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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타의 새로운 모습

‘굿바이 솔로’ 통해 ‘연기자’로 돌아온 김민희

글·구가인 기자 / 사진·지재만, 조영철 기자

2006. 04. 04

최근 KBS 드라마 ‘굿바이 솔로’에 출연중인 김민희가 호평을 받고 있다. 한때 대표적인 신세대 아이콘으로 여겨지던 김민희는 이제 ‘연기자’로서 거듭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굿바이 솔로’ 통해 ‘연기자’로 돌아온 김민희

“다들 세게 보시는데요, 센 편은 아니에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민희(24)는 ‘의외’의 모습이다. 물음에 높낮이 없이 느릿한 말투로 조심스럽게 답하는 그 모습에서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며 도발적인 멘트를 날리던 N세대의 흔적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특유의 표정변화는 그대로다. 살짝 올라간 눈 꼬리에 도톰한 입술이 뾰로통하다는 느낌을 주는가 하면, 동그란 눈이 다 감길 정도로 해맑게 웃는 모습은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실제 감정변화보다도 표정이 더 크게 반응하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
실제로 드라마 작가 노희경으로부터 “표정이 살아 있다”는 평을 들은 김민희는 지난 3월1일부터 노 작가의 새 작품인 KBS 수목드라마 ‘굿바이 솔로’에 출연하고 있다. 카페 여사장 ‘최미리’ 역을 맡은 그는 배역을 따내기까지 다섯 번이나 퇴짜를 맞아야 했다. 그동안 보여준 철부지 이미지가 그 원인이었지만 결국 작가는 다섯 번씩 찾아온 ‘기특한 배우’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럼에도, 거절당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아프게 남기 마련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잠시 눈물이 비친 그는 ‘미리’가 그만큼 욕심나는 배역이었다고 말한다.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어요. 미리는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역할이었고, 미리의 자유로운 표현방식도 맘에 들었죠.”

‘미리’ 역 따내기까지 다섯 번 퇴짜 맞아… 닮은 듯 다른 얼굴, 민희와 미리
‘굿바이 솔로’ 통해 ‘연기자’로 돌아온 김민희

‘굿바이 솔로’의 ‘미리’와 실제 ‘민희’는 그 이름처럼 비슷한 점이 많다. 20대 중반이라는 나이대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인이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드라마에서 미리는 열여섯 살 연상 호철(이재룡)과 사랑을 나누고, 김민희에게도 아홉 살 연상 연인 이정재가 있다.
그러나 김민희는 “사랑하는 데 나이차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랑지상주의자’다.
“나이가 무슨 문제겠어요. 사랑하는데…. 사랑할 때 나이나 배경 같은 건 문제가 되지 않아요. 지금 저는 스물넷이지만, 열다섯 살에 가진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거든요. (연인과) 둘이 있을 땐 그런 감정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나이에 관계없이.”
이정재에게 “연기를 비롯해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김민희는 극 중 호철과 함께 있을 때 아이처럼 장난치는 ‘미리’의 모습과 자신이 닮았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최미리만큼 ‘깡’은 없다고.
“(미리는) 굉장히 대차요. 웬만한 남자들은 무서워하지 않아요. 모든 남자들에게 센 캐릭터인데 호철이 앞에서만 예외예요. 사랑 앞에서는 약해지는 캐릭터죠.”

소심한 성격의 자신과는 달리, 내지르고 감정변화가 심한 미리의 모습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는 김민희는 쉬는 동안 연기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책과 영화를 접하면서 감정의 폭을 넓혔다고 한다. 그가 최근 재미있게 본 영화는 짐 캐리와 케이트 윈즐렛 주연의 ‘이터널 선샤인’.
“연기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는 게 연기자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김민희는 이번 드라마에서 최대한 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의 화려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라고.
스물네 번째 생일이자 ‘굿바이 솔로’가 첫 방영된 3월1일, 김민희는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그의 연기력에 대해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진 것. 그러나 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어릴 때 운 좋게 모든 것이 잘 이뤄져서 정신이 없었어요. 오히려 지금 연기자로서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생겨요. 신세대 모델보다는 연기자로서 인정받고 싶어요. 한번 시작한 만큼 꾸준히 노력하면서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굿바이 솔로’에 최선을 다하고, 이후에는 어떤 역이든 좋은 기회가 생기면 쉬지 않고 연기하겠다”고 말하는 김민희. ‘진짜 연기자’로 성장하려는 그의 도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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