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연예인 가운데 자연미인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어지고 있다. 꽃미남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남자 연예인의 성형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
영화배우 이미숙의 전남편으로 유명한 성형외과 전문의 홍성호 박사는 ‘연예인 성형의 대부’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그의 손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하거나 톱스타 대열에 오른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난 연말, 각종 영화제와 방송사 연기대상 등을 보면서 남몰래 많이 웃었어요. 제게 수술 받은 연예인들이 가슴을 자신 있게 드러낸 드레스 차림으로 당당하게 등장하는 모습이 흐뭇했거든요(웃음).”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슴이 보일 정도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는 사람은 김혜수가 유일했다. 그가 섹시함을 맘껏 드러낼 수 있었던 건 가슴이 남달리 풍만했기 때문. 그런데 최근에는 ‘김혜수류’의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장에 나타나는 연예인이 늘고 있고, 그중에는 노출 강도가 김혜수보다 한 수 위인 경우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에 대해 홍 박사는 “연예인 가운데 가슴 수술을 받은 이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풍만한 가슴은 여성성을 잘 드러내주는데다 사람들의 관심도 끌 수 있기 때문에 가슴 확대수술을 하는 연예인이 늘고 있어요. 연예인의 특징은 가슴을 무조건 크게, 좀 더 크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는 점이죠. 보통 여성은 가슴확대 수술을 할 때 180~200cc 크기의 보형물을 삽입하지만, 연예인은 200~250cc를 넣어달라고 주문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연예인이 선호하는 모양도 있다고 한다. 대접을 엎어놓은 것처럼 투박한 모양은 인기가 없다. 가장 널리 시술되는 모양은 물방울이 떨어지기 직전의 모습처럼 가슴 아래쪽이 도톰해 보이는 일명 ‘물방울 모양’. 홍 박사는 “물방울 모양 가슴은 자연스럽고 탐스럽게 느껴질 뿐 아니라 수영복을 입었을 때 보기 좋게 출렁거리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보통 여성들보다 크게 가슴 확대수술 하기를 원해
수많은 인기 스타의 성형수술을 집도해 ‘연예인 성형의 대부’로 불리는 홍성호 박사.
“연예인 성형수술의 가장 큰 특징은 완벽한 비밀 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연예인의 상담 및 수술은 대부분 일반인이 병원에 출입하는 진료시간을 피해 오전 일찍이나 오후 늦게로 정해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연예인은 수술 상담을 하러 병원을 방문할 때 남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중무장을 한다고 한다.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뒷문을 이용하면서도 혹시나 누가 알아볼까 신경을 곤두세운다고.
연예인 성형수술의 또 다른 특징은 수술보다 상담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 얼굴과 몸매가 장래의 연예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술에 들어가기 전까지 수술할 부위와 방법, 수술 후의 변화 모습 등에 대해 면밀히 논의한다고 한다.
홍 박사의 진료실에는 TV와 비디오플레이어, DVD플레이어가 구비돼 있는데, 모두 연예인의 과거 활동 자료를 점검하는 데 사용하는 물건들이라고 한다.
“연예인의 경우 수술을 하기 전 기존 활동 모습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술한 티가 최대한 나지 않게 수술하기 위해서죠.”
홍 박사의 책상에는 겉면에 연예인 이름과 그가 출연한 TV 프로그램 제목 등이 적힌 CD와 비디오테이프 등이 놓여 있었다. 이것들 모두 최근 홍 박사의 병원을 다녀간 연예인들이 두고간 ‘자료’라고 한다.
“기존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고 성형수술을 했다가 낭패를 본 연예인이 적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더 철저하게 과거 이미지를 분석하죠. 사실 사람들이 누구인지 몰라볼 만큼 변신한 사람 가운데 연예계에서 다시 성공한 이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미용 성형을 원하는 신세대 스타만 홍 박사를 찾는 것은 아니다. 홍 박사는 “최근엔 중년 남녀 연예인의 방문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아무리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라도 세월은 못 이기지 않습니까. 더구나 요즘은 선명한 화질의 LCD TV를 보유한 가정이 늘면서 자잘한 주름과 잡티가 화면에 고스란히 드러나 중년 연예인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보톡스와 주름제거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연예인들은 다들 농반진반으로 ‘다시 흑백 TV 시절로 돌아가면 좋겠다’고들 하죠(웃음).”
이런 중년 연예인들을 시술할 때 홍 박사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얼굴 근육을 유지하는 것. 그는 “연기자는 주름제거 수술을 잘못 받으면 큰코다친다”며 “얼굴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표정연기를 펼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나이 든 연기자 가운데 예전에 비해 표현력이 형편없이 떨어진 사람들이 있어요. 주름을 펴려다가 표정 연기를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근육까지 없애버린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되면 웃어도 웃는 것 같지 않고, 슬퍼도 슬퍼 보이지 않는 생명력 없는 연기를 하게 돼요. 얼굴 주름과 함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표정까지 잃은 사람을 보면 많이 안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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