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의 열애 사실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당시 스크린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던 톱스타 전도연(30)과 재벌 2세인 최우진씨(33)의 만남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사업을 하는 청년사업가 최우진씨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의 고현정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한 것.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99년 가을. 평소 두 사람과 모두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마련한 자리에서였다. 하지만 서로 별다른 느낌을 갖지 못했던 두 사람의 만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전도연은 지인에게 “좋은 사람인 것 같기는 한데 내 스타일은 아니다. 재벌 2세라는 사실도 부담스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후 식당이나 바에서 간혹 마주치는 일은 있었지만 서로 눈인사를 나누는 정도로 지나쳤다고.
그렇게 3년이 지난 2002년 9월초, 두 사람을 연인으로 맺어준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강남의 한 포장마차에서 매니저와 술을 마시다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로부터 합석 요구에 술을 따르라는 요구까지 받는 등 난감한 상황에 처한 그를 최씨가 나서서 구해준 것. 마침 같은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던 최씨는 서둘러 그들 자리로 옮겨와 취객들을 상대했고, 전도연은 그 사이에 자리를 떠나 곤혹스런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최씨는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던 취객들에 의해 상해를 입었다. 결국 그날의 사태는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해결됐고 졸지에 사건의 당사자가 된 최씨는 경찰서까지 다녀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전도연은 미안한 마음에 최씨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이후 몇 차례 만남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열애설이 터지자 두 사람은 교제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연인’이라는 표현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교제 기간이 워낙 짧은데다가 당시 전도연이 SBS 미니시리즈 ‘별을 쏘다’의 촬영을 시작하면서 만날 시간이 더욱 줄어들어 서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것.
지난 3월 해외로 화보 촬영을 다녀온 이후 멀어져
그러나 밤늦게 드라마 촬영이 끝난 전도연을 최씨가 일산 집까지 데려다주는 등 그들만의 데이트를 즐기며 사랑을 점점 키워갔다. 이후 드라마가 종영되고 여유가 생기면서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식당에서 다정하게 식사를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팬들에게 자주 목격돼 공개적인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난 4월 중순쯤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도연을 잘 아는 측근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해외로 화보촬영을 다녀온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결별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것.
지난 3월말 전도연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해외에서 화보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어머니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심하게 아팠던 것. 게다가 일흔이 넘어 연로한 아버지마저 어머니 간병을 하느라 탈진한 상태였다. 놀란 가슴을 달랠 길도 없이 부랴부랴 병원으로 어머니를 옮겼으나 병원 측의 진단은 ‘원인 불명’.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측근은 “이후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겨 정확한 병명을 알아낼 때까지 그 혼자 거의 매일 어머니의 병실을 지키며 간병을 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어머니는 현재 건강을 되찾은 상태.
늦둥이로 태어나 평소 연로한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어머니 병간호에 지극 정성이었다고 한다. 한창 촬영이 진행중인 영화 ‘스캔들-남녀상열지사’도 감독의 양해를 구해 자신의 촬영 분은 뒤로 미룰 정도였다.
“이미 화보촬영 탓에 영화촬영을 한차례 미룬 상태였어요. 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또 한번 미루니 제작진에게 얼마나 미안했겠어요. 또 밤낮으로 병간호에 매달리다 보니 몸도 많이 상했죠. 집안일과 영화 촬영 때문에 여러 모로 힘겨운 시기였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연인 최씨에 대해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화보촬영과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는 한달 동안 두 사람의 만남은 극히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남과 연락이 뜸해지면서 두 사람 사이도 자연스럽게 멀어진 것.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촬영하며 바쁜 나날 보내
재벌 2세와의 열애로 화제를 일으켰던 전도연. 그러나 8개월 만에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최씨의 지인들은 그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런 최씨는 지난해 전도연을 만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그것은 전도연도 마찬가지. 지난해 9월 최씨를 만날 무렵, 그는 극도의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연초 개봉한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가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한 데다 6월부터 촬영에 들어가기로 했던 영화가 기획단계에서 무산되는 아픔까지 겪은 것. 그 역시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이와 관련, 측근은 “두 사람 모두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때에 만나 금방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한 것 같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면서 조금씩 거리감이 생긴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평소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한 감성을 지닌 자신을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았던 그는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최씨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도연은 누가 그에게 일과 사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주저없이 사랑을 선택하겠다는 ‘사랑지상주의자’로 알려졌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일을 포기하라고 하면 한국 최고의 여배우라는 타이틀도 기꺼이 반납하고 전업주부로 살아가겠다’는 뜻도 있음을 내비쳤던 것.
그러나 그는 이번 결별을 통해 아직 연인보다는 가족과 일에 더 애정이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SBS 드라마 ‘별을 쏘다’를 통해 5년 만에 성공적인 안방복귀를 이뤄낸 그는 요즘 배용준·이미숙 등과 함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촬영에 매달리고 있다. 영화 ‘해피엔드’ 이후 다시 한번 스크린의 여왕으로 등극하겠다는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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