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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의 ‘짐승남’ 방자 변신기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CJ엔터테인먼트 제공

2010. 06. 08

김주혁의 ‘짐승남’ 방자 변신기


로맨티시스트 김주혁(38)이 거칠어졌다. 풀어헤친 마고자 사이로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는가 하면 감히 넘볼 수 없는 여자에게 거침없이 달려든다. 지난 5월 초 영화 ‘방자전’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김주혁은 “영화를 보신 분들은 방자가 너무 멋있어서 충격받을지도 모른다”며 웃음 지었다.
“춘향전을 읽으면서 한 번도 방자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시나리오를 보고 매우 신선했어요. 다만 방자가 너무도 남자다운 남자라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됐죠. 복근도 만들고 여러모로 노력을 했는데 영화 보시는 분들은 (멋있어서) 당황하실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아마 기존 춘향전에서의 방자와 다른 김주혁표 방자에 푹 빠져들 겁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방자가 몽룡과 함께 춘향에게 한눈에 반한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방자는 춘향이 신분 상승을 위해 몽룡과 정인 서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몽룡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떠난 사이 춘향과 사랑을 키운다. 이후 몽룡이 장원 급제해 고향으로 돌아오자 방자는 춘향이 ‘내 여자’임을 당당하게 밝힌다. 김주혁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춘향 역할을 맡은 조여정과의 베드신을 꼽았다.
“베드신을 몇 차례 찍어봤지만 이번 작품만큼 수위가 높았던 적은 없어요. 배우도 사람인지라 베드신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하는데 다행히 여정씨와 호흡이 잘 맞아서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자꾸 베드신 얘기만 해서 ‘김주혁 베드신 너무 좋아해’라고 기사가 날 것 같아 좀 걱정되네요(웃음).”

“촬영 때 고생 많이 해서 다음에는 양반·왕 역할 하고 싶어요”

김주혁의 ‘짐승남’ 방자 변신기


사극이 처음인 김주혁은 “촬영하면서 드라마 ‘추노’에 출연한 배우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싶더라”고 말했다.
“한겨울에 물속에 빠지는 장면을 연기해야 했는데 하인 신분이라서 옷 안에 내복도 껴입을 수 없었어요. 여름에는 하인을 하고 겨울에는 양반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사극을 하게 된다면 겨울에는 꼭 왕을 하고 싶네요(웃음).”
곁에 있던 류승범은 김주혁이 계곡에 빠지는 장면을 촬영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중삼중의 고통이 따르게 되는 장면이었는데 현장의 모든 스태프가 긴장한 채 김주혁을 응원한 덕분인지 무사히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주혁과 류승범은 부쩍 가까워진 듯한 눈치였다.
“승범이를 처음 봤을 때 자기 멋대로일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예의 바르고… 그 다음은 딱히 할 말이 생각 안 나네요. 뭐… 경우 없는 것 말고는 없달까?(웃음) 농담이고 평소 ‘김형, 김형’하고 격의 없이 따라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고, 작품 끝나고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 남자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캐릭터를 연기한 김주혁은 앞으로 ‘부드러운 남자’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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