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서는 몸무게 193kg의 이복순 씨(46)가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왔다. 이씨는 내장지방이 정상인의 20배나 많고, 계단을 기어서 오르내려야 할 정도로 일상생활이 힘든 초고도비만 환자였다. 고도비만 환자의 문제는 단순히 체형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여러 합병증 때문에 한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든 상황이었던 것. 결국 이씨는 건강을 위한 마지막 선택으로 ‘위밴드 수술’을 택했다. 위밴드 수술은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밴드를 위의 상층부에 장착해 위 용적을 적게 만들어 조금 먹고도 배가 부르고 장시간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해 체중감량을 유도하는 수술이다. 최근 40kg을 감량하고 놀랄 만큼 날렵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개그맨 백재현이 받은 수술이기도 하다.
간편하고 회복 빠른 위밴드 수술법
SBS ‘좋은아침’에서 초고도비만 환자 이복순 씨의 위밴드 수술을 집도한 박윤찬 원장. 이씨의 수술에는 박 원장이 특허출원한 S루프 위밴드 수술법이 활용됐다.
본디 위밴드 수술은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도 체중 조절이 안 되는 고도비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수술이다. 최근에는 고도비만이 아닌 사람들이 수술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타 공인 다이어트 비법 마스터라는 점이다. 단식원은 기본이고 다이어트 한약과 양약, 식욕 억제제 복용까지 시중에 나온 다이어트 방법이란 방법은 다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해 합병증이나 부작용, 요요현상을 겪다가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위밴드 수술이다.
위밴드 수술은 위를 잘라내는 위 절제술과 달리 위를 자를 필요없이 밴드의 내경을 조절해서 식사량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수술 받은 여성이 임신을 해도 굳이 밴드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 위밴드는 특수 제작한 의료용 실리콘 재질이어서 몸속에 장기간 넣고 있어도 지장이 없기 때문. 따라서 임신 중에는 밴드의 내경을 어느 정도 넓혀 평소의 위 상태로 생활하고, 출산 후 다시 밴드 내경을 좁혀 식이조절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위 우회술과 절제술에 비해 수술법이 간단하고 회복 기간이 짧지만 환자가 수술 후 식이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수술이 제대로 안 되면 부작용이 나타난다. 밴드가 미끄러지거나 위의 상층부에 꿰매놓은 부분을 파고들어가 밴드를 제거해야 할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 박윤찬 서울슬림외과 원장은 이 같은 부작용으로 재수술을 받으러 찾아온 수많은 환자를 다년간 상담했다. 고심 끝에 식약청 허가 재료로 직접 제작한 ‘S루프 (safety loop) 위밴드 수술법(출원번호 10-2012-0070164)’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위밴드 수술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지만, 수술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두려움 없이 선택하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봉합 부위가 아물기 전 무리하게 고형식을 하면 위의 상부에 높은 압력이 발생해 수술 부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그래서 외국에서는 위밴드 수술을 받으면 6주 정도 유동식을 해요. 이 수술법을 이용하면 종전보다 유동식을 먹는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어요. 지금도 환자들에게 매번 식이 원칙을 지키라고 강조하지만 지키지 못할까봐 늘 걱정이었는데,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하니 시술하면서도 훨씬 안심이 돼요.”
위밴드 수술을 받고 체중 감량에 성공한 20대 여성. 수술 전 170cm의 키에 몸무게 110kg으로 고도비만이던 환자는 수술 7개월 만에 30kg 감량에 성공했다. 현재 몸무게 80kg.
그는 다른 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고 부작용을 겪은 20대 여성을 재수술한 일화를 들려줬다.
“그분은 5년 전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2년쯤 지났을 때 밴드가 미끄러지는 부작용을 경험했어요. 불안해서 다른 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위의 상처 부위를 밴드가 파고들어간 거예요. 결국 밴드를 제거했지만 식욕 억제에 실패해 50kg까지 줄었던 몸무게가 1년여 만에 110kg까지 불어났어요. 물론 지금은 성공적으로 재수술을 받고 체중을 감량해 현재 런던에서 유학 중이에요. 밴드가 미끄러질까봐 너무 타이트하게 조이면 위를 파고들고, 그렇다고 느슨하게 하면 밴드가 아래로 미끄러져서 위에 심한 압박을 줄 수 있어요. 온라인에서도 그런 문제로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요.”
부작용 줄인 새로운 수술법 개발
박 원장이 개발한 S루프 위밴드 수술법은 위밴드 수술에 쓰이는 밴드에 의료용 실리콘 소재의 고정 장치를 덧댄 것으로, 밴드 미끄러짐은 물론 밴드가 위를 파고들 위험까지 방지한다.
“30여 년 전부터 위밴드 수술법은 조금씩 발전해왔어요. ‘밴드의 미끄러짐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을까’가 모두의 숙제였죠. 위밴드 상부와 하부의 위 조직을 꿰매는 게 최근 위밴드 수술의 마지막 버전이었다면, 그다음 버전으로 이 수술법이 역사에 기록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죠. 현재는 기존 밴드에 고정 장치를 부착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는 밴드 자체에 고정 장치가 붙어 있거나 걸 수 있는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합병증을 줄이려면 의사의 스킬이나 환자를 보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밴드와 수술법의 개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대한외과학회에서 위밴드 수술 과정을 외과 의사 앞에서 공개하고 특강을 진행했던 박 원장은 최근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창간호에 위밴드 수술에 대한 논문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병원마다 수술법이 똑같지 않으므로, 의사를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라며 “비용이 저렴하다고 덜컥 선택하기보다 자신에게 위밴드 수술이 필요한지 전문가와 상담 후에 결정하라”고 덧붙였다.
박윤찬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원에서 외과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외과 전공의 과정을 거친 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외과 과장을 역임하며 2천여 건의 복강경 수술을 집도했다. 배 속에서 하는 수술은 대부분 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위밴드 수술의 권위자.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자문의로 있으며 현 서울슬림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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