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영화 〈언니가 간다〉 이후 연기 활동이 전무했던 고소영(45)이 드라마로 복귀한다. 2월 27일부터 방영되는 KBS 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돈 없고, 운도 없는 데다 섹스리스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보통 주부 심재복 역을 맡은 것. 연기 공백기 동안에도 CF를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지켜온 그녀가 이 작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평범한 주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자체로 파격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새로운 연기에의 도전, 주부로서의 삶에 대한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그녀는 2월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식당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 10년 만의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2010년 결혼 후 두 아이의 엄마로 정신없이 사는 동안 작품 출연 제의가 꾸준히 들어왔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아이가 엄마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커서 혼자서도 잘 지내는데, 이 시기가 아니면 제 일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대신 오랜만의 복귀이니 그동안 대중에게 각인됐던 모습보다는 원래 제 성격이 배어 있는 친근한 캐릭터로 시청자들께 다가가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며 새침하고 집에서도 스테이크를 먹을 것 같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보기와 달리 제가 굉장히 털털하고 걸걸한 성격이에요. 힘도 세고요. 심재복은 저와 성격도 비슷하고 주부로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어서 출연을 결심했죠.
▼ 심재복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요.
심재복을 ‘드센 아줌마’라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같은 여성이 보기에도 멋진 여성을 일컫는 ‘걸크러시’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여자가 능력이 있거나 소신이 분명하면 ‘드세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안타까워요. 또 평범한 주부 캐릭터가 저와 외모적으로 안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그런 선입견을 떨치는 게 이번 작품에서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 10년 만에 촬영장에 복귀한 기분이 어떤가요.
처음엔 덤덤했어요. 10년 만에 하는 대본 리딩 때도 약간 흥분되면서 설레는 정도였고요. 그런데 첫 촬영 전날에는 심장이 마구 뛰고 잠도 안 오더라고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촬영 현장에 갔죠.
▼ 공백기 동안에는 배우보다 ‘셀레브러티’로 보는 시선이 많았어요.
언제부턴가 연기하는 사람이 아닌 그냥 ‘고소영’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제 캐릭터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면에서는 그게 좋을 수도 있지만 선입견이 생기니까 안 좋게 작용하기도 해요.
▼ 2015년 일본 대부업체 광고 출연 논란이 있었어요.
당시 그걸 간파하지 못한 건 제 불찰이었어요. 저에 대한 대중의 바람과 기대치가 그만큼 높은 건 감사한 일이고요.
▼ 지난 7년 동안 주부로 살면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무엇보다 부끄러움이 없어진 것 같아요. 표현 수위가 과감해졌다고 할까요. 19금 농담을 곧잘 하거든요. 저도 이제 40대 중반의 아줌마잖아요(웃음). 나이로 보나 그간의 경험으로 보나 아줌마 역할을 할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선입견을 갖고 보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 부부싸움을 한 적도 있나요.
연예인 부부는 좀 다르게 살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도 여느 부부와 다름없이 살아요. 결혼 후 처음 1년은 주도권 싸움 같은 걸 했거든요. 첫아이를 낳은 후 한동안 남편을 오해했어요. 제가 엄마로서 어찌할 바를 몰라 너무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남편이 집에 없어서 미운 마음이 들곤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도 아빠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제가 뭐라도 시켜주길 바랐더군요. 남편의 생각을 묻지도 않고 섣불리 오해한 게 미안했죠(웃음).
▼ 장동건 씨가 드라마 복귀를 반대하진 않았나요.
남편은 제가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하라, 마라 말하지 않았어요. 대신 “네가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선택해라. 그럼 어떤 식으로든 서포트를 해주겠다”고 했죠. 남편은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어요. 영화 촬영을 끝내고 쉬면서 제가 드라마에 몰두할 수 있도록 육아를 적극 돕고 있죠.
▼ 장동건 씨는 어떤 남편인가요.
결혼 후 지금까지 화를 낸 적이 거의 없어요. 정말 착하고 성품이 좋거든요. 그래도 남편이 약간 어려워요. 부부끼리는 마냥 편한 것보다 좀 어려운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애할 때부터 서로 존칭을 쓰고 존중하며 지내서인지 서로 싫어하는 건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 2010년 득남, 2014년 득녀의 기쁨을 맛봤는데 두 아이에게는 어떤 아빠인가요.
정말 자상한 아빠예요. 완전 아들 바보예요. 아들과는 정말 잘 놀아주는데, 남편이 여자 형제가 없어서 그런지 딸이 애교를 부리면 어찌할 바를 몰라요. 딸이 다가오면 무섭대요. 반면 저는 아들과 노는 게 너무 힘들어요. 차라리 나가서 밭을 일구는 편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요(웃음).
▼ 고소영 씨는 지난 7년 동안 완벽한 아내였나요.
나름대로 아내로서 완벽했다고 생각했는데 제 주관적인 판단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에게 물어보니 제가 엄마로서 뭐든 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모습이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 아이들은 엄마의 컴백에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아들은 제가 남편이랑 친한 친구 사이일 때 찍은 영화 〈연풍연가〉를 보여줘서 엄마 아빠가 연기자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며 아들에게 물어봤어요. “엄마가 TV에 나오는 게 좋으냐?”고요. 그랬더니 “좋긴 한데 엄마가 (집에서) 나가는 건 싫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딸은 아직 어려서 엄마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는데 제가 집에서 대본 연습을 하고 있으면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어해요. 딸에게 “촬영장이 추워서 귀도 없어지고 코도 없어진다”고 했더니 집에 가면 제 귀를 만져줘요. 귀가 다시 생긴 거냐면서요. 둘 다 엄마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내심 기대하는 것 같아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나죠(웃음).
▼ 드라마 성적은 어떨 것 같나요.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SBS 〈피고인〉)의 시청률이 무섭게 오르고 있어서 너무 두렵고 걱정되지만 서로 장르가 완전히 달라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어요. 시국이 어둡고 불편한 상황이니 유쾌하고 리얼리티가 있는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은 우리 드라마를 선택하실 것 같아요.
▼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도 있나요.
평소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예능 프로그램도 관심 있게 보는데 요즘에는 장기가 있는 분들이 차고 넘쳐서 제가 보여드릴 게 있을까 싶어 못 나가겠어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에요(웃음).
▼ 앞으로의 포부나 바람은 무엇인가요.
〈완벽한 아내〉가 신드롬을 일으키거나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고, 계단을 오르듯이 그동안 쌓은 주부로서의 내공과 연륜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싶어요. 또 앞으로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사진제공 KBS 미디어
디자인 김영화
▼ 10년 만의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2010년 결혼 후 두 아이의 엄마로 정신없이 사는 동안 작품 출연 제의가 꾸준히 들어왔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아이가 엄마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많이 커서 혼자서도 잘 지내는데, 이 시기가 아니면 제 일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대신 오랜만의 복귀이니 그동안 대중에게 각인됐던 모습보다는 원래 제 성격이 배어 있는 친근한 캐릭터로 시청자들께 다가가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며 새침하고 집에서도 스테이크를 먹을 것 같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보기와 달리 제가 굉장히 털털하고 걸걸한 성격이에요. 힘도 세고요. 심재복은 저와 성격도 비슷하고 주부로서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어서 출연을 결심했죠.
▼ 심재복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요.
심재복을 ‘드센 아줌마’라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같은 여성이 보기에도 멋진 여성을 일컫는 ‘걸크러시’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여자가 능력이 있거나 소신이 분명하면 ‘드세다’는 식으로 말하는 게 안타까워요. 또 평범한 주부 캐릭터가 저와 외모적으로 안 어울릴 것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그런 선입견을 떨치는 게 이번 작품에서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어요.
▼ 10년 만에 촬영장에 복귀한 기분이 어떤가요.
처음엔 덤덤했어요. 10년 만에 하는 대본 리딩 때도 약간 흥분되면서 설레는 정도였고요. 그런데 첫 촬영 전날에는 심장이 마구 뛰고 잠도 안 오더라고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촬영 현장에 갔죠.
▼ 공백기 동안에는 배우보다 ‘셀레브러티’로 보는 시선이 많았어요.
언제부턴가 연기하는 사람이 아닌 그냥 ‘고소영’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제 캐릭터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면에서는 그게 좋을 수도 있지만 선입견이 생기니까 안 좋게 작용하기도 해요.
▼ 2015년 일본 대부업체 광고 출연 논란이 있었어요.
당시 그걸 간파하지 못한 건 제 불찰이었어요. 저에 대한 대중의 바람과 기대치가 그만큼 높은 건 감사한 일이고요.
▼ 지난 7년 동안 주부로 살면서 달라진 것이 있나요.
무엇보다 부끄러움이 없어진 것 같아요. 표현 수위가 과감해졌다고 할까요. 19금 농담을 곧잘 하거든요. 저도 이제 40대 중반의 아줌마잖아요(웃음). 나이로 보나 그간의 경험으로 보나 아줌마 역할을 할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선입견을 갖고 보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 부부싸움을 한 적도 있나요.
연예인 부부는 좀 다르게 살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도 여느 부부와 다름없이 살아요. 결혼 후 처음 1년은 주도권 싸움 같은 걸 했거든요. 첫아이를 낳은 후 한동안 남편을 오해했어요. 제가 엄마로서 어찌할 바를 몰라 너무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남편이 집에 없어서 미운 마음이 들곤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남편도 아빠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제가 뭐라도 시켜주길 바랐더군요. 남편의 생각을 묻지도 않고 섣불리 오해한 게 미안했죠(웃음).
▼ 장동건 씨가 드라마 복귀를 반대하진 않았나요.
남편은 제가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하라, 마라 말하지 않았어요. 대신 “네가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선택해라. 그럼 어떤 식으로든 서포트를 해주겠다”고 했죠. 남편은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어요. 영화 촬영을 끝내고 쉬면서 제가 드라마에 몰두할 수 있도록 육아를 적극 돕고 있죠.
▼ 장동건 씨는 어떤 남편인가요.
결혼 후 지금까지 화를 낸 적이 거의 없어요. 정말 착하고 성품이 좋거든요. 그래도 남편이 약간 어려워요. 부부끼리는 마냥 편한 것보다 좀 어려운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애할 때부터 서로 존칭을 쓰고 존중하며 지내서인지 서로 싫어하는 건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 2010년 득남, 2014년 득녀의 기쁨을 맛봤는데 두 아이에게는 어떤 아빠인가요.
정말 자상한 아빠예요. 완전 아들 바보예요. 아들과는 정말 잘 놀아주는데, 남편이 여자 형제가 없어서 그런지 딸이 애교를 부리면 어찌할 바를 몰라요. 딸이 다가오면 무섭대요. 반면 저는 아들과 노는 게 너무 힘들어요. 차라리 나가서 밭을 일구는 편이 낫겠다 싶을 정도로요(웃음).
▼ 고소영 씨는 지난 7년 동안 완벽한 아내였나요.
나름대로 아내로서 완벽했다고 생각했는데 제 주관적인 판단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에게 물어보니 제가 엄마로서 뭐든 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모습이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고요.
▼ 아이들은 엄마의 컴백에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아들은 제가 남편이랑 친한 친구 사이일 때 찍은 영화 〈연풍연가〉를 보여줘서 엄마 아빠가 연기자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드라마 촬영을 시작하며 아들에게 물어봤어요. “엄마가 TV에 나오는 게 좋으냐?”고요. 그랬더니 “좋긴 한데 엄마가 (집에서) 나가는 건 싫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딸은 아직 어려서 엄마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는데 제가 집에서 대본 연습을 하고 있으면 관심을 보이며 재미있어해요. 딸에게 “촬영장이 추워서 귀도 없어지고 코도 없어진다”고 했더니 집에 가면 제 귀를 만져줘요. 귀가 다시 생긴 거냐면서요. 둘 다 엄마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내심 기대하는 것 같아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절로 힘이 나죠(웃음).
▼ 드라마 성적은 어떨 것 같나요.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SBS 〈피고인〉)의 시청률이 무섭게 오르고 있어서 너무 두렵고 걱정되지만 서로 장르가 완전히 달라 한편으로는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어요. 시국이 어둡고 불편한 상황이니 유쾌하고 리얼리티가 있는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은 우리 드라마를 선택하실 것 같아요.
▼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도 있나요.
평소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예능 프로그램도 관심 있게 보는데 요즘에는 장기가 있는 분들이 차고 넘쳐서 제가 보여드릴 게 있을까 싶어 못 나가겠어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에요(웃음).
▼ 앞으로의 포부나 바람은 무엇인가요.
〈완벽한 아내〉가 신드롬을 일으키거나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바라는 건 욕심인 것 같고, 계단을 오르듯이 그동안 쌓은 주부로서의 내공과 연륜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싶어요. 또 앞으로는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사진제공 KBS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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