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오셨어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보니, 차홍(35) 대표원장이다. 화보 촬영 때마다, 늘 스타들의 헤어를 매만지던 그녀가 오늘은 주인공으로 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이날따라 더 화사하게 빛나는 그녀의 머리를 손질해주던 사람은 다름 아닌 남편 한필수(41) 대표. 부부는 대표와 원장으로 함께 ‘차홍 아르더’를 운영하며, 홈쇼핑 판매 등 각종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같이 출근해 함께 퇴근하고, 특별한 날에는 이렇게 서로 머리도 매만져주며 일상을 공유한 지 7년째다.
“저희는 바퀴벌레 커플이에요. 어디든 꼭 붙어 다니죠. 요즘은 부부끼리 서로 휴대전화도 못 건드리게 한다는데, 저희는 잠금 패턴(비밀번호)이 똑같아요. 하루 종일 일상을 공유하니까 숨길 게 없어요. 신혼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차홍)
최근 두 사람에게는 더 행복한 일이 생겼다. 결혼 7년 만에 아이를 가진 것. 방송을 통해 유명인이 된 덕분에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도 많이 받고 있다. 2011년 SBS ‘스타킹’에 출연해 ‘엄지 커트’, ‘검지 웨이브’ 등을 알려주며 유명해진 그녀는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해 호감을 얻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헤어 연출법은 물론, “앞머리가 없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헤어 모델의 말에 “눈, 코, 입이 다 있는데 왜 자신감이 떨어지냐”는 식의 특유의 재치 있는 말솜씨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것이 인기 요인이다.
“‘마리텔’에는 네 번밖에 안 나갔는데, 계속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가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놀랐어요. 대본 없이 제가 다 진행하는 파트였는데, 저 역시 재미있었어요. 다만 여자 스태프가 많지 않아서 여자 헤어 팁을 많이 알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
“아내를 만난 건 큰 축복이에요. 아내가 주변을 밝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이 있거든요.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 큰 장소(살롱)를 돌아다니면서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리는데, 마치 그 사람 뒤에서 커다란 후광이 비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차홍 원장은 남편에게 미안한 부분이 생겼다. 남편 역시 유능한 헤어 디자이너지만, 자신의 유명세에 가려지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06년 직장 선후배로 만나 사랑을 키웠다. 차홍 원장에게 커트 교육을 시켜준 사람이 바로 한 대표다.
“남편은 영국에서 공부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한국에 들어왔어요. 사실 헤어 쪽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화려한 편인데, 남편은 그렇지 않았죠. 젠틀하고, 겸손해서 살롱에 근무하는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엄청 많았는데 제가 낚아챈 거죠(웃음). 결혼할 때 다들 저더러 시집 잘 간다고 했어요(웃음).”
한필수 대표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아내가 시집 잘 갔다는 이야기는 꼭 써달라”고 농담 삼아 강조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여자들이 좋아할 타입은 아니에요. 술도 못 마시고 잘 놀지도 못하고…. 아내와 처음 데이트를 했을 때도 창덕궁에 데리고 갔으니까요. 다른 여자들은 싫어했을 거 같은데 이 사람은 좋아하더라고요.”
한 대표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차홍 원장은 학창 시절 국사 시험은 늘 100점을 맞을 정도로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관심 분야에서 서로 코드가 통한 셈이다. 부부는 1년에 한 번씩 직원들 대상으로 고택이나 사찰을 답사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럼에도 성격은 정반대인데, 예를 들면 아내는 아이디어를 내고 남편을 매듭짓는 데 강한 식이다. 또 한 대표가 요리를 잘한다면, 차 원장은 치우고 정리하는 데 재능이 있다.
“남편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요리를 해주는 걸 좋아해요. 그게 최고의 대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쉬는 날에도 남편이 하루 세끼 다 해줘요. 제가 ‘한 셰프’ ‘한줌마’라고 부르죠(웃음). 제가 요리를 진짜 못하거든요. 대신 해주는 음식 잘 먹어치우고, 설거지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아, 딱 한 가지, 제가 떡볶이는 진짜 잘 만들어요.”
아이방까지 꾸며놓고, 2세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차홍 부부. 사이가 좋아서일까? 임신 중 입덧은 남편이 대신했다.
“사실 전 임신한 뒤로도 늘 하던 대로 일을 했어요. 입덧도 없었고요. 그런데 2, 3개월 정도 되니까 남편이 헛구역질을 하는 거예요. 식사도 제대로 못하더라고요. 4개월까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입덧을 하는 바람에 주변에서 눈치를 챘어요.”
차홍 원장은 ‘마리텔’에서 소개한 것처럼 셀프 헤어스타일링 팁을 자신의 블로그에도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리고 있다. 일반인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수없이 많은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다. 이렇게 되기까지 ‘독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에만 매달리던 시간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설날이나 추석, 크리스마스에도 연습에 매달렸다. 뿐만 아니다. 지금은 누구보다 쾌활하지만,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고객 응대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차홍 원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틈나는 대로 스피치 연습을 하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수백 번 인사 연습을 했다. 고객과의 대화를 위해 매일 일기예보를 체크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는 것은 기본이었다. 또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자신만의 대화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칭찬이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라도 꼭 진실된 말만 하자’는 것이 제 모토예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점부터 찾으려고 노력하죠. 피부가 좋은 사람, 머릿결이 건강한 사람, 이목구비가 예쁜 사람…. 장점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힘들게 달려온 시간이었지만 피곤한 줄 몰랐다. 자신의 손을 거친 사람들이 거울을 보고 달라진 모습에 만족하며 미용실 문을 나가는 걸 보면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건강을 해치기도 했다. 평소 말도 많이 하고 높은 목소리 톤으로(그는 ‘솔’ 톤이라고 말한다) 이야기하다 보니, 몇 년 전에는 목에 무리가 와서 성대 결절로 수술도 받았다. 그럼에도 말을 많이 하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다들 힘든데, 나와 대화하는 동안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그동안 아시아 대표는 계속 일본 쪽에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자리에 지명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고,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어요. 특히 헤어 분야에서도 한류 붐이 조성되면 좋겠어요. 가까운 중국을 보더라도 포니테일 하나 묶는 것도 굉장히 신기해하거든요.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초석을 잘 다지고, 뒤에 오는 사람들이 이를 뛰어넘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차홍 부부는 이런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아카데미 사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학생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미용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출간도 계획 중이다. 이렇듯 이 부부가 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 사업은 수익이 나는 분야는 아니지만, 저희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래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만드는 건 교육이잖아요.”
부부는 은퇴 이후의 계획도 세웠다. 아이가 자라서 독립하고 나면, 봉사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지금도 나무 심기와 같은 환경 관련 활동이나 유기견 · 유기묘 돕기 등의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은퇴 계획에는 귀농도 포함돼 있다. 조용한 사찰이나 시골 마을을 좋아하는 이들은 지리산 근처에 터를 잡을 생각이라고 한다.
“지리산 인근에 살면서 두부를 만들고 싶어요. 콩을 직접 재배해서 두부를 만들고, 우리가 먹기도 하고 팔기도 할 생각이에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황당해하는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계세요.”(한필수)
“미용 자체가 화려한 일이다 보니, 오히려 소박한 것들에 관심이 가요. 앞으로 20년간 열심히 일하다가, 남편은 두부를 만들고 저는 글을 쓰면서 살고 싶어요.”(차홍)
꿈은 크지만, 바람은 더없이 소박한 차홍 · 한필수 부부의 미래를 응원한다.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보니, 차홍(35) 대표원장이다. 화보 촬영 때마다, 늘 스타들의 헤어를 매만지던 그녀가 오늘은 주인공으로 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이날따라 더 화사하게 빛나는 그녀의 머리를 손질해주던 사람은 다름 아닌 남편 한필수(41) 대표. 부부는 대표와 원장으로 함께 ‘차홍 아르더’를 운영하며, 홈쇼핑 판매 등 각종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같이 출근해 함께 퇴근하고, 특별한 날에는 이렇게 서로 머리도 매만져주며 일상을 공유한 지 7년째다.
“저희는 바퀴벌레 커플이에요. 어디든 꼭 붙어 다니죠. 요즘은 부부끼리 서로 휴대전화도 못 건드리게 한다는데, 저희는 잠금 패턴(비밀번호)이 똑같아요. 하루 종일 일상을 공유하니까 숨길 게 없어요. 신혼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아요.”(차홍)
최근 두 사람에게는 더 행복한 일이 생겼다. 결혼 7년 만에 아이를 가진 것. 방송을 통해 유명인이 된 덕분에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도 많이 받고 있다. 2011년 SBS ‘스타킹’에 출연해 ‘엄지 커트’, ‘검지 웨이브’ 등을 알려주며 유명해진 그녀는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출연해 호감을 얻었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헤어 연출법은 물론, “앞머리가 없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헤어 모델의 말에 “눈, 코, 입이 다 있는데 왜 자신감이 떨어지냐”는 식의 특유의 재치 있는 말솜씨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 것이 인기 요인이다.
“‘마리텔’에는 네 번밖에 안 나갔는데, 계속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가고,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놀랐어요. 대본 없이 제가 다 진행하는 파트였는데, 저 역시 재미있었어요. 다만 여자 스태프가 많지 않아서 여자 헤어 팁을 많이 알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
항상 붙어 다니는 자칭 ‘바퀴벌레’ 커플
아내가 유명해지면서 한필수 대표도 관심의 대상이 됐다. 한 대표는 “요즘 아내 잘 만나서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다”고 말한다. 그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성공’은 일반적인 의미의 성공과는 조금 다르다.“아내를 만난 건 큰 축복이에요. 아내가 주변을 밝게 만드는 특별한 능력이 있거든요. 처음 봤을 때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 큰 장소(살롱)를 돌아다니면서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리는데, 마치 그 사람 뒤에서 커다란 후광이 비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차홍 원장은 남편에게 미안한 부분이 생겼다. 남편 역시 유능한 헤어 디자이너지만, 자신의 유명세에 가려지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06년 직장 선후배로 만나 사랑을 키웠다. 차홍 원장에게 커트 교육을 시켜준 사람이 바로 한 대표다.
“남편은 영국에서 공부하고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한국에 들어왔어요. 사실 헤어 쪽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화려한 편인데, 남편은 그렇지 않았죠. 젠틀하고, 겸손해서 살롱에 근무하는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엄청 많았는데 제가 낚아챈 거죠(웃음). 결혼할 때 다들 저더러 시집 잘 간다고 했어요(웃음).”
한필수 대표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아내가 시집 잘 갔다는 이야기는 꼭 써달라”고 농담 삼아 강조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여자들이 좋아할 타입은 아니에요. 술도 못 마시고 잘 놀지도 못하고…. 아내와 처음 데이트를 했을 때도 창덕궁에 데리고 갔으니까요. 다른 여자들은 싫어했을 거 같은데 이 사람은 좋아하더라고요.”
한 대표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차홍 원장은 학창 시절 국사 시험은 늘 100점을 맞을 정도로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관심 분야에서 서로 코드가 통한 셈이다. 부부는 1년에 한 번씩 직원들 대상으로 고택이나 사찰을 답사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럼에도 성격은 정반대인데, 예를 들면 아내는 아이디어를 내고 남편을 매듭짓는 데 강한 식이다. 또 한 대표가 요리를 잘한다면, 차 원장은 치우고 정리하는 데 재능이 있다.
“남편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요리를 해주는 걸 좋아해요. 그게 최고의 대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쉬는 날에도 남편이 하루 세끼 다 해줘요. 제가 ‘한 셰프’ ‘한줌마’라고 부르죠(웃음). 제가 요리를 진짜 못하거든요. 대신 해주는 음식 잘 먹어치우고, 설거지하고 정리하는 걸 좋아해요. 아, 딱 한 가지, 제가 떡볶이는 진짜 잘 만들어요.”
아이방까지 꾸며놓고, 2세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차홍 부부. 사이가 좋아서일까? 임신 중 입덧은 남편이 대신했다.
“사실 전 임신한 뒤로도 늘 하던 대로 일을 했어요. 입덧도 없었고요. 그런데 2, 3개월 정도 되니까 남편이 헛구역질을 하는 거예요. 식사도 제대로 못하더라고요. 4개월까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입덧을 하는 바람에 주변에서 눈치를 챘어요.”
차홍 원장은 ‘마리텔’에서 소개한 것처럼 셀프 헤어스타일링 팁을 자신의 블로그에도 동영상으로 제작해 올리고 있다. 일반인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수없이 많은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다. 이렇게 되기까지 ‘독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일에만 매달리던 시간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설날이나 추석, 크리스마스에도 연습에 매달렸다. 뿐만 아니다. 지금은 누구보다 쾌활하지만,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고객 응대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차홍 원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틈나는 대로 스피치 연습을 하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수백 번 인사 연습을 했다. 고객과의 대화를 위해 매일 일기예보를 체크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는 것은 기본이었다. 또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자신만의 대화 기술을 개발했다. 바로 칭찬이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라도 꼭 진실된 말만 하자’는 것이 제 모토예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점부터 찾으려고 노력하죠. 피부가 좋은 사람, 머릿결이 건강한 사람, 이목구비가 예쁜 사람…. 장점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힘들게 달려온 시간이었지만 피곤한 줄 몰랐다. 자신의 손을 거친 사람들이 거울을 보고 달라진 모습에 만족하며 미용실 문을 나가는 걸 보면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건강을 해치기도 했다. 평소 말도 많이 하고 높은 목소리 톤으로(그는 ‘솔’ 톤이라고 말한다) 이야기하다 보니, 몇 년 전에는 목에 무리가 와서 성대 결절로 수술도 받았다. 그럼에도 말을 많이 하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다들 힘든데, 나와 대화하는 동안만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꿈은 크게, 바람은 소박하게
그녀는 해외 헤어 쇼와 세미나 등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며 한국의 뷰티를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싱가포르 패션 위크에 아시아 대표로 참석해 2015년 세계 헤어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 행사는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가 아시아와 유럽의 유명 헤어 디자이너들을 초빙해 진행한 것으로, 그는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스토퍼 갈렛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그동안 아시아 대표는 계속 일본 쪽에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자리에 지명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고,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느꼈어요. 특히 헤어 분야에서도 한류 붐이 조성되면 좋겠어요. 가까운 중국을 보더라도 포니테일 하나 묶는 것도 굉장히 신기해하거든요.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초석을 잘 다지고, 뒤에 오는 사람들이 이를 뛰어넘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차홍 부부는 이런 꿈을 구체화하기 위해 아카데미 사업을 준비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학생도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미용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출간도 계획 중이다. 이렇듯 이 부부가 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 사업은 수익이 나는 분야는 아니지만, 저희가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래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만드는 건 교육이잖아요.”
부부는 은퇴 이후의 계획도 세웠다. 아이가 자라서 독립하고 나면, 봉사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지금도 나무 심기와 같은 환경 관련 활동이나 유기견 · 유기묘 돕기 등의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은퇴 계획에는 귀농도 포함돼 있다. 조용한 사찰이나 시골 마을을 좋아하는 이들은 지리산 근처에 터를 잡을 생각이라고 한다.
“지리산 인근에 살면서 두부를 만들고 싶어요. 콩을 직접 재배해서 두부를 만들고, 우리가 먹기도 하고 팔기도 할 생각이에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황당해하는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계세요.”(한필수)
“미용 자체가 화려한 일이다 보니, 오히려 소박한 것들에 관심이 가요. 앞으로 20년간 열심히 일하다가, 남편은 두부를 만들고 저는 글을 쓰면서 살고 싶어요.”(차홍)
꿈은 크지만, 바람은 더없이 소박한 차홍 · 한필수 부부의 미래를 응원한다.
직장 선후배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한필수 씨가 아내의 귀에 이어폰을 꽂아 ‘플라이 투 더 문’을 들려준 것을 계기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마치 영화 ‘건축학개론’ 속의 한 장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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