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한다는 자체가 부담스러웠어요. 잘 모르는 사람들과 과연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을까, 화장은 어떻게 하나, 옷은 어떻게 입나 그런 게 걱정됐는데 의외로 편하고 좋더라고요.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이 함께 여행 가서 생활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니까 시청자들도 자신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에 대리 만족이 된다고 하세요.”
▼ 원래 낯을 가리는 편인가요.
어릴 땐 심했는데 나이 드니 덜해지더라고요. 20대 후반부터 성격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노력한 것 같기도 하고, 〈불청〉의 영향인 것도 같아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낯가림이 거의 없어졌거든요.
▼ 〈불청〉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출연자를 꼽는다면.
다 너무 좋아요. 제작진과도 매번 이야기하는 게,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일 수 있느냐는 거예요. 정말 다 좋은 사람만 모인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모든 걸 내려놓을 나이대여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모가 나거나 주위를 불편하게 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감사한 일이죠.
▼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있나요.
사실 관심이 없었는데 (강)수지 언니와 (김)국진 오빠를 보며 자극 좀 받았죠. 결혼까지는 몰라도 연애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음먹는다고 연애를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을 닫고 사는 건 아니니 기회가 오면 기꺼이 하려고요.
▼ 어떤 사람과 연애하고 싶은가요.
일단 착한 사람이 좋죠. 외모도, 마음씨도, 이왕이면 몸도 착한. 하하하.
▼ 네 살 연하의 구본승 씨는 어떤가요.
저야 고맙죠. 본승 씨가 저 좋다고 하면(웃음). 완전 고마운 일인데 얘기 들어보니까 소개팅이 장난 아니게 들어온대요. 근데 제겐 안 들어와요. 제가 부담스러운가 봐요. 좀 세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아직 있는 것 같아요. 〈불청〉을 통해 그런 이미지를 벗고 싶어요.
화보 콘셉트를 헵번 룩으로 제안한 것도 기존의 섹시한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끄집어내고 싶어서였어요.
그 얘기를 듣고 무척 반가웠어요. 그동안 섹시한 이미지 위주의 화보만 찍어서 기회가 되면 헵번 룩으로 색다른 느낌을 연출해보고 싶었거든요. 오드리 헵번은 제 롤 모델이에요. 어릴 때부터 그녀를 좋아했어요. 저희 집에 아주 오래된 그녀의 사진이 있어요. 20대 때 미국의 노점에서 샀는데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죠.

▼ 평소 어떤 패션 스타일을 즐기나요.
편한 차림을 좋아해서 정장보다는 캐주얼을 즐겨요. 쇼핑할 때도 티셔츠와 데님을 주로 사고요. 메이크업도 비비크림에 립스틱을 살짝 바른 정도로 가볍게 하고 다녀요.
▼ 옷을 멋스럽게 입는 비결이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신의 체형을 잘 파악해야 해요. 사람마다 커버할 부분, 살려야 할 부분이 다르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실루엣이 드러나는 옷보다는 박시한 H라인 의상이 잘 어울려서 몸에 달라붙는 옷은 잘 안 입어요.
▼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몸매예요. 44 반 사이즈의 옷을 입으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주로 식사량으로 체중을 조절해요. 과식을 하면 다음 식사를 적게 하거나 주스만 마시는 식으로요. 그런 습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몸에 뱄죠. 한 달 전부터 운동도 시작했어요. 매일 20층 계단 오르기를 연속으로 6회에 걸쳐 하고 있죠. 한 번에 두 계단씩 오르고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운동량이 꽤 되더라고요. 다 하는데 30분도 안 걸리지만 효과는 아주 좋아요. 한 달 했는데도 몸이 건강해지고, 근육이 안에서 차오르는 게 느껴질 정도예요.
▼ 자신만의 생활철학이 있나.
늘 마음에 되새기는 말이, ‘심플하게 살자’예요. 생각도, 생활하는 패턴도 단순하게 만들자는 주의죠. 단순하게 살면 마음이 편해요. 스트레스도 바로바로 털어낼 수 있고요.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을 순 없지만 쌓아두지 않아요. 복잡한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건 시간 낭비고 에너지 낭비거든요. 나쁜 일은 빨리 잊고 좋은 것만 생각하면서 매 순간 집중해서 살려고 하죠.
▼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았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실감이 잘 안 나요. 그냥 시간만 지난 것 같아요. 그동안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서 그게 살짝 부끄러워요.
▼ 올해 꼭 성취하고 싶은 소망이 있나요.
근육질 ‘몸짱’이 되는 거요. 그래서 내년 2월 전국 대도시 다섯 군데에서 열리는 콘서트 무대에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이여/늦지 않게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겠죠/그땐 공기를 타고 내 말이 전해질 수 있겠죠/그렇다면 그때 다시 한 번 말해요/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그리웠다고 안고 싶다고 후회한다고’
“지금 누리는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그것들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이 노래를 듣는 모든 분들이 노랫말 속 우주비행사처럼 때늦은 후회를 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 사랑한다면 고백하세요, 더 늦기 전에. 제 마음도 열려 있답니다(웃음).”


사진 지호영 기자
헤어 심수현(고원)
메이크업 박수진(고원 02-512-8221)
스타일리스트 이서연
장소 협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02-532-5000)
제품협찬 에스카다(02-3442-5760) 디누에(02-3444-4756) 더퀸라운지(02-548-7218) 세라(02-517-4394) 오일릴리(02-848-3100) 엣코너, 빈폴레이디(02-3446-7725) 레이첼콕스(02-3447-7701) 자라(02-752-0744) 나무하나, 폴리폴리(070-4870-0473) 루키버드(02-546-7764) 쥬얼카운티, 드라마홀릭(02-3448-0805) 덱케(02-3446-7725) 타마(02-546-7764) 펜디by갤러리어클락(02-540-4723)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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