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Secret ;“타월 스트레칭으로 근력과 유연성 키워요”
7년 동안 MBC ‘섹션 TV 연예통신’ ‘간판 리포터’로 활약했던 이지희(36). 그는 2년 전 출산과 동시에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데뷔 후 줄곧 일에만 전념해온 터라 출산 후에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것. 지난해 EBS 라디오 육아정보 프로그램을 맡아 1년 정도 진행하긴 했지만 그마저 올 봄 개편에 맞춰 하차했다.
그가 5개월 전 모든 일에서 손을 떼자 남편 홍재영씨(38)의 반응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고 한다. 결혼 후 6년 동안 아이 갖는 걸 미뤘을 정도로 일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그가 일을 그만두면 우울증에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것. 하지만 그는 남편의 우려와 달리 아이와 남편을 챙기며 아침을 시작하는 요즘이 행복하다고 한다.
“한창 일에 빠져 있을 때는 아이를 낳을 생각조차 안 했는데 지금은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고 엄마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주고 싶어요. 저 스스로도 그동안 방송활동을 하면서 소진해버린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을 갖고 싶고요.”
그는 라디오 진행을 그만두자 갑자기 모든 긴장이 풀려서인지 한동안 감기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고 한다. 그 후유증으로 한 달 새 몸무게가 5kg이나 불기도 했다고. 다이어트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아직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없는 그는 요즘 요가·스트레칭 등 정적인 운동을 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가장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타월 스트레칭. 수건 한 장을 이용해 몸매를 슬림하게 만들 수 있는 이 운동은 근력과 유연성은 물론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혼자 쉽게 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 그는 “처음에는 몸이 많이 뻐근해 힘들었는데 꾸준히 하다보니 서서히 라인이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 직후에는 헬스와 식사조절로 6개월 만에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왔는데 요즘은 다이어트가 쉽지 않아요. 그러던 중 얼마 전부터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이 한결 가뿐해지는 걸 느꼈죠. 잠자리에 들기 전 10분만 투자해도 다음 날 기분이 한결 상쾌해지더라고요. 아이도 제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수건을 달라고 해서 함께 동작을 따라해요(웃음).”
올해로 결혼 10년 차에 접어든 그는 야무진 음식 솜씨를 자랑한다. 친정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그는 가족 건강을 생각해 토속적인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짠다고 한다. 조미료도 직접 만들어 쓰는데 마른 표고버섯·새우·다시마 등을 프라이팬에 살짝 볶은 뒤 분쇄기로 갈아 냉동실에 보관해놓고 사용한다고. 육수도 미리 만들어놓으면 국 끓일 때나 아이 이유식 만들 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차를 좋아해서 여름이면 냉장고 안에 여러 종류의 차를 준비해둬요. 특히 새콤달콤한 맛을 지닌 오미자차는 아이도 좋아하죠. 보이차도 즐겨 마시는데 간을 튼튼하게 하고 장의 활동을 도와 소화불량과 변비를 없애줘요.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대파뿌리와 생강, 대추, 배를 넣고 달인 물을 마시고요.”
그는 채소나 과일은 주로 유기농으로 구입한다고 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소량씩 포장돼 있기 때문에 남아서 버리는 일이 거의 없다고. 요리할 때 쓰고 남은 자투리 채소는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언제든지 다시 사용할 수 있고, 냉장고 안도 깔끔하게 정리된다고 한다.
Lifestyle ; “정성들여 만든 장난감 가지고 노는 아이 모습 보면 뿌듯해요”
손재주가 좋은 이지희는 유기농 천이나 순면으로 인형·딸랑이 등 아이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준다.
요즘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한 원준이(3)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는 아침마다 거실에 있는 낮은 서랍장에 올라가 교회에서 배운 찬송가를 부르고 눈을 감은 채 웅얼웅얼 기도를 한 뒤 “아멘~” 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고. 그는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아이 나름의 장소를 정해 매일 기도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또한 아이는 엄마가 하는 건 무조건 따라하려고 하는데 그가 침대에 앉아 책을 보고 있으면 아이도 똑같이 침대 위로 올라와 베개 위에 쿠션을 받치고 책 읽는 시늉을 한다고. 몸이 안 좋아 누워 있기라도 하면 “엄마 아포?” 하고 걱정 어린 눈빛으로 쳐다봐 그에게 감동을 준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 요즘은 아이가 전화도 잘 받는데 전화기 너머로 ‘엄마’ 하는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해요. 얼마 전 기사를 보니까 아기의 웃음소리가 엄마한테는 마약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웃음).”
그는 요즘 아이 장난감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유기농 천이나 순면으로 인형·공·딸랑이 등을 만드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DIY 세트를 이용해 패턴을 따라 솜을 집어넣고 바느질만 하면 어렵지 않게 ‘엄마표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아이 키만 한 사람 모양의 인형은 아들 원준이가 가장 아끼는 것으로,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항상 옆자리에 앉힌다고. 솜 안에는 누르면 소리가 나는 기구를 넣어 아이의 흥미를 유발시킨다고 한다. 보통 작품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인형의 경우 2~3일 정도며 공이나 딸랑이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그는 “바느질을 하는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도 편안해진다”며 “내 아이가 직접 가지고 놀 걸 생각하면 흐뭇하다”고 말했다.
“아이가 입에 넣어도 안전하고 수시로 세탁이 가능해 위생적이에요. 엄마가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건 물론이고 아이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죠.”
그는 조만간 둘째도 가질 계획이다. 둘째를 낳은 뒤 다시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이 절실하기에 얼마 전에는 경기도 구리시 친정집 근처로 이사까지 갔다고 한다.
“원준이를 위해서는 둘째도 아들이면 좋겠다 싶다가도 딸 키우는 재미는 어떨지 궁금해져요. 시어른들도 집안에 손자밖에 없어서 ‘이왕이면 손녀를 부탁한다’고 말씀하세요(웃음). 앞으로 태어날 아이와 원준이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설레고 흐뭇해져요.”
그는 치열한 방송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있으면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몇 번이나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은 좋지 않은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 일이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한다.
“몇 년 전 지인이 ‘나쁜 기억은 아예 떠올리지 말고 잊어버려’라고 하시는데 그 말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쁜 생각은 금방 잊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방송일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좌절도 여러 번 맛봤지만 그럴 때마다 ‘앞으로 더 잘될 거야’ 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 같아요.”
그는 지난 97년 MBC 주최, 라디오 전문 DJ를 뽑는 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그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IMF 외환위기가 닥쳐 한동안 방송 출연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 그는 “대회에서 입상했을 때는 고속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엘리베이터가 지하로도 내려간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가끔 선배들이 펑크를 내거나 휴가를 갔을 때 마이크 앞에 앉을 기회를 얻었어요. 간간이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메인 진행자의 말을 끊었다고 해서 얼마나 곤욕을 치렀는지 몰라요. 하루 종일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렸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서러워요. 그 밖에도 사람들이 다니는 복도에서 오디션을 본 적도 있고, 외모 때문에 핀잔도 셀 수 없이 많이 받았죠.”
이지희는 “타월 한 장만 있으면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Mind Control ; “나쁜 일 곱씹어 생각하지 않는 게 스트레스 없이 사는 비결이에요”
방송계에 입문하기 전 음반 홍보와 대기업 사내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한 이력을 지닌 그는 스물여덟 비교적 늦은 나이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결혼하고 1년 뒤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리포터로 활동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방송 시작하고 한 달 정도 지났을 무렵, 스태프 중 한 명이 제 뒤에서 ‘아줌마’ 하고 부르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저보고 하는 소리인 줄 알고 ‘왜요?’ 했는데, 갑자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일제히 저를 쳐다봤어요(웃음). 그때까지 제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몰랐더라고요. 마침 그때 한창 ‘미시족’이 주목받던 터라 ‘아줌마 이미지’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TV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라는 그는 집에서는 큰 소리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신혼 초에는 남편과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했지만 점차 상대방에게 맞춰가는 법을 터득했다고. 그의 초등학교 친구인 시누이 소개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만난 지 4개월 만에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올렸는데 그 덕분에 결혼 후에도 한동안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며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남자형제가 없고 친정아버지도 조용한 성격이어서 결혼 전 남자가 화내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어요. 결혼하고 처음 부부싸움을 하면서 남편이 화내는 걸 보고는 무척 충격을 받았죠(웃음). 하지만 이제는 어디까지가 남편의 한계(?)인지 잘 알기 때문에 서로 부딪칠 일이 없고 또 남편이 뒤끝이 없는 성격이라 말다툼을 하더라도 금방 풀려요(웃음).”
잠깐의 휴식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지희. 조만간 그에게서 둘째 출산 소식과 함께 방송복귀 뉴스가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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