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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반가운 그녀

서른 살 캔디 김현주의 고민은…

글·김명희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2011. 03. 17

여배우가 캔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유효 기간은 20대까지다. 젊어서는 당차고 꿋꿋해 보이던 것도 나이 들면 억척스러워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숱한 드라마에서 시련 앞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캔디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현주도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고, 2년여 공백 기간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월 시작한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컴백한 그는 어떤 답을 들고 돌아왔을까.

서른 살 캔디 김현주의 고민은…


2년 전 ‘파트너’를 끝으로 브라운관을 떠났던 김현주(33)가 MBC 주말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돌아왔다. 어깨에 닿을 듯 찰랑이는 머리에 웃으면 귀까지 걸리는 커다란 입은 여전했지만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연륜과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김현주는 ‘인순이는 예쁘다’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유리구두’ 등에서 빠듯한 살림을 꾸리는 직장 여성, 가난한 집안의 심성 고운 딸로 등장했다. 스스로 드라마에서 명품 옷을 입어본 것은 특별출연한 ‘꽃보다 남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노라고 고백했다.
이번 드라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가 맡은 한정원은 출판사 사장의 딸. 초반에는 그 역시 드라마 제목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일을 선보이지만 곧 출생의 비밀이 탄로 나면서 졸지에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김현주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기존 이미지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아 출연을 망설이다가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조금씩 변형해가자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른 살이 넘으면서 새로운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는데 들어오는 캐릭터는 항상 똑같은 것들이었어요. 왜 제가 캔디 같은 역할만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한동안 그것 때문에 회의가 들어 ‘과연 이(배우) 길을 계속 가야 하나’라는 고민까지 했죠.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한 건, 정원이 선천적으로 무한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 때문이었어요. 그동안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인물을 연기해왔기 때문에 부유한 환경에서 살다가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 정원이 어떻게 적응하고 다시 일어설지 궁금했어요.”

선배들과 좋은 추억 만들고 후배들도 챙기고 싶어
김현주는 드라마에 출연한 또 다른 이유로 “좋은 선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이 드라마에는 고두심·장용·길용우·박정수 등 중견배우들이 출연하는데 이들과 함께라면 데뷔 초처럼 좋은 추억도 만들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데뷔 초에는 선배들과 오순도순 대사 연습을 하고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도 나눴던 기억이 있는데 최근에는 그러질 못했어요. 연기를 쉬면서 생각하니 그 당시 선배들과의 추억이 많이 의지가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런 기회를 자주 갖고 싶고, 후배들에게도 그런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배우로서 연륜이 쌓이는 만큼 아쉬운 것이 있다면 눈가에 잡히는 주름. 더군다나 이번 드라마에선 두 살 어린 이유리와 출생의 비밀로 얽힌 동갑내기로 캐스팅돼 적잖이 부담이 된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걸) 외면하고 싶지만, 모니터링을 할 때 쑥스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나름대로는 목소리 톤을 평소보다 높이고 말을 빨리 하는 등 어려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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