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불러일으킨 열풍은 대단했다. 주연이던 김아중(27)은 영화 스토리와 똑같이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고, 그가 부른 ‘마리아’는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할 정도였다. 그해 김아중은 단 한 편의 영화 출연으로 춘사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차기작 소식은 간간이 들렸지만 그의 모습을 쉽게 볼 수는 없었다. 신중히 선택한 작품은 제작 자체가 무산되거나 지연됐다. 그러던 김아중이 지난 4월 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KBS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에서 톱스타 한지수를 연기하는 김아중은 “요즘 캐릭터에 푹 빠져 산다”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배우로서 성장하는 시간도 필요했고, 인간 김아중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시간도 필요했어요. 그래도 쉬면서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저 역할을 연기하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 생각을 하다가 촬영장에 들어서서인지 요즘 연기하는 즐거움이 남달라요.”
그는 쉬는 동안 잊힐 것이라는 불안감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그동안 많은 분이 ‘김아중씨, 왜 작품 안 해요?’라고 물어보셨죠. 사실 하고 싶을 만큼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인데 속상한 부분도 있었어요. 그때마다 의기소침하기보다 ‘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죠. 대학원에 들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고전영화를 보며 캐릭터 분석도 하고, 시나리오도 많이 읽었어요. 김아중이라는 배우의 빈 공간을 차곡차곡 채운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지난 3년간의 공백은 배우로서 빈 공간 채운 시간
그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이번 드라마에서도 톱스타 역할을 맡았다. 고심 끝에 결정한 배역이 같은 직업이라 의외라는 말에 그는 “직업만 그럴 뿐”이라고 답했다.
“두 인물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거든요. 한나가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는 어수룩한 사람인 데 반해 지수는 자신감 넘치면서도 사랑 앞에 나약한 사람이죠.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복잡한 감정을 가진 역할이라는 점에 끌려 큰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어요.”
극 초반, 그는 얼떨결에 우체국 직원인 구동백과 결혼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따뜻한 심성의 구동백에게 끌려 마음을 열게 된다. 김아중은 “그런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꿈꾸는 이상형이 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은 이상형과 전혀 다른 사람인 경우가 많아요. 그렇듯 마음만 통한다면 평소 생각한 이상형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거 아닐까요? 구동백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만난다면 저도 한지수처럼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렇다면 김아중의 실제 이상형은 어떨까?
“예전에는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이상형이었는데 요즘은 같이 있을 때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좋아요. 제가 촬영을 할 때나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날 때 굉장히 긴장하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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