을 운영하는 그는 연 매출 8백억원에 육박하는 기업을 이끄는 CEO다. 단순히 디자인이 예쁜 옷보다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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