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8년째 굴곡 없이 브라운관을 지켜온 탤런트 정영숙(59). 그는 여자라면 한번쯤 ‘저렇게 곱게 나이 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연기자다. MBC 주말연속극 ‘결혼합시다’에서 시어머니를 모시며 아들, 며느리와 귀여운 신경전을 벌이는 그는 실제 자신의 생활도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주부들 생활이 다 똑같죠. 시부모 모시고 남편 내조하고 자식 뒷바라지하고…. 아들 내외는 분가해서 따로 살고 있는데 매일 집에 드나들다시피 해요.”
Lifestyle “의사였던 아흔 살 시아버님으로부터 장수비결 배우면서 살아요”
그는 십 년째 홀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대구에서 병원을 운영했던 그의 시아버지는 아흔 살인 지금까지 잔병치레 한번 없이 건강하다고 한다. 그는 “아버님을 모신다기보다는 배우면서 산다”고 말했다.
“시집이 장수하는 집안이에요. 시할머니도 모셨는데 여든아홉까지 사셨어요. 시아버님은 의사 출신이시라 본인이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세요.”
아무리 정정하다고 해도 연로한 시아버지의 건강을 챙기는 일은 그의 몫이다. 그는 사골을 항상 끓여놓고 수시로 드시게 하고 돼지고기를 삶아 냉동해두었다가 간식 대신 내놓는다고 한다. 또 매년 수삼을 말려두었다가 쪄서 홍삼을 만들어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용한다고.
그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비결로 소식을 꼽았다. 하루 세끼를 꼭 챙겨 먹되 식사량은 보통사람의 3분의 2 정도라는 것.
“아버님이나 남편이 과식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특별히 음식을 가리진 않지만 생선과 야채를 즐겨 드시고 구이나 튀김보다는 찜이나 조림을 좋아하시죠. 그리고 한 번 식탁에 올랐던 음식은 잘 안드세요(웃음). 그래서 저희 집은 음식을 조금씩만 만들어서 신선할 때 먹죠. 매번 음식을 새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대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요즘 같은 겨울에도 꼭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다.
“요즘 사람들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많이 찾는데 포장만 깔끔하지 신선도는 재래시장만 못한 것 같더라고요. 또 시장에 가면 삶의 활기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아요. 흥정하는 재미도 있고, 아무래도 많이 걸으니까 운동량도 많아지죠.”
슬하에 1남1녀를 둔 그는 2년 전 할머니가 됐다. 19개월 된 손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다고 한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육아에 시달리는 며느리를 위해 얼마 전 손수 김장을 해 보냈다고.
“아들이 결혼할 때 ‘너희들이 같이 살겠다면 집을 새로 짓겠다’고 했더니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분가를 시켰어요. 같이 살면서 불편한 것보다는 따로 살면서 자주 왕래하는 게 낫잖아요. 그런데 요즘 며느리가 손자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지 슬슬 들어와서 살았으면 하는 눈치더라고요. 아들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좀 밝은 성격의 며느리를 얻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저희 며느리가 꼭 그래요. 혈액형이 O형이라 그런지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서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죠.”
Health & Beauty Secret “등산과 스키, 포도주로 건강 관리해요”
35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일곱 살 연상의 남편은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다. 남편을 만난 이후 건강도 좋아졌다고.
“결혼 전에는 손발이 차고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결혼하고 나서 그런 증상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또 남편이 대범한 스타일이라 집안일이나 연기활동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제 의견을 존중해줘 맘고생할 일이 없었죠(웃음).”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살고 있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집 근처 삼각산에 오른다. “보기에는 약할 것 같지만 날다람쥐처럼 산을 잘 오른다”는 그는 두세 시간 등산을 하면 사우나한 것처럼 몸이 개운하다고 말한다. 젊은 사람도 오르기 힘들다는 한라산을 다섯 번이나 등반했다고.
“젊을 때는 골프를 좋아했는데 들이는 돈과 시간에 비해서 별로 얻는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10년 전부터 등산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밤 등산을 했는데 깜깜한 어둠 속에서 옆에 있는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오르는 재미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같이 산에 가자’고 권하죠. 또 낮에 올라갔다가 밤에 내려오면 낮과 밤의 서로 다른 풍광을 즐길 수 있으니까 그것도 좋고요.”
그는 또 스키 마니아이기도 하다. 스키가 생소하던 20여 년 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스키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때는 리프트가 없어서 새끼줄을 잡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스키를 타고 내려왔어요. 인공 눈도 없을 때라 스키를 탈 수 있는 시즌이 아주 짧았어요. 그래서 겨울이면 온 가족이 눈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살았죠. 요즘 사람들이 많이 타는 스노보드를 한번 배워보고 싶기는 한데 그러다 뼈가 부러질까봐 겁나서 못하겠어요.”
매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그는 몇 년 전 저혈압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하게 관리만 하면 되는데 한번은 반신욕을 하다가 큰일 날 뻔했다고.
“반신욕 열풍이 불 때 멋모르고 반신욕을 했다가 어지러워서 혼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혈압이 낮은 사람들에게 장시간의 반신욕은 금물이더군요. 아무리 뭐가 좋다고 해도 자기 몸에 맞아야지, 무작정 따라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저혈압에는 포도주가 좋다고 해서 요즘은 자기 전에 포도주를 한 잔씩 마시죠.”
그는 또 최근에는 물속에서 하는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수영을 못해도 물속에서 부지런히 다리를 놀리면 관절에 무리 없이 전신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50kg을 넘겨본 적이 없다는 그는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도 건강비결의 하나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많은 양의 운동을 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 중에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먹은 만큼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해요. 일이 없을 때는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서 식사 대접을 하고 그래도 심심하면 바람도 쐴 겸 해서 장을 보러 나가죠. 체구는 작아도 걸음걸이가 빨라서 젊은 사람들이 못 쫓아와요(웃음).”
Mind Control “봉사활동을 하면 얻는 게 더 많아요”
정영숙은 자선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선배 탤런트 김혜자 등과 함께 크리스천 연기자들의 모임 ‘연기자 기독신우회’를 결성하고 소말리아,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르완다, 이라크, 미얀마 등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그는 “베푸는 것보다 소문이 더 많이 나서 민망하다”며 “봉사활동으로 얻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가 처음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10여 년 전 삼중 스님의 권유로 교도소 재소자 교화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
“크리스마스에 떡을 해간 적이 있는데 한 재소자가 ‘앞으로 착하게 잘 살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더라고요. 그때부터 보람을 느끼기 시작해 다른 활동에도 눈을 돌리게 됐죠.”
그는 우리에게는 적은 액수의 돈이라 할지라도 지구촌의 다른 한 편에서는 아주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2만원이면 언청이 수술을 할 수 있는데 그 돈이 없어서 평생 언청이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또 아프리카에서는 백만원이면 수십 명의 어린이가 쓸 수 있는 모포와 식료품을 살 수 있어요. 봉사활동은 얼마를 기부하느냐가 아니라 작은 정성이라도 일단은 참여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1968년 데뷔, 올해로 연기 경력 38년째인 그는 주목받는 신인에서 시작해 한때는 정상의 자리에도 올라보았지만 이제는 주연보다 조연이 드라마의 감칠맛을 더한다는 것을 잘 아는 베테랑 연기자다. “배역에 대한 욕심보다 작품의 완성도에 신경을 쓴다”는 그의 말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한창 잘나가던 30대 중반에 ‘윤비’라는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은 적이 있어요. 당연히 제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저더러 주인공 엄마 역을 하라는 거예요(웃음).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죠. 그때부터 배역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맡은 역에만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재물보다 명예를 얻은 것에 감사하며 자식들에게도 올바른 정신을 물려주고 싶다는 정영숙. 그는 새해에는 손녀를 얻고 싶고 미국에서 공부하다 최근 한국에 돌아온 딸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한다.
“딸이 뒤늦게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고 있는데 요즘은 워낙 경쟁률이 치열해서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는 딸이 꼭 소원을 이루면 좋겠어요.”
“주부들 생활이 다 똑같죠. 시부모 모시고 남편 내조하고 자식 뒷바라지하고…. 아들 내외는 분가해서 따로 살고 있는데 매일 집에 드나들다시피 해요.”
Lifestyle “의사였던 아흔 살 시아버님으로부터 장수비결 배우면서 살아요”
그는 십 년째 홀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대구에서 병원을 운영했던 그의 시아버지는 아흔 살인 지금까지 잔병치레 한번 없이 건강하다고 한다. 그는 “아버님을 모신다기보다는 배우면서 산다”고 말했다.
“시집이 장수하는 집안이에요. 시할머니도 모셨는데 여든아홉까지 사셨어요. 시아버님은 의사 출신이시라 본인이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세요.”
아무리 정정하다고 해도 연로한 시아버지의 건강을 챙기는 일은 그의 몫이다. 그는 사골을 항상 끓여놓고 수시로 드시게 하고 돼지고기를 삶아 냉동해두었다가 간식 대신 내놓는다고 한다. 또 매년 수삼을 말려두었다가 쪄서 홍삼을 만들어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용한다고.
그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비결로 소식을 꼽았다. 하루 세끼를 꼭 챙겨 먹되 식사량은 보통사람의 3분의 2 정도라는 것.
“아버님이나 남편이 과식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특별히 음식을 가리진 않지만 생선과 야채를 즐겨 드시고 구이나 튀김보다는 찜이나 조림을 좋아하시죠. 그리고 한 번 식탁에 올랐던 음식은 잘 안드세요(웃음). 그래서 저희 집은 음식을 조금씩만 만들어서 신선할 때 먹죠. 매번 음식을 새로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대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게 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요즘 같은 겨울에도 꼭 재래시장에서 장을 본다.
“요즘 사람들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많이 찾는데 포장만 깔끔하지 신선도는 재래시장만 못한 것 같더라고요. 또 시장에 가면 삶의 활기 같은 것이 느껴져서 좋아요. 흥정하는 재미도 있고, 아무래도 많이 걸으니까 운동량도 많아지죠.”
슬하에 1남1녀를 둔 그는 2년 전 할머니가 됐다. 19개월 된 손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다고 한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육아에 시달리는 며느리를 위해 얼마 전 손수 김장을 해 보냈다고.
“아들이 결혼할 때 ‘너희들이 같이 살겠다면 집을 새로 짓겠다’고 했더니 대답을 안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분가를 시켰어요. 같이 살면서 불편한 것보다는 따로 살면서 자주 왕래하는 게 낫잖아요. 그런데 요즘 며느리가 손자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지 슬슬 들어와서 살았으면 하는 눈치더라고요. 아들이 내성적인 성격이라 좀 밝은 성격의 며느리를 얻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저희 며느리가 꼭 그래요. 혈액형이 O형이라 그런지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서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죠.”
Health & Beauty Secret “등산과 스키, 포도주로 건강 관리해요”
35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한 일곱 살 연상의 남편은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이다. 남편을 만난 이후 건강도 좋아졌다고.
“결혼 전에는 손발이 차고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결혼하고 나서 그런 증상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또 남편이 대범한 스타일이라 집안일이나 연기활동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제 의견을 존중해줘 맘고생할 일이 없었죠(웃음).”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살고 있는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집 근처 삼각산에 오른다. “보기에는 약할 것 같지만 날다람쥐처럼 산을 잘 오른다”는 그는 두세 시간 등산을 하면 사우나한 것처럼 몸이 개운하다고 말한다. 젊은 사람도 오르기 힘들다는 한라산을 다섯 번이나 등반했다고.
“젊을 때는 골프를 좋아했는데 들이는 돈과 시간에 비해서 별로 얻는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10년 전부터 등산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밤 등산을 했는데 깜깜한 어둠 속에서 옆에 있는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오르는 재미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같이 산에 가자’고 권하죠. 또 낮에 올라갔다가 밤에 내려오면 낮과 밤의 서로 다른 풍광을 즐길 수 있으니까 그것도 좋고요.”
그는 또 스키 마니아이기도 하다. 스키가 생소하던 20여 년 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생각하다가 스키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때는 리프트가 없어서 새끼줄을 잡고 꼭대기까지 올라가 스키를 타고 내려왔어요. 인공 눈도 없을 때라 스키를 탈 수 있는 시즌이 아주 짧았어요. 그래서 겨울이면 온 가족이 눈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살았죠. 요즘 사람들이 많이 타는 스노보드를 한번 배워보고 싶기는 한데 그러다 뼈가 부러질까봐 겁나서 못하겠어요.”
매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그는 몇 년 전 저혈압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평소 꾸준하게 관리만 하면 되는데 한번은 반신욕을 하다가 큰일 날 뻔했다고.
임신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지금껏 50kg을 넘겨 본 적이 없다는 정영숙. 그는 소식을 하고 먹은 만큼 몸을 움직여 칼로리를 소비한다고.
“반신욕 열풍이 불 때 멋모르고 반신욕을 했다가 어지러워서 혼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혈압이 낮은 사람들에게 장시간의 반신욕은 금물이더군요. 아무리 뭐가 좋다고 해도 자기 몸에 맞아야지, 무작정 따라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저혈압에는 포도주가 좋다고 해서 요즘은 자기 전에 포도주를 한 잔씩 마시죠.”
그는 또 최근에는 물속에서 하는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수영을 못해도 물속에서 부지런히 다리를 놀리면 관절에 무리 없이 전신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50kg을 넘겨본 적이 없다는 그는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도 건강비결의 하나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많은 양의 운동을 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 중에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먹은 만큼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해요. 일이 없을 때는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서 식사 대접을 하고 그래도 심심하면 바람도 쐴 겸 해서 장을 보러 나가죠. 체구는 작아도 걸음걸이가 빨라서 젊은 사람들이 못 쫓아와요(웃음).”
Mind Control “봉사활동을 하면 얻는 게 더 많아요”
정영숙은 자선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선배 탤런트 김혜자 등과 함께 크리스천 연기자들의 모임 ‘연기자 기독신우회’를 결성하고 소말리아,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르완다, 이라크, 미얀마 등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그는 “베푸는 것보다 소문이 더 많이 나서 민망하다”며 “봉사활동으로 얻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가 처음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10여 년 전 삼중 스님의 권유로 교도소 재소자 교화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
“크리스마스에 떡을 해간 적이 있는데 한 재소자가 ‘앞으로 착하게 잘 살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더라고요. 그때부터 보람을 느끼기 시작해 다른 활동에도 눈을 돌리게 됐죠.”
그는 우리에게는 적은 액수의 돈이라 할지라도 지구촌의 다른 한 편에서는 아주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2만원이면 언청이 수술을 할 수 있는데 그 돈이 없어서 평생 언청이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요. 또 아프리카에서는 백만원이면 수십 명의 어린이가 쓸 수 있는 모포와 식료품을 살 수 있어요. 봉사활동은 얼마를 기부하느냐가 아니라 작은 정성이라도 일단은 참여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1968년 데뷔, 올해로 연기 경력 38년째인 그는 주목받는 신인에서 시작해 한때는 정상의 자리에도 올라보았지만 이제는 주연보다 조연이 드라마의 감칠맛을 더한다는 것을 잘 아는 베테랑 연기자다. “배역에 대한 욕심보다 작품의 완성도에 신경을 쓴다”는 그의 말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한창 잘나가던 30대 중반에 ‘윤비’라는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은 적이 있어요. 당연히 제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저더러 주인공 엄마 역을 하라는 거예요(웃음).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죠. 그때부터 배역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맡은 역에만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재물보다 명예를 얻은 것에 감사하며 자식들에게도 올바른 정신을 물려주고 싶다는 정영숙. 그는 새해에는 손녀를 얻고 싶고 미국에서 공부하다 최근 한국에 돌아온 딸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한다.
“딸이 뒤늦게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고 있는데 요즘은 워낙 경쟁률이 치열해서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올해는 딸이 꼭 소원을 이루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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