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대학 교수가 된다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연극학부에 고현정이 출강한다면? 드라마 ‘여왕의 교실’ 속 카리스마 넘치던 마여진 선생님의 진짜 수업은 어땠을까.
배우 고현정(43)이 모교인 동국대 강단에 섰다. 연예인과 대학이 결합하면 으레 ‘특혜’ 시비가 불거지게 마련인데, 연극영화과 90학번인 고현정이 연극학부 겸임 교수가 됐다고 하자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겸임 교수는 초빙 교수, 석좌 교수와 함께 1년 단위로 위촉되는 교직원이다. 이번에 그가 맡은 과목은 3~4학년 전공생을 위한 ‘매체연기’다. 동국대 측은 “고현정이 재능 기부 차원에서 후배들에게 연기 실무 경험을 가르쳐주려고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 모교에 장학금 1억원을 기부해 마련한 ‘고현정 장학기금’을 통해 매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남다른 모교 사랑으로 유명한 고현정. 1989년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매체연기의 달인인 그에게 연기를 배운다는 건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고현정, 모교 강단에 선다’는 기사에는 악플보다 긍정적인 댓글이 많았다.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눈썹만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미실’의 연기를 직접 배울 수 있다니 부럽다”였다.
웃음 만발 여왕의 첫 수업
3월 4일 오후 그가 매체연기 첫 수업에 참석한 모습을 포착했다. 그는 안경을 끼고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에 후드 베스트 차림으로 동국대 문화관에 들어섰다. 얼마 전 리엔케이 신제품 론칭 행사장에서 “‘화장 안 한 것같이 보이고 피부가 건강해서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이 배우는 괜찮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답게 고운 피부는 여전했다. 이날만큼은 진한 화장을 잠시 접어두고 배우가 아닌 선생님의 자세로 강의실에 들어선 그는 20명 남짓 되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자기소개를 들으며 이름과 얼굴을 익혔다. 개강 첫 수업은 짤막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는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쓰며 2시간 넘게 수업을 했다.
그렇다면 ‘고 선생님’의 수업은 어땠을까. 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추상같은 마여진 선생님처럼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압도하지는 않을까. ‘고현정의 교실’은 그야말로 웃음이 넘쳤다. 그는 내내 밝은 표정으로 수업 개요를 설명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강단에 서서 하는 수업이 아닌 연습실에 둘러앉아 진행되는 실습 과목이었기에 좀 더 편안해 보였고, 자주 웃었다. 즉석에서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해주기도 했다.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은 “고현정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다. 수강하고 싶었지만 신청을 못해서 못 듣는 친구들도 있는데, 인생 선배처럼 따뜻하게 강의해주시고 유머도 있으셔서 재미있게 들었다. 앞으로의 수업도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수강 신청을 하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창 너머로 그의 수업을 구경하기도 했다. 고현정 소속사 측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에서 느낀 연기에 대한 생각을 선배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전달할 예정이다. 매체연기 과목의 특성에 맞춰 실제 드라마의 장면을 따라 해보는 시간도 생각하고 있다. 연기 선배의 실질적인 연기 스킬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수업 방향을 밝혔다.
글·구희언 기자 | 사진·현일수 이기욱 기자
3월 6일 리엔케이 행사장에서 만난 고현정.
배우 고현정(43)이 모교인 동국대 강단에 섰다. 연예인과 대학이 결합하면 으레 ‘특혜’ 시비가 불거지게 마련인데, 연극영화과 90학번인 고현정이 연극학부 겸임 교수가 됐다고 하자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겸임 교수는 초빙 교수, 석좌 교수와 함께 1년 단위로 위촉되는 교직원이다. 이번에 그가 맡은 과목은 3~4학년 전공생을 위한 ‘매체연기’다. 동국대 측은 “고현정이 재능 기부 차원에서 후배들에게 연기 실무 경험을 가르쳐주려고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 모교에 장학금 1억원을 기부해 마련한 ‘고현정 장학기금’을 통해 매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남다른 모교 사랑으로 유명한 고현정. 1989년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매체연기의 달인인 그에게 연기를 배운다는 건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실제로 ‘고현정, 모교 강단에 선다’는 기사에는 악플보다 긍정적인 댓글이 많았다. 가장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눈썹만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미실’의 연기를 직접 배울 수 있다니 부럽다”였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모교를 찾은 ‘고 선생님’은 꾸미지 않은 듯 수수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웃음 만발 여왕의 첫 수업
3월 4일 오후 그가 매체연기 첫 수업에 참석한 모습을 포착했다. 그는 안경을 끼고 화장기 없는 수수한 얼굴에 후드 베스트 차림으로 동국대 문화관에 들어섰다. 얼마 전 리엔케이 신제품 론칭 행사장에서 “‘화장 안 한 것같이 보이고 피부가 건강해서 어떤 메이크업을 해도 이 배우는 괜찮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고 말하던 그답게 고운 피부는 여전했다. 이날만큼은 진한 화장을 잠시 접어두고 배우가 아닌 선생님의 자세로 강의실에 들어선 그는 20명 남짓 되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자기소개를 들으며 이름과 얼굴을 익혔다. 개강 첫 수업은 짤막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는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쓰며 2시간 넘게 수업을 했다.
그렇다면 ‘고 선생님’의 수업은 어땠을까. 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추상같은 마여진 선생님처럼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압도하지는 않을까. ‘고현정의 교실’은 그야말로 웃음이 넘쳤다. 그는 내내 밝은 표정으로 수업 개요를 설명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마쳤다. 강단에 서서 하는 수업이 아닌 연습실에 둘러앉아 진행되는 실습 과목이었기에 좀 더 편안해 보였고, 자주 웃었다. 즉석에서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해주기도 했다. 강의를 들은 한 학생은 “고현정 교수님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영광이다. 수강하고 싶었지만 신청을 못해서 못 듣는 친구들도 있는데, 인생 선배처럼 따뜻하게 강의해주시고 유머도 있으셔서 재미있게 들었다. 앞으로의 수업도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수강 신청을 하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창 너머로 그의 수업을 구경하기도 했다. 고현정 소속사 측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에서 느낀 연기에 대한 생각을 선배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전달할 예정이다. 매체연기 과목의 특성에 맞춰 실제 드라마의 장면을 따라 해보는 시간도 생각하고 있다. 연기 선배의 실질적인 연기 스킬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수업 방향을 밝혔다.
글·구희언 기자 | 사진·현일수 이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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