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에서 신민아는 극 중 상대역인 소지섭에 대해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온 몸에 섹시가 쳐발쳐발 해!’라고. 틀린 말이 아니다. ‘소간지’라는 별명을 지닌 그에게 ‘슈트발’로는 능가할 사람이 없으니까. 하지만 소지섭을 설명하기엔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많으면 1년에 한 편, 때로는 몇 년씩 작품을 거르기도 하는 소지섭(38)이 KBS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로 돌아왔다. ‘오 마이 비너스’는 얼짱에서 몸꽝으로 역변한 여자 변호사 강주은(신민아)이 할리우드 스타 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를 만나 다이어트에 도전하면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로맨틱 코미디다. 의료법인 ‘가홍’의 숨겨진 후계자이기도 한 김영호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한 번 마음을 연 사람에게는 한 없이 따뜻한 인물. 드라마 초반 티격태격 하던 강주은과도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달달한 러브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다.
‘주군의 태양’에 이어 2년 만의 컴백작으로 또다시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소지섭은 “연기를 오래 하다 보니 작업이 고되고 힘들기만 하던 때가 오더라. 그 감정이 시청자에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선택할 때만큼은 내가 즐겁게 작업할 수 있고, 그래서 시청자도 즐거울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계 대표 몸짱인 소지섭이 트레이너로 등장하는 설정도 재미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운동법을 습득할 수 있지만 좋아하는 소지섭 씨가 알려주니 더 쏙쏙 들어온다”는 등의 의견이 많다. 소지섭 역시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는 동안 전문가의 도움으로 7kg 정도 감량했다고 한다.
“저 역시 운동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가끔 다쳐서 운동을 못하면 근육이 빠지고, 그러면 자신감도 떨어져서 소심해지더라고요. 운동을 하고 외모를 가꾸면 사람들이 저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고요. 그렇다고 외모지상주의자는 아니고요, 운동을 하면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데뷔 20년째, 아직도 내게 기대가 쏟아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드라마 방영에 앞서 11월 초에 열린 제작발표회에선 소지섭과 꼭 한번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는 신민아 유인영 정겨운 등 동료배우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헨리 역시 소지섭의 성실함에서 배우는 바가 많다고 했다. 당시 헨리는 “소지섭 형은 슛 들어가는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먼저 촬영장에 온다.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촬영장에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소지섭 형이 이미 앉아 있었다. 그것도 멋있는 포즈로 말이다. 그래서 다음에 20분 전 도착했는데 그때도 먼저 와서 대본을 보고 있더라. 다음엔 30분 일찍 갔는데 또 먼저 와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다음엔 50분 일찍 도착했는데 같이 도착했다. 그래서 그 날부터 촬영 시작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한다. 그렇게 하니 여유가 생기더라”고 말했다.
현재 ‘오 마이 비너스’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순항 중이다. 1995년 의류 브랜드 ‘스톰’ 모델로 연예계에 입성, 올해로 데뷔 20년째를 맞는 소지섭은 “아직도 내게 많은 기대가 쏟아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수치(시청률)와는 관계없이, 보는 사람이 즐거울 만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김명희 기자|사진·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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