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또 한 쌍의 스타 커플이 탄생했다. 김승우(36)·김남주(34)가 5월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것. 지난 4월 말 결혼계획을 처음 밝힌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왔어요. 교제 사실도 측근들만 알고 있었고요. 김남주씨가 다니는 미용실 멤버인 유호정, 신애라, 이혜영, 오연수, 최지우씨와 저와 가까운 박중훈, 장동건, 공형진, 배용준씨 정도요. 비밀을 지켜준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어요.”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김승우를 바라보던 김남주는 “결혼소식도 그분들에게 가장 먼저 알렸는데 다들 진심으로 축복해주었다”면서 “특히 이혜영씨 같은 경우는 자기 가슴에 꽃이 피는 것 같다며 축하해주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초 유호정의 주선으로 첫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KBS 미니시리즈 ‘로즈마리’에서 김승우와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좋은 인상을 받은 유호정이 같은 미용실에 다니는 연예인들의 모임에 그를 초대해 둘의 자연스런 만남이 이루어진 것. 이 모임을 통해 자주 어울리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튼 두 사람은 지난해 4월15일 첫 키스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한다.
지난해 초 유호정의 주선으로 처음 만나 크리스마스 이브에 프러포즈
“바에서 단둘이 술 마시기 내기를 했어요. 사실 술은 저보다 김남주씨가 더 잘 마시는데 일부러 제가 흑기사를 자청했죠. 술을 대신 마셔주는 조건으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해서 뽀뽀를 하고 싶다고 했어요(웃음).”
그날 이후 두 사람은 둘만의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며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나갔다. 데이트는 주로 집과 차 안에서 이루어졌는데 김승우는 김남주를 만날 때마다 “이 여자라면 늘 내 곁에 있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미연과의 이혼으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아픔이 있는 그로서는 김남주에게 청혼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으며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사실 김남주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에 많이 끌렸어요. 마음 가는 대로 표현했더라면 좀 더 이 순간이 빨리 왔겠지만 둘다 적지 않은 나이라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청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이게 과연 올바른 판단인지 저 자신에게 물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구하면서 이성으로 통제하려고 노력했고요.”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인간적인 느낌 자체가 좋았다. 김남주씨라면…”이라고 대답한 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곁에 있던 김남주가 “김승우씨와 만나면서 내 인생을 걸어도 좋을 만한 믿음직한 남자로 느껴졌다”면서 “김승우씨가 오랜 고민 끝에 ‘남주, 오빠랑 결혼할래?’ 하고 청혼했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네, 그래요’라고 대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하자 김승우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한 김남주는 “오빠는 굉장히 믿음직한 남자지만 굉장히 마음이 여려 옆에서 내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면서 “일적인 문제, 사적인 일로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오빠가 옆에서 큰 힘이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참 용기 있는 사람이라 제가 굉장히 좋아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요. 저는 무척 소심하고 용기가 많이 부족한데 제가 갖고 있지 않은 좋은 면들을 오빠가 갖고 있어 앞으로도 많이 의지가 될 것 같아요.”
김남주의 인간적인 매력과 김승우의 듬직한 모습에 끌렸다는 두 사람.
프러포즈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김승우가 특별한 청혼 선물을 건네주면서 했다고 한다.
“특별한 날인 만큼 둘이서 멋지게 차려입고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최대한 멋을 내고 김남주씨를 차에 태우고 가면서 차 앞 서랍에 들어 있는 선글라스를 달라고 했죠. 미리 선글라스 케이스 안에 결혼반지를 넣어두었거든요.”
이에 김남주는 “캄캄한 밤에 선글라스를 찾는 김승우씨의 행동이 왠지 미심쩍었지만 결혼반지를 숨겨두었을 줄은 몰랐다”면서 “예쁜 반지를 발견했을 때 무척 고맙고 감격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건망증 심한 김남주가 부모와 한 약속 잊으면서 고민에 빠지기도
그동안 연기 대신 CF 활동을 통해 간간이 모습을 보여온 김남주는 해외 촬영을 다녀올 때마다 김승우에게 선물을 건넸다고 한다. 김승우는 “남주씨가 자기 옷이나 물건보다 내 것을 많이 챙겨줬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처음 받은 오렌지색 니트”라고 밝혔다.
“제가 오렌지색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그 옷은 작품 첫 미팅이나 중요한 자리에만 입고 나갔어요. 저한테 행운을 주는 니트라는 생각이 들어서요(웃음).”
김승우가 지난해 7월 영화 ‘천군’의 중국 현지 촬영을 떠나 두 사람은 한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대신 매일 전화로 통화하면서 애틋한 사랑을 나눴다. 중국에 머무는 동안 촬영 여건이 열악해 고생을 많이 한 김승우는 “힘들 때마다 더 보고 싶었다”면서 “촬영 스태프들까지 통틀어서 내 전화요금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오빠가 중국 외에도 부산, 거창 등지로 촬영을 다녀 못 보는 날이 많았는데 그때는 저 나름대로 집에서 할 일이 많았어요. 오빠가 한국에 돌아오면 같이 살 집을 짓고 있었거든요. 그 집을 어떻게든 빨리 완공해 중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어요.”
김승우는 김남주가 “집에 놀러온 친구들을 위해 요리 솜씨를 발휘할 때 가장 예뻐 보인다”면서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바쁜 상황이면서도 스스로 알아서 마음을 써준다”며 흐뭇해했다.
김승우는 매사 꼼꼼한 반면 김남주는 덤벙대는 성격. 그로 인해 평소 중요한 일정이나 약속을 잘 잊어버리던 김남주는 급기야 김승우의 부모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어기는 ‘대형 사고’를 친 일도 있다고. 당시 김승우는 김남주가 내심 자신을 좋아하지 않아서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닌가 하고 잠시 고민했다고 한다.
“다른 일정이 잡혀 있는 걸 깜박 잊고 제가 먼저 오빠한테 부모님을 뵈러 가자고 했던 거예요. 결국 부모님과 약속을 어긴 게 되어서 정말 죄송했어요. 그런데도 부모님이 저를 너그럽게 이해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두 사람은 지난해 가을 추석을 전후로 양가 어른을 만나 정식으로 교제를 허락받았다고 한다. 먼저 김남주의 어머니를 만나 정식으로 인사를 올린 김승우는 “처음부터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말했다.
“다 김남주씨가 사전에 많은 설득작업을 벌인 덕분이죠. 어머니가 저를 참 좋아하세요. 심지어 지금은 남주씨와 다퉈 전화를 드리면 제 편을 들어주실 정도로요.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이 모습 잃지 않고 어머니한테 떳떳한 사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승우가 이처럼 남다른 각오를 밝힌 데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한 김남주의 영향도 크다. 김남주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와 사별한 김남주의 어머니는 홀몸으로 2남2녀를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이 많았지만 항상 의연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일관하며 자식들 모두 올곧고 성실하게 키워냈다고 한다. 때문에 자식들이 하나같이 어머니에게 잘 하는데, 특히 막내딸 김남주는 어디를 가면 가장 먼저 어머니 선물부터 챙기고 어머니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매사 지극정성 신경을 쓰는 효녀라고.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남다른 김남주는 김승우의 부모에게도 잘해 그의 부모로부터 ‘친딸’ 같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친구네 집에 가도 왠지 아버님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승우씨 아버님은 처음부터 친아빠처럼 생각될 정도로 잘 해주셨어요. 또 오빠한테는 전화를 잘 안 하는데, 저한테는 자주 전화해 안부를 물어보세요. 어머님도 제가 조금이라도 불편할까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두 사람이 다퉜을 때 ‘사랑의 메신저’ 역할해준 장동건이 사회 맡아
양가에 교제를 허락받은 후 두 사람은 가까운 측근들에게 교제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먼저 둘의 관계를 안 사람은 장동건이라고 한다. 장동건은 김남주와 ‘모델’이라는 드라마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고, 김승우와도 호형호제하는 절친한 사이. 그래서 두 사람이 다퉜을 때는 양쪽을 오가며 사랑의 메신저 역할도 해주었다고 한다.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생각이 깊고 입도 무거운 정말 괜찮은 후배예요. 저희가 그동안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사귄다는 소문이 돌았는데도 직접 저희 입으로 결혼을 발표할 때까지 묵묵히 지켜봐주었어요. 저희가 만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준 유호정씨께는 옷 한 벌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웃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남달라 김승우의 부모로부터 ‘친딸’ 같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김남주.
결혼 발표를 하기 전 양가 상견례를 마친 두 사람은 워커힐호텔에 미리 가명으로 예식을 예약해두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워커힐호텔을 선택한 이유는 김승우가 지난 2001년 MBC 드라마 ‘호텔리어’를 촬영하며 ‘명예지배인’으로 위촉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또한 김남주가 지난해 6월 결혼한 친구 이혜영으로부터 부케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제가 부케를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혜영씨도 무심코 던졌는데 제 쪽으로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 김승우씨도 있었는데 어느 사진을 보니 제가 부케를 받을 때 무척 흐뭇하게 웃고 있더라고요. 부케를 받은 덕분에 저희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요(웃음).”
결혼 발표 후 야외와 실내 중 어디에서 결혼식을 올릴까 고심하던 두 사람은 야외가 주는 번잡함이 싫어 실내 비스타홀로 정했다. 또 주례는 조순 전 부총리가, 사회는 두 사람의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영화배우 장동건이 각각 맡았다.
김남주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왕이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선택했다. 베라왕은 샤론 스톤, 우마 서먼, 멕 라이언 등 할리우드 최고 스타들이 선호하는 드레스로 부상하면서 국내에도 알려진 브랜드. 기존 웨딩드레스의 요란한 장식을 배제하고 단순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김남주와 함께 웨딩드레스를 보러다녔다는 한 측근은 “김남주씨가 원래 베라왕의 디자인을 좋아해 베라왕이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했다”면서 “베라왕 숍을 찾았는데 마침 마음에 꼭 드는 디자인이 있어 구입하겠다고 했더니 그쪽에서 결혼 기념 선물로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혀 고맙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남주씨는 가까운 친지, 지인들의 축복을 받으며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했어요. 결혼준비를 하면서 협찬을 받지 않으려고 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여기저기서 협찬을 받으면 결혼식이 아니라 화려한 이벤트처럼 비치잖아요.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싶어 하고, 또 고마운 관심을 모른 척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서 일부 협찬을 받았어요. 특히 웨딩드레스 같은 경우는 빌려주는 것도 아니고 평생 간직할 수 있도록 선물로 준 거라 무척 고마워했어요.”
지난해 추석 전부터 공사를 시작해 최근 인테리어 공사까지 끝마친 신혼집. 연예계의 패션리더 김남주가 자신의 미적 감각을 한껏 발휘해 지은 집으로, 은회색 지붕과 흰색 외벽의 세련된 조화가 돋보이는 유럽풍 단독주택이다.
두 사람이 웨딩 촬영과 폐백 때 입을 한복은 박술녀 한복에서 협찬했다. 웨딩 촬영 및 결혼식 날 두 사람의 헤어와 메이크업은 김남주의 단골 미용실인 이경민포레에서 맡았다. 김남주의 헤어를 담당하고 있는 헤어디자이너 이미희씨는 “한복 촬영 때는 깨끗하게 머리를 빗어올렸고, 웨딩 촬영 때는 약간 긴 듯한 복고풍의 단발머리를, 결혼식 때는 보통 신부들이 즐겨 하는 올백 스타일 대신 내추럴하게 틀어올린 머리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의 메이크업을 담당해온 이경민 원장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수경씨는 “웨딩 촬영 때는 투명하고 윤기나면서도 내추럴한 메이크업으로 요정같은 느낌을 살렸으며 결혼식 때는 김남주씨가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원해 자연스러우면서 싱그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하와이로 신혼여행 다녀와 삼성동에 신접살림 차릴 계획
두 사람은 지난 5월16일 서울 청담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양가 부모와 함께 한복 촬영을 했는데, 이날 진행을 도와준 박술녀 원장은 “두 사람은 물론 양가 어른들도 한복이 무척 잘 어울렸다”면서 “두 사람은 궁중에서 가장 큰 행사 때 입는 왕과 왕비복을 입고 촬영했다”고 전했다.
“5시간 동안 촬영이 진행됐어요. 하이라이트는 두 사람이 왕과 왕비의 결혼식 의상을 입은 모습이었어요. 한쌍의 원앙처럼 잘 어울리더라고요. 양가 어른들도 두 사람을 지켜보면서 무척 흐뭇해하셨고요. 두 사람은 예의 바르고 상대를 배려할 줄도 아는 멋쟁이 부부더라고요. 덕분에 촬영이 아주 즐거웠어요(웃음).”
두 사람은 결혼식을 치른 다음 날인 5월26일 미국 하와이로 7박8일간 신혼여행을 다녀와 서울 삼성동에서 신접살림을 차린다. 지난해 추석 전부터 공사를 시작해 최근 인테리어 공사까지 끝마친 이 신혼집은 김남주가 자신의 미적 감각을 한껏 발휘해 지은 집으로, 은회색 지붕과 흰색 외벽의 세련된 조화가 돋보이는 유럽풍 단독주택이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김남주는 올 초부터 이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또한 김승우가 이 집에 드나드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어 “두 사람이 이미 신접살림을 차린 것 같다”는 얘기도 들렸다. 지난 5월17일 이 집을 처음 찾았을 때 마침 집안에 있던 김승우는 “김남주씨는 외출했고, 나는 손님이 찾아와 미팅 중”이라면서 “결혼할 사이니 자주 찾기는 하지만 아직 같이 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 결혼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면서 “예쁘게 잘 살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이는 하나만 낳을 계획이라고 한다. 30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인생의 반쪽을 찾은 두 사람은 “둘 다 같은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서로 통하는 부분도 많고 이해의 폭도 넓고 여러모로 좋은 게 많다”면서 “주변의 관심과 사랑, 격려, 우려 모두 다 가슴에 새기고 예쁜 사랑 키워나가면서 모범이 되는 부부가 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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