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들이 연기를 병행하는 건 이제 그다지 이슈거리가 되지 않는다. 소녀시대도 윤아, 유리, 수영, 제시카 등이 이미 연기자로 데뷔했다. 그리고 최근 막내인 서현(22)도 SBS 드라마 ‘열애’를 통해 그 대열에 합류했다.
‘열애’는 비극으로 얽힌 두 집안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와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성공과 몰락을 그린 멜로드라마. 서현은 남자 주인공 강무열(성훈)의 첫사랑인 수의학과 학생 한유림 역을 맡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디션으로 발탁돼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서현은 2010년 동국대 연극학과로 진학해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있다. 소녀시대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휴학이나 결석을 하지 않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 사실이 알려져 ‘바른 생활 소녀’라는 별명도 붙었다. “꾸준한 연기 트레이닝을 통해 실전에 가까운 수업을 받았다. 학교에서 기초적인 이론을 습득한 것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소속사 관계자의 설명. ‘열애’ 제작 발표회에서 만난 서현은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어릴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제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표현하는 것인 만큼 너무 성급하게 시작하고 싶지 않아 준비하는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가 맡은 한유림은 4회 만에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았다.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연기자로서 워밍업을 하기엔 제격이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인 서현은 콘서트가 끝나고 새벽에 촬영장에 도착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서현은 “할수록 재미있어졌고,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캐릭터에 빠져들었다”며 웃었다.
효연은 일상이 코미디, 시트콤 연기하면 대박 날 것
소녀시대 멤버들은 연기자로 데뷔하면서 대부분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막내인 서현에게 그런 점은 힘이 될 수도, 짐이 될 수도 있었을 터. 그런 서현에게 언니들은 “처음부터 만족할 수는 없을 테니 너무 욕심내지 말고 마음을 비우라”는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그는 언니들의 장단점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윤아 언니의 눈빛, 수영 언니의 자연스러운 대사 톤, 유리 언니의 역할 몰입, 제시카 언니의 대범함을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 연기자로 데뷔하지는 않았지만 효연 언니에게는 시트콤을 추천하고 싶어요. 평소 너무 재미있어서 언니와 함께 있으면 매일 시트콤을 보는 기분이거든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미쓰에이 수지를 ‘국민 첫사랑’ 반열에 올려놓은 영화 ‘건축학개론’ 시나리오를 서현이 먼저 받았다는 것이다. 서현은 수지가 맡았던 서연 역이 무척 탐이 났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고사했다고 한다. 서현에게도 ‘건축학개론’이나 ‘열애’에서처럼 이뤄지지 않은 가슴 아픈 첫사랑의 기억이 있을까.
“글쎄요. 좋아하는 감정을 느낀 적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애절한 사랑은 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애절한 사랑을 작품에서 많이 연기해보고 싶어요.”
● 소녀시대 멤버 연기력, 제 점수는요…
윤아
출연작 ‘너는 내 운명’ ‘신데렐라맨’ ‘사랑비’
평가 데뷔작에서 상대 배우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는 바람에 반사이익. 첫 고비를 무사히 넘긴 후엔 일취월장하는 모습.
유리
출연작 ‘패션왕’
평가 함께 출연했던 유아인, 신세경, 이제훈의 벽이 너무 높았던 걸까. ‘노력 요함’으로 시작했지만 그래도 끝날 때는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음.
수영
출연작 ‘못 말리는 결혼’ ‘연애조작단 시라노’ ‘제3병원’
평가 연기력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자세는 합격점. 방송가에서 “열심히 한다” “이해력이 뛰어나다”는 등의 칭찬이 파다함.
제시카
출연작 ‘난폭한 로맨스’
평가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드라마에서는 글쎄. “발작 연기하는 걸 보고 발작할 뻔했다”는 시청자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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