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태국에서 포착된 류승범 커플. 여자 친구는 출산을 앞두고 있다. [디스패치]
배우 류승범(40)으로부터 낭보가 날아들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인 그가 현지에서 만난 여자 친구와의 사이에 2세를 가졌고, 6월 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것. 류승범의 연인은 열 살 연하의 슬로바키아인으로, 파리에서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연예 매체인 ‘디스패치’는 두 사람이 지난 1월 태국에 입국할 당시의 사진을 공개하며 “전형적인 동유럽 미녀로 175cm가량 큰 키의 소유자”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올해 초 양가의 가족들만 초대해 소박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결혼식은 연기된 상태다.
결혼 소식이 알려진 직후 류승범은 직접 SNS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의 짧은 글에는 연인에 대한 시시콜콜한 소개나 뻔한 인사와 소감 대신 두 사람이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으며,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지가 가감 없이 담겨 있다.
많은 분들이 제 여자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짧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그림’이라는 세계를 열어준 날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제 여자 친구와 저는 태국의 작고 사람이 적은 섬에서 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제 여자 친구는 화가입니다. 그래서 계속 그림을 그립니다. 어느 날은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 느닷없이 질문을 했었습니다. “당신은 왜 그림을 그리나요?” 제 여자 친구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시 그림을 그리면서 망설임 없이 이야기했습니다. “어릴 적 우리는 모두가 화가였어. 세상에 어린이들을 봐. 모두가 그림을 그리고 있잖아? 그 아름다운 취미를 당신은 멈췄고 나는 멈추지 않았을 뿐이야.” 그 후 저는 며칠 동안 그 섬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모두 다 화가였다니.’ 제 여자 친구는 저의 잠재력을 깨워줬고 전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류승범 SNS 류승범은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미술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형인 류승완 감독의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류승범은 자타 공인 개성파 배우의 대표 주자, 혹은 ‘양아치 연기의 일인자’로 꼽힌다. 당시 류승완 감독이 동생의 데뷔를 두고 “양아치 역 배우를 찾다 찾다 안 돼서 집에 돌아갔더니 역할에 딱 맞는 생양아치가 집에 누워 있었다”고 한 것은 여전히 충무로에서 회자되는 일화다. 류승범 또한 지난 1월 한 프로그램에서 “나도 설 자리가 있어야 하니, 양아치 연기는 내가 쭉 특화로 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드라마 ‘화려한 시절’ ‘햇빛 쏟아지다’를 비롯해 영화 ‘품행제로’ ‘주먹이 운다’ ‘부당거래’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개성을 뽐내온 류승범은 2012년 돌연 한국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트렁크 2개만 챙겨 해외로 이주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 후로 프랑스와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 각지를 여행하며 살던 그는 간간이 영화와 연극 등으로 국내 활동을 이어갔으나 그마저도 지난해 개봉한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언론시사회 참석이 마지막이었다.
류승범이 결혼 소식을 알리며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앞서 2015년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는 해외에서의 생활을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정리하는, 소위 ‘기름기를 빼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고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이렇게 살아도 된다’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결혼과 2세 출산까지, 인생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맞이할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삶의 형태가 기대되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해온 만큼, 머지않아 본업인 연기자로서의 류승범도 만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그를 기다리는 팬들에겐 최근 동료 배우 황정민의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소식이나, SNS를 통해 자신의 작업물과 일상을 전하고 있는 것 등이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제공 디스패치 샘컴퍼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