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22일 배우 김성준(40)과 정애연(28)이 결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연예인의 결혼은 몇 달 전부터 언론에 오르내리기 마련. 더군다나 김성준은 영화 ‘오발탄’ 등으로 유명한 배우 고 김진규와 원로 여배우 김보애의 아들이다. 아들을 공개 입양한 것으로 유명한 배우 김진아가 그의 누나다. 마음만 먹으면 연예계 선후배의 축복을 한껏 받으며 웨딩마치를 울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모든 걸 조용히 진행했다.
결혼식은 소박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함께 다니는 교회 예배의 마지막 순서에 목사가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을 공표한 것. 교회를 찾았던 교인 1천여 명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줬다.
“하객들이 박수를 쳐줄 때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짜릿하기도 했고요. 마치 독립영화를 찍는 기분이었죠. (손가락을 보여주며) 예물로는 두 사람이 금가락지를 하나씩 나눠 꼈어요. 이거면 족합니다.”(김성준)
“저희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도와주겠다는 분도 많았어요. 하지만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예전부터 꿈꿔온 대로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린 것에 만족해요.”(정애연)
두 사람은 일주일 뒤, 지인들을 초대해 또 한 차례 결혼식을 올렸다. 정애연은 이날 웨딩드레스를 챙겨 입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두 사람을 아끼는 집안 어른들과 지인들을 모시기 위한 피로연이었다.
“뒤늦게 결혼 사실을 안 주변 분들이 많이 섭섭해하셨어요. 그분들께 실수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피로연을 겸한 파티를 열었죠. 언니(김성준의 누나)가 장소를 마련해주셨어요. 부모님들이 좋아하셔서 저희도 기뻤어요.”(정애연)
두 사람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BC ‘베스트극장’에 함께 출연하며 처음 만난 것. 하지만 그뿐이었다. 더 이상은 진전이 없었다. 그대로 끝날 뻔한 지지부진한 관계를 급진전시킨 이는 김성준이었다.
“첫눈에 느낌이 왔어요. 이 사람을 그냥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1년간 공을 들였죠. 열두 살이라는 나이 차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해요. 요즘은 제가 오히려 애연이한테 많이 배우는 걸요.”
열두 살 나이 차 극복, 올 여름 부모될 기대로 벅차
정애연은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김성준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처음에는 나이 차 때문에 거리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어른스럽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에 끌렸다.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해줬어요. 신년 초 제가 출연하는 영화‘아빠가 여자를 좋아해’가 개봉돼요. 그 동안은 주변 시선 때문에 오빠가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떳떳하게 찾아와서 축하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뻐요.”
두 사람은 아직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정애연의 배속에 4개월 된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김성준·정애연 부부를 만난 곳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체형관리 전문업체인 ‘14일 동안’. 정애연이 모델로 활동하는 곳이다. 결혼 전 다이어트 모델로 나섰던 정애연은 아이를 가진 후 임신부 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살이 좀 찌니 얼굴이 좋아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요즘 같이 행복한 때가 없던 것 같아요. 아직은 배속에 아이가 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나요. 주변 사람들이 챙겨주면 ‘임신을 하긴 했구나’할 뿐이죠(웃음).”
두 사람은 임신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양가 부모에게도 이미 알린 터라 당당히 밝히고 축복받고 싶었기 때문.
“원래 올 초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다가 아이가 생긴 걸 확인하고 시기를 앞당겼죠. 결혼식 직후에는 애연이가 많이 힘들어 해서 2주 정도 푹 쉬었어요. 신혼여행은 1월쯤 근교로 가볍게 다녀오려 해요. 요즘은 함께 아이에게 들려줄 음악CD를 사러 다니는게 큰 즐거움이에요. 아내도 얻고, 아이도 생겼으니 우선은 빨리 작품부터 잡아야 할 것 같아요(웃음).”
두 사람은 웃는 모습이 참 닮았다. 웃을 때 눈이 작아지고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까지 판에 박은 듯 비슷하다. 연인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전,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누이냐”는 질문도 자주 받았다고.
“그런 얘기를 들으면 왠지 기분이 좋아요. 부부가 닮으면 잘 산다고 하잖아요. 누구보다 많은 축복을 많으며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으니 이제는 잘 살아야죠. 그게 저희들이 할 몫이죠. 믿고 지켜봐 주세요.”(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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