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의류건조기 트롬 스타일러 CF 모델 장동건·고소영 부부.
최근 들어 스타 부부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결혼한 연예인은 광고계에서 외면당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유부남, 유부녀 스타들이 환영받는 분위기다. 더욱이 톱스타의 경우 결혼부터 화제를 뿌리다 보니 광고계에서도 마케팅 수단으로서 이들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의 브란젤리나 커플’로 불리는 장동건·고소영 부부(일명 장고 커플)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이 결혼 후 벌어들인 CF 수익금은 무려 1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개별적으로 출연한 광고 수입만 30억~40억원 수준인 데다 부부가 함께 출연할 경우에는 별도 프리미엄까지 붙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들이 함께 모델로 등장하고 있는 LG전자 의류건조기 트롬 스타일러의 경우 15억~20억원의 모델료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광고대행사 엘베스트 김해욱 부장은 “정확한 모델료는 공개할 수 없지만, 업계 최초로 장동건·고소영 부부를 동시에 모델로 내세운 만큼 적절한 대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부부가 지닌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업계에 알려져 있는 장동건의 현재 몸값은 7억~8억원 선이고, 고소영은 그보다 조금 낮은 6억~7억원 선인데, 이들이 함께 출연할 경우는 플러스알파가 작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광고대행사 A씨는 “장동건·고소영 부부는 광고계에서 누구나 탐내는 커플이다 보니 당연히 인센티브는 있다. 더욱이 사생활 노출을 철저하게 막고 있는 톱스타들이 광고에서는 유부녀, 유부남이라는 이미지를 안고 가야 한다는 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그에 응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혼자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한 화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와 관련해 김해욱 부장은 “기획 단계에서 두 사람의 부부 이미지를 살리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각각의 스타일리시한 면을 부각시키는 것이 맞을지 고민한 끝에 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추후에는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비록 두 사람이 함께 광고에 등장하지 않지만 장고 커플이 이번 CF 출연을 통해 얻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이들 부부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업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개별적인 CF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몸값 줄여 CF 동반 출연키도
예전부터 ‘CF 킹’ 자리를 고수했던 장동건은 고소영과 결혼 후 지고지순한 이미지가 더해져 기존에 출연 중이던 CF 재계약을 성사시켰고, 그 밖에도 한국타이어, 헤라옴므, LG전자, SK텔레콤 등 다수의 새 브랜드의 얼굴이 됐다. 고소영 역시 결혼 후 광고계에서 몸값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간 톱스타로 분류되긴 했지만 작품 활동이 뜸하다 보니 광고 출연에서도 한계가 있었는데, 결혼 후에는 일거수일투족이 이슈화되면서 전성기 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남양유업 광고를 통해 CF 스타로 복귀한 그는 지난해 10월 출산 후에는 LG전자, CJ, LG생활건강, 스토리온, 아모레퍼시픽 등 총 5개사와 광고 계약을 맺으며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 하우젠 버블에코 세탁기 CF 모델 연정훈·한가인 부부.
부부가 함께 출연함으로써 출연료가 더 높아지는 장고 커플과 달리, 오히려 부부 모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출연료를 낮춰 받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삼성 하우젠 버블에코 세탁기 CF에 동반 출연했던 연정훈·한가인 부부를 들 수 있다. 당시 광고를 기획한 제일기획 김은주 AE는 “오랫동안 삼성 하우젠 모델로 활동한 한가인씨를 위해 남편 연정훈씨가 이벤트성으로 광고에 참여해준 경우로, 기분 좋게 촬영에 협조해준 만큼 광고료는 절반 수준밖에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 사람의 광고계 몸값은 한가인이 5억원, 연정훈은 2억원 정도로 책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AE는 “세탁기는 생활밀착형 가전인 만큼 가정적인 이미지가 중요한데, 광고 콘티가 나왔을 때 남자 모델이 필요해서 일반인 모델보다 실제 남편인 연정훈씨가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동반 출연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연기자로서 유부남 이미지가 강조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거절을 했지만, 콘티를 상의하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줬다”고 말했다. 당시 연정훈·한가인 부부는 CF에서 달콤한 키스는 물론 베드신까지 선보여 진짜 부부만이 연출할 수 있는 다정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재현해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빙그레 아이스크림 CF 모델로 활동한 최수종·하희라 부부 또한 출연료를 낮춰 받았다. 제일기획 강한주 AE는 “정확한 금액을 밝히기 어렵지만 원래 두 사람의 출연료를 합한 것의 70% 정도만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을 CF 모델로 기용한 결정적인 이유로는 ‘잉꼬부부’ 이미지를 꼽았다. 강 AE는 “지금까지 특별히 스캔들에 휘말린 적도 없고, 광고에서도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줄 것 같아 기용했다”며 “이번 광고가 가족시트콤 형식을 띠고 있어 아이들까지 함께 찍길 원했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모델 측에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재 이재룡·유호정 부부가 쌍방울 트라이 모델로 활동 중이고, 탤런트 이천희도 얼마 전 임신 중인 아내 전혜진과 함께 에쓰오일 광고에 출연했다. 이처럼 스타 부부들의 CF 러시가 일고 있는 이유는 실제 부부를 광고에 등장시킴으로써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김은주 AE는 “소비자들은 일반 모델이 아닌 연예인 부부를 보면서 ‘실제로 저렇게 행복하게 살 것 같다’는 신뢰감을 얻는 것 같다. 행복한 가족상이 요구되는 생활용품에서는 더욱더 그런 이미지가 필요한데 스타 부부만큼 효율적인 모델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연예인 부부로선 동반 출연에 따른 부담감도 배제할 수 없다. 연기자의 경우 배역 설정에서 제약이 따르기도 하거니와, 스타 부부의 이혼과 별거가 잦은 요즘 과거에 부부가 함께 출연한 영상 자료가 끊임없이 대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강한주 AE는 “이혼하는 연예인 부부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스타 부부들의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연예인 부부일수록 작품에서건 CF에서건 더욱 빛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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