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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명희 기자의 스타 건강학

‘운동 마니아’ 김혜정 건강관리법 & 싱글라이프 공개

“골프와 마라톤 등으로 건강관리하고 꽃과 그림 벗하며 살아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8. 04. 24

‘전원일기’의‘복길엄마’로 유명한 탤런트 김혜정은 운동 마니아다. 골프는 전문가 버금가는 실력이며 하프 마라톤도 두 번이나 완주했다. 소녀 같은 감성의 소유자이기도 한 그가 건강한 싱글 라이프를 유지하는 비결을 들려줬다.

‘운동 마니아’ 김혜정 건강관리법 & 싱글라이프 공개

때로는 사는 공간이 그 사람을 말해주기도 한다. 탤런트 김혜정(47)의 서울 동부이촌동 아파트에 들어섰을 때 한강이 바라보이는 탁 트인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장식이나 가구 대신 이제 막 싹이 움트기 시작한 화분들과 오래 전부터 수집하기 시작했다는 그림들로 정갈하게 꾸며진 거실에서는 소박한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Lifestyle - 물·꽃·그림… 싱글 라이프를 풍성하게 해 주는 것들
“제 사주에 화기(火氣)가 많아 늘 물을 가까이해야 한대요.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울해진다는데 저는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져요.”
베란다에 매달린 서양난 꽃봉오리에는 물기가 촉촉하게 묻어 있었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듯한 태세였다.
“땀 흘리는 것 좀 보세요. 이렇게 고통의 순간을 보내고 나면 얼마나 예쁜 꽃을 피우는지 몰라요. 얼마 전에는 새로 움트기 시작한 한란꽃봉오리를 죽은 잎인 줄 알고 잘라냈다가 얼마나 미안했는지, 그 봉오리를 조심스레 작은 찻잔에 옮겨놓고 다시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기도하는 중이에요.”
그는 식물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아침이면 일어나자마자 거실에 음악을 틀어놓는다고 한다. 그는 마치 엄마가 자식을 키우듯 사랑을 쏟아 화분을 가꾸는 듯했다. 그는 지난 88년 시인인 황청원씨와 결혼했지만 2003년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다.

‘운동 마니아’ 김혜정 건강관리법 & 싱글라이프 공개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며 체계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김혜정.


“아이가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없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아요. 신이 모든 것을 다 주시지는 않잖아요. 무엇이든 집착하면 근심이 생기기 마련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데 연연하지 않고, 사는 동안 저 자신에게 충실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제 나름의 행복을 찾기로 했죠.”
그는 “오히려 아이를 키우는 건 혼자만의 즐거움이지만 꽃은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니 더 좋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혜정은 정성스럽게 가꾼 화분이나 꽃을 예쁘게 꽂아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선물한다고.
“제가 꽃을 꽂아서 보내면 다들 플로리스트의 작품인 줄 알더라고요(웃음). 받을 사람에게 어울리는 꽃을 고르고 받았을 때 얼마나 좋아할까를 상상하면 제가 더 행복해져요.”
꽃이 애정을 쏟는 대상이라면 그림은 그가 동경하는 꿈같은 것이다. 시간 날 때마다 고서점에 나가 화집을 사서 화가와 그림에 대해 공부하고, 틈틈이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한두 점씩 사 모으다 보니 집은 어느새 작은 갤러리가 됐다.
“미술을 체계적으로 배운 건 아니고 학창시절 사생대회에 나가 몇 번 상을 탄 정도예요. 아는 화가가 보더니‘열심히 해서 전시회를 한번 열면 어떻겠느냐’고 하시라고요(웃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잡념이 없어져 좋고 감상은 화가가 존재했던 시공 속으로 빠져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림을 수집하는 건 요즘 유행하는 재테크 차원은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함이죠.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사 모으지는 않아요.”

Beauty & Health Secret - “상황에 따라 여러 운동 번갈아 하고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해요”
‘운동 마니아’ 김혜정 건강관리법 & 싱글라이프 공개

김혜정은 테니스·골프·수영·마라톤 등 못하는 스포츠가 없는, 연예계의 소문난 운동 마니아다. 그의 집 침실 옆에는 트레드 밀, 노르딕 자전기, 벤치 프레스, 골프 퍼팅 연습기 등 헬스클럽을 방불케 하는 운동기구들을 들여놓은 트레이닝 룸이 있을 정도. 특히 골프는 몇 년 전 세미프로 테스트에 도전했을 정도의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
“2002년 ‘전원일기’가 끝난 뒤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골프를 시작했어요. 젊은 시절 테니스를 오래한 덕분에 체력이 뒷받침돼서인지 장타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이보희 선배, 이혜숙씨 등 동료 연기자들과 주로 골프를 쳤는데 가장 늦게 시작한 제가 급속도로 실력이 느니까 다들 당황하더라고요(웃음).”
그는 상황에 따라 완급 조절을 하고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골프가 인생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골프를 치다 보면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잘 안 풀린다고 조급해하다 보면 점점 더 자신을 컨트롤하기 힘들죠. 그럴 땐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잘못을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실수를 만회할 방법을 찾아야 하죠.”
연기자 마라톤 동호회‘거북이’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하프 마라톤(21.0975km)을 두 번이나 완주했다. 기록은 2시간 안팎. 기록을 좀 더 줄일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그는 언젠가는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마라톤은 체력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라 꾸준한 훈련을 통해 근력과 지구력을 키워야 해요. 저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지만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는 1km만 달려도 숨이 차더라고요. 하프 코스에 도전하기 위해서 일주일에 세 번, 하루 10km 이상씩 달리기를 했죠. 요즘은 집 근처인 한강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달리기를 하면서 체력관리를 해요. 컨디션이 여의치 않다 싶을 땐 자전거를 타고 뚝섬까지 왕복하기도 하고요.”

‘운동 마니아’ 김혜정 건강관리법 & 싱글라이프 공개

각종 운동 관련 책자를 섭렵, 전문가 못지않은 운동지식을 갖춘 그는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위해 유산소 운동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운동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10분 이상하고 근력 운동을 한 다음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해요. 운동이 끝난 다음에는 반드시 정리 스트레칭도 해야 하고요. 간혹 유산소 운동을 한 다음 근력 운동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면 근육이 울퉁불퉁하게 형성돼 미용효과가 반감되죠.”
식습관은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먹고 싶은 건 다 먹되 욕심 부리지 않는 선에서 식사를 마친다는 것.
“밥을 푸짐하게 차려 먹는 편은 아니지만 하루 세 끼를 꼭 제때 먹으려고 노력해요. 맛은 조미료 대신 다시마·멸치·버섯 가루를 이용해 내요. 간혹 촬영 때문에 식사시간을 놓칠 것 같은 날에는 메밀묵과 육수를 싸서 가져가 묵밥을 만들어 먹죠.”
81년 이휘향·김청·홍진희 등과 함께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83년부터 ‘전원일기’에 출연, 본명보다 ‘복길엄마’라는 극중 이름으로 더 유명해졌다. 그의 이름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사람도 ‘복길엄마’라고 하면 대번에 누군지 알아차린다.
“스물세 살 때 일용이와 선을 보는 장면을 시작으로 ‘전원일기’에 합류했어요. 처음엔 그렇게 오래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죠.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복길엄마에게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여배우로서 한창 아름다울 시절을 허름한 작업복에 파묻혀 보낸 그는 그 때문에 갈등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복길엄마’가 ‘LG’‘삼성’처럼 내 브랜드가 된 듯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Mind Control - “자신에 대한 확신과 신념 있으면 어떤 꿈이든 이룰 수 있어요”
“‘전원일기’ 때는 제가 피부가 하얗다고 일부러 손톱 밑에 때를 그리고 얼굴도 새까맣게 칠했어요. 그렇게 몇 년 지내다 보니 다른 동료 연기자들에 비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어 빠져나올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도 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복길엄마 역만 한다고 해서 내가 연기자가 아닌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화려한 연기자란 예쁜 옷 입고 고상한 배역을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 이후로는 다른 드라마를 기웃거리는 대신 펄벅이 쓴 ‘대지’의 여주인공 오란 캐릭터를 연구하며 진짜 농촌 아낙이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나중엔 고추 파동, 양파 파동이 벌어지면 대본 붙들고 울 정도가 됐죠.”
그는 얼마 전 모교인 전남 완주군 고산중학교에 장학금을 쾌척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어린 시절의 가난을 딛고 사랑받는 연기자로 자리 잡기까지 사회에 진 빚을 되갚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그는 또 얼마 전 독거노인 목욕 자원봉사를 위해 소정의 교육도 받았다고 한다. 일주일에 1회 정도 자원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제가 중학교 때 집안 사정이 어려워 졸업 앨범을 찾지 못했어요. 선생님이 등록금 안 낸 사람 일어서라고 하면 껑충한 아이가 하나 일어서곤 했는데 그게 바로 저였죠(웃음). 남들보다 가난했지만 좌절하거나 스스로 비참하다 여기지는 않았어요.‘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장학금을 내놓은 건 금전적인 지원 측면보다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친구들에게 ‘나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김혜정의 희고 고운 손가락에서는 세련미가 물씬 묻어났지만 넉넉한 웃음과 마음 씀씀이에는 여전히 인심 좋은 시골 아낙‘복길엄마’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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