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스타K 3’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울랄라세션 박승일, 김명훈, 임윤택, 박광선(왼쪽부터).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첫 소절부터 터져나오는 시원시원한 목소리. 객석에 앉아 있던 3천여 명의 관객들은 송두리째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 ‘디스코텍’으로 날아갔다. 10월14일 금요일 Mnet ‘슈퍼스타K 3’ 세 번째 생방송에서 울랄라세션이 선보인 곡은 ‘신중현과 엽전들’의 명곡 ‘미인’. 이들은 복고풍 의상과 무대, 멤버들의 호흡이 척척 맞는 춤과 가창력, 펑키한 화음과 편곡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공연을 선보였다. 3분 동안의 열창이 끝나고 난 뒤 객석에서 터져나온 박수와 환호는 멈출 줄 몰랐다. 그야말로 ‘끝내주는’ 무대였다.
팀의 리더 임윤택(32)과 키다리 박승일(32), 키 작은 어른아이 김명훈(29), 꽃막내 박광선(22)까지 개성 넘치는 4명의 멤버로 구성된 울랄라세션은 춤에 미치고 음악에 열광하던 두 사람, 리더 임윤택과 이번 경연에는 참가하지 못한 제5의 멤버 이영진이 의기투합해 2008년 결성한 5인조 그룹이다. 이들은 언더그라운드에서 꿈을 키워가던 중 ‘슈퍼스타K 3’에 참가해 파워풀한 가창력과 뛰어난 화음, 그리고 춤 실력으로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생방송 무대 진출권을 놓고 치르는 마지막 최종 예선인 슈퍼 위크에서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통과했고, 9월30일과 10월7일 열린 본선 1, 2라운드에서도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리더 임윤택이 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관해 울랄라세션 멤버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영진이 자신의 블로그에 임윤택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에 따르면 임윤택은 지난 1월 초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 다른 장기에도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 몸이 아프면 만사 귀찮고 의욕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임윤택은 후배들의 앞날을 열어주기 위해 투병 중임에도 ‘슈퍼스타K 3’ 참가 신청서를 냈다고 한다. 멤버들이 모두 만류했지만 임윤택은 “후배들의 끼를 알리고 싶고, 무대에 서서 순간순간을 즐길 수 있다면 아픈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후배들을 독려했다고.
울랄라세션이 10월14일 세 번째 생방송에서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무대 위에 서 있는 바로 지금!
이런 임윤택이 최근 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왔다. 암이 3기에서 4기로 넘어가 생명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10월7일 열린 2주 차 생방송에서는 갑작스러운 악화로 리허설에 참가하지 못했다. 9일 영동대로에서 열린 ‘비’의 콘서트에서 생방송 3주 차 미션이 진행됐지만 임윤택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만이 무대 위에 올랐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시간 그는 제작진의 배려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10월14일 세 번째 생방송 공연이 끝나고 중간 심사 결과를 발표하던 순간. 그들의 공연을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심사위원 이승철이 “임윤택씨, 지금 몸 상태는 좀 어떤가요? 우리 모두 걱정하고 있습니다”라고 묻자 그는 “아주 건강합니다. 신나게 뛸 수 있을 정도로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이승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에서 투혼을 발휘하는 임윤택씨에게 심사위원 모두 감사를 전합니다”라고 박수를 보냈고 윤종신 역시 심사평에서 “울랄라세션은 춤과 노래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엔터테이너”라고 극찬했다. 심사위원 모두에게 3주 연속 최고점을 받은 울랄라세션이 다음 라운드 진출권을 따내는 순간 4명의 멤버는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임윤택은 당장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지만 이 무대를 즐기는 멤버들과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특별하게 즐기는 시간’이라는 뜻을 담아 지은 ‘울랄라세션’이라는 팀 이름처럼 그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이 즐기고 있는 가장 특별한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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