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정글 다 다녀왔습니다. 제작진에게 북한에서 온 여자들과 사는 콘셉트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건 줄 알았지, 이렇게 추운 산간 마을에서 북한식으로 사는 걸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군대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조교였는데, 북한 여성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안쓰러운 하소연의 주인공은 샘 해밍턴이다. 3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잘살아보세’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매니저가 자신을 왜 매번 힘든 곳으로만 끌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잘살아보세’는 탈북녀들이 출연하는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가상의 가족을 이뤄 북한의 생활방식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방송이다. 남한 남자로는 최수종(53)·한정수(42)·샘 해밍턴(38)·아이돌 그룹 비아이지 멤버 벤지(20)가, 북한 여성으로는 이순실(45)·신은하(29)·김아라(25)·한송이(21)가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포인트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남북녀가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통일시대 준비 생활백서’라는 부제가 붙었다. 첫 방송에서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배우 최수종을 북한 여성들이 권상우 매니저로 오해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탈북 미녀들은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 톱스타가 온다는 소리에 자신들의 이상형인 권상우·이종석·다니엘 헤니·지드래곤을 떠올렸고, 가장 먼저 도착한 최수종을 권상우 매니저로 착각한 것이다. ‘추노’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한정수에게는 “배우가 맞느냐, 인터넷에 이름을 치면 사진이 나오느냐?”고 물어 진땀을 빼게 했다. 이런 그녀들에게 샘 해밍턴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을 믿으면 어떡하느냐, 그들은 다 거짓말쟁이”라며 예능 베테랑다운 조언(?)을 건넸다.
한국 남자는 다 자상하다? 한정수는 빼고!
남성 출연자 중 맏형인 최수종은 방송에서 장작 패기, 외발 수레 운전하기, 벽돌 쌓아 아궁이 만들기, 한정수가 망가뜨린 도끼 자루 새로 만들기 같은 힘들고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 ‘홍천 맥가이버’라는, ‘삼시세끼’ 어촌 편 차승원의 ‘차줌마’에 필적할 만한 섹시한 별명을 얻었다. “남남북녀의 생활을 담는다는 제작진의 제안을 받고 호기심과 신비감이 생겼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북한의 생활을 체험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피부로 느끼고 싶었다”는 그는 “어떤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욕심 없이 평소 생활 그대로를 보여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 여성 중 맏언니 이순실은 제작진이 예능에 최적화된 캐릭터로 꼽는 인물이다. 북한 간호장교 출신인 그는 군기반장을 자처하며 남성 출연자들에게 장작을 패게 하고, 마늘을 까게 하며 심부름을 시키는 등 머슴처럼 부린다. 김아라가 이순실에게 “남자들은 톱스타들이니 쉬게 하고 일은 우리가 다 하자”고 했다가 혼쭐이 났다. 벌써 남성 출연자들에 대한 캐릭터 분석도 끝냈다.
“아침마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따뜻한 물을 준비해준 최수종 씨의 배려심에 놀랐어요. 벤지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샘은 관리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해법을 찾아주는 해결사였어요. 그런데 한정수 씨는 일을 시키려고 해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기만 하고 도무지 말을 듣지 않더라고요.”
첫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일과가 끝난 후 저녁이 되자 하루를 돌아보는 ‘일일 총화’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레 탈북녀들이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순실은 “(탈북 전) 오빠가 ‘네가 가는 길이 어딘지 몰라도 죽지 말고 살아 있으라’고 했다. 오빠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데, 최수종 씨랑 이렇게 다 모여 있으니 오빠 생각이 난다”고 해 눈시울을 적셨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잘살아보세’의 3월 12일 첫 방송 시청률은 2.3%(닐슨코리아). 줄리아드 음대를 다닌 경력을 지닌 벤지는 시청률 5%를 넘으면 바이올린으로 미니 콘서트를 하겠다, 한정수는 여장을 하고 EXID의 ‘위아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연출을 맡은 박세진 PD는 “멤버들이 벼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농사가 잘돼 수확한 쌀을 북한의 어린이에게 보내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잘살아보세’가 재미,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한다.
■ 디자인 · 최정미
이 안쓰러운 하소연의 주인공은 샘 해밍턴이다. 3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잘살아보세’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매니저가 자신을 왜 매번 힘든 곳으로만 끌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잘살아보세’는 탈북녀들이 출연하는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가상의 가족을 이뤄 북한의 생활방식을 체험하며 살아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방송이다. 남한 남자로는 최수종(53)·한정수(42)·샘 해밍턴(38)·아이돌 그룹 비아이지 멤버 벤지(20)가, 북한 여성으로는 이순실(45)·신은하(29)·김아라(25)·한송이(21)가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포인트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남남북녀가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통일시대 준비 생활백서’라는 부제가 붙었다. 첫 방송에서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배우 최수종을 북한 여성들이 권상우 매니저로 오해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탈북 미녀들은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 톱스타가 온다는 소리에 자신들의 이상형인 권상우·이종석·다니엘 헤니·지드래곤을 떠올렸고, 가장 먼저 도착한 최수종을 권상우 매니저로 착각한 것이다. ‘추노’ 등에 출연했던 탤런트 한정수에게는 “배우가 맞느냐, 인터넷에 이름을 치면 사진이 나오느냐?”고 물어 진땀을 빼게 했다. 이런 그녀들에게 샘 해밍턴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을 믿으면 어떡하느냐, 그들은 다 거짓말쟁이”라며 예능 베테랑다운 조언(?)을 건넸다.
한국 남자는 다 자상하다? 한정수는 빼고!
남북 애견의 케미를 보여주는 진순이와 풍돌이. 진순이는 남한의 토종견인 진돗개, 풍돌이는 북한의 풍산개다.
북한 여성 중 맏언니 이순실은 제작진이 예능에 최적화된 캐릭터로 꼽는 인물이다. 북한 간호장교 출신인 그는 군기반장을 자처하며 남성 출연자들에게 장작을 패게 하고, 마늘을 까게 하며 심부름을 시키는 등 머슴처럼 부린다. 김아라가 이순실에게 “남자들은 톱스타들이니 쉬게 하고 일은 우리가 다 하자”고 했다가 혼쭐이 났다. 벌써 남성 출연자들에 대한 캐릭터 분석도 끝냈다.
“아침마다 아궁이에 불을 때서 따뜻한 물을 준비해준 최수종 씨의 배려심에 놀랐어요. 벤지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었고 샘은 관리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해법을 찾아주는 해결사였어요. 그런데 한정수 씨는 일을 시키려고 해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기만 하고 도무지 말을 듣지 않더라고요.”
첫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일과가 끝난 후 저녁이 되자 하루를 돌아보는 ‘일일 총화’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레 탈북녀들이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순실은 “(탈북 전) 오빠가 ‘네가 가는 길이 어딘지 몰라도 죽지 말고 살아 있으라’고 했다. 오빠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는데, 최수종 씨랑 이렇게 다 모여 있으니 오빠 생각이 난다”고 해 눈시울을 적셨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잘살아보세’의 3월 12일 첫 방송 시청률은 2.3%(닐슨코리아). 줄리아드 음대를 다닌 경력을 지닌 벤지는 시청률 5%를 넘으면 바이올린으로 미니 콘서트를 하겠다, 한정수는 여장을 하고 EXID의 ‘위아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연출을 맡은 박세진 PD는 “멤버들이 벼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농사가 잘돼 수확한 쌀을 북한의 어린이에게 보내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잘살아보세’가 재미,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프로그램이 되길 기대한다.
■ 디자인 · 최정미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