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35)이 돌아왔다. CF에서만 종종 볼 수 있던 그가 4월 초부터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에 출연하고 있다. 극중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동차 디자이너 ‘현우’(박정철)와의 사랑을 키워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은수’ 역을 맡아 애절한 사랑 연기를 펼치고 있는 고소영에게 “실제로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해본 적이 있는지” 질문을 던지자 “항상 지고지순한 편”이라는 예상외의(?) 답이 돌아왔다.
“도시적이고 화려한 이미지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았어요. 외적인 모습과 더불어 배우라는 직업 또한 좋은 사람을 만나기 힘들게 하죠. 한번 교제를 시작하면 오래가는 편이에요. 처음에 누군가를 만나서 상대에게 광채를 느끼는 건 1, 2년에 불과하잖아요. 새로운 사람과 똑같은 과정을 겪는 건 무의미하죠. 남녀를 불문하고 ‘이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을 찾는 것은 환상인 것 같아요. 대체로 잘 맞는 사람이라면 서로 안 맞는 부분을 고쳐가면서 만나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지고지순한 편 아닌가요?(웃음)”
올해로 35세인 그는 한 살 아래인 전도연의 결혼에 자극을 받은 마음도 함께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몰랐다가 이번 드라마 촬영 때문에 호주에 다녀오니까 시집을 갔더라고요.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도 없었고, ‘결혼을 위한 결혼은 안 된다’ 주의인데 새삼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제 짝도 이 세상 어딘가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9년 만의 복귀지만 여전히 미모를 자랑한다. “9년 만인데 하나도 안 변했다”는 칭찬에 “은퇴한 것도 아닌데 컴백이라는 표현은 쑥스럽다”며 얼굴을 붉히는 그의 뷰티 노하우는 의외로 단순했다. 세 끼 식사와 충분한 수면, 그리고 얼굴 팩.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빡빡해요. 호주에서 서울로, 전라도에서 강원도로, 다시 서울로… 전국일주를 하는 바쁜 일정 때문에 차에서 잘 때도 부지기수죠. 그래도 하루 세 끼 다 챙겨 먹고 시간만 나면 자려고 합니다. 차 안에서 얼굴에 팩을 붙여놓고 자고 있으면 운전석에 있던 직원이 돌아보고는 깜짝깜짝 놀라죠(웃음).”
차갑고 도도하던 그가 변한 걸까.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영화 ‘언니가 간다’ 출연과 공중파 드라마로의 복귀는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그의 의지로 보인다. 고소영은 “도도한 깍쟁이와 친숙한 털털녀는 둘 다 내 모습”이라고 자평했다.
“사람들의 평가가 극단적이에요. 너처럼 살갑고 착한 아이는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깍쟁이 같다고 보는 분들도 있어요. 시간을 두고 친해지면 많이 풀어지고 재미있어지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내재돼 있는 내성적인 성격은 연기자로서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죠.”
드라마 시청률 저조, 강남 신축건물 지으며 소송 휘말려
현재 ‘푸른 물고기’의 시청률은 ‘톱스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6~8%에 머무르고 있다. 그 때문일까, 인터뷰 때 “컴맹이고,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이어서 인터넷을 멀리하고 있다”던 그는 1·2부가 나간 직후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청자들의 ‘예뻐 보이려고만 한다’는 지적에 대해 직접 해명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고소영은 ‘안녕하세요 고소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9년 만의 컴백으로 많이 긴장되고 떨립니다. 하지만 여러 추측성 기사로 저 또한 편치 않은 상태에서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기대하신 만큼 좋은 평가를 주신 분도 많고 또 실망하신 분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상 질책에 앞서 나쁜 글로 기사화되니 많이 속상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예뻐 보이려고만 한다는 글들을 보니 속상하네요. 물론 여배우로서 예쁘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쁜 표정에만 신경 쓰지는 않습니다”라며 주변의 평가에 서운한 속내를 드러냈다.
시청률 부진 외에도 고소영에게 닥친 악재는 또 있다. 지난 3월 말 일부 언론에서 그가 서울 청담동에 신축 중인 1백억원대 건물과 관련해 탈세 혐의로 서울지방국세청에 출두, 자금 출처와 세금 포탈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고소영 측에서는 국세청에서 조사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지난 4월 중순에는 문제의 신축공사 중인 빌딩 옆 건물주가 “지반이 내려앉는 피해를 입었다”며 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걸었다. 고소영의 소속사 측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무리한 보상금액을 요구했다”면서 맞대응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잇단 악재 속에서도 고소영은 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얼마 전 촬영 중 ‘부상투혼’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촬영 도중 빗길에 미끄러져 대리석 바닥에 얼굴을 부딪혀 잠시 기절할 정도로 다쳤지만 일정에 차질을 주지 않기 위해 얼굴에 든 멍을 분장으로 커버하고 촬영에 임한 것. “예쁜 척하지 않겠다”고 작심한 고소영. 그는 일련의 ‘성장통’을 앓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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