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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김택진은 왜?

정계 진출설에서 염문설까지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12. 08. 30

맨손으로 시작해 1조원대 부자에 등극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최근 그가 갑작스럽게 회사 지분을 매각해 화제가 됐다. 그 이면에는 부동산 사업설, 정계 진출설, 야구단 전념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 여기에 또 하나, 이혼설도 빼놓을 수 없다.

엔씨소프트 김택진은 왜?


지난 6월 초 국내 최대 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 김택진(45) 대표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14.7%를 넥슨에 넘기며 최대 주주 자리에서 내려와 화제가 됐다. 당시 김 대표는 지분 매각 이유에 대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협력’이라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석연찮은 눈초리를 보냈다. 주식을 팔아 현금화한 금액이 무려 8천45억원이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30만원대를 웃돌던 주식을 25만원이라는 헐값에 ‘급하게’ 넘겼기 때문이다.
그러자 증권가에서는 김택진이 왜 급전이 필요했는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사업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는 설을 비롯해, 부동산 사업을 시작한다는 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진출한다는 설, 야구단 운영에만 전념할 것이라는 설, 심지어 유명 연예인과의 염문으로 이혼 위자료가 필요했다는 설까지 제기됐다. 지분 처분 6일 뒤에는 과거 업계에 떠돌았던 포털 사이트 ‘다음’ 인수설이 또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웅 다음 창업주가 이 기사를 ‘소설’이라 일축하면서 다음 인수설은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그렇다면 나머지 루머를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 참여설의 배경에는 안철수 원장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들 수 있다. 그동안 김 대표는 정당에 상관없이 수차례 당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안철수와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한편 일에 지친 그가 속세를 떠나 프로야구단 엔씨 다이노스 운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추측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앞서 엔씨소프트가 발표한 대작 게임 타뷸라라사가 흥행에 실패한 뒤 그는 블레이드·소울 개발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8천억이 넘는 거액을 프로야구단에 전량 쏟아부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자설은 지난해부터 김택진·윤송이 부부의 부동산 투자 전략 행보에서 비롯된 것이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지난해 부동산 투자자문회사인 저스트알(주)의 지분 74%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총자산 1백50억원 규모인 저스트알은 부동산 컨설팅과 리서치, 투자 업무를 주로 한다. 이후 이 회사는 1백24억원을 투자해 서울에 부지를 매입하고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경기도 성남 판교 신도시에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신축 중이며, 경기도 용인 코리아CC 골프장 안에 짓는 고급 주택단지 ‘투스카니힐스’ 한 채를 법인 명의로 구입했다. 또한 서울 삼성동 엔씨소프트 맞은편에 있는 지상 19층짜리 업무용 건물도 1천3백80억원에 낙찰받았다.

연예인과의 염문설·이혼설에 “내 키에?”
7월 27일 김택진은 제주 신라호텔에서 능률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이례적으로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김 대표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던 게임 업체 중 상당수가 도산 위험에 처해 있다”며 넥슨과 손을 잡은 이유를 밝히고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은 넥슨과 함께하는 일의 과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기 여자 연예인과의 염문설, 윤송이 부사장과의 이혼설에 대해 “내 키에?”라는 짧은 말로 소문을 일축했다. 위트 있는 그 한마디가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김택진 루머’를 잠재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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