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43)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SBS 연기대상을 거머쥐며 2023년을 시작했다. ‘열혈사제’로 대상을 받은 지 3년 만이다. 지난 세기의 마지막 해, 드라마 ‘학교’로 데뷔한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과묵하고 신비로운 역할을 맡아왔다. 그의 이름을 알린 ‘선덕여왕’(2009)의 ‘비담’이나 영화 ‘무뢰한’에서의 형사 ‘재곤’ 역할이 대표적이다. 최근 대상을 안긴 드라마에서도 그의 장기인 퇴폐미 발산에 팬들은 환호했다.
배우 정우성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 ‘보호자’에서의 김남길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가 맡은 ‘우진’은 살인 청부 의뢰를 깔끔하게 해내는 킬러다. 그런데 존 윅처럼 검정 슈트를 빼입은 멋진 킬러가 아니라 빙글빙글 웃고 있는 조커에 가깝다. 극에서 그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평소 ‘우성이 형’이라 부를 만큼 친한 정우성의 영화에서 색다른 연기를 선보인 김남길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어땠나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시나리오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는 없었어요. 우성이 형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연출해보려고 한다고 했죠. 저도 캐릭터가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우진이가 이상했어요. 킬러, 해결사 캐릭터인 건 알겠는데 나사가 빠진 것 같더라고요. 그런 포인트가 재밌었어요. 그래서 형에게 연락해서 좋다고 이야기했죠. 그래서 같이하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처럼 ‘보호자’의 시놉시스만 읽으면 기시감이 느껴진다.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일들을 그린 작품. 김남길이 연기한 우진은 친구 ‘진아’(박유나)와 함께 수혁을 노리는 이들 중 하나다. 시종일관 무거운 톤을 유지하는 영화에서 관객들은 우진의 존재로 인해 웃음을 터뜨린다.
악당이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우진을 어떻게 표현했나요.
우진이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대목이 있잖아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그 내용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자기 연민에 빠진 캐릭터죠. 피터팬증후군이랄까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인데 그 트라우마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방어기제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에게는 그런 아이 같은 데서 오는 천진난만함과 불확실성, 공포 같은 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쉽진 않았죠.
진아와의 관계가 흥미롭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우진을 지켜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둘의 멜로 같은 장면이 좀 있었어요. 친구, 연인, 가족 둘을 어떻게 설정하는 게 효율적일지 고민하다가 어떤 특정 관계에 놓지 말고 심플하게 내버려두자고 감독님이 말하셨어요. 진아도 우진처럼 어릴 적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다만 그걸 대하는 방식이 달랐죠. 우진이 그 기억에 머물러 있어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진아는 덤덤하게 그걸 받아들이죠. 그래서 성숙하지 않은 우진을 친구로 두면서 동시에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겁니다.
감독으로 변신한 정우성은 어땠나요.
배우들은 촬영 전에 아무리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하고 현장에 가도 그 고민은 계속되거든요. 우성이 형은 항상 배우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어요. “이게 괜찮을까요?”라고 물으면 “형 믿어, 나 믿어”라고 해줬죠. 그런 믿음 아래 진행했던 촬영이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고요.
동료 배우들로부터 항상 “현장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장에서 즐거움을 주는 건 의도적인 건가요, 아니면 원래 성격인가요.
둘 다입니다. 우선 제 성격이 그런 편이고요.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제가 불편한 게 싫어서예요. 사람을 좋아하니까 굳이 사람들과 불편하게 지낼 이유가 없잖아요. 의도적인 면도 있습니다. 현장은 힘드니까 주연 배우로서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 되기도 해요. 다른 배우와 스태프와 함께 잘 일하기 위해서 그들을 즐겁게 해주는 거죠. 작품이 수치상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배우와 스태프에게는 필모그래피로 남아요. 나중에 그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하면 “아 정말 좋았겠다”라는 말을 듣게 해주고 싶어요.
‘보호자’는 흥행할까요.
사실 요즘은 뭐가 흥행이 되고, 뭘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다만 우진의 캐릭터처럼 관객분들이 의외성을 봐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보호자’가 틀에 박히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영화 중에 이렇게 독특한 것도 있네” 생각하시며 그걸 좋게 봐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보호자’는 액션영화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정우성이 맡은 수혁은 존 윅처럼 자신의 아내와 딸을 떠올리며 조직 생활에서 벗어나 평범해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이들은 수혁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오토바이와 차량 추격, 총과 폭탄을 이용한 액션 등 다양하고 스펙터클한 장면이 펼쳐진다. 다만 수혁은 적극적으로 그를 추격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대신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 방어에 몰두하는 면이 다르다.
영화에 등장하는 신이 기존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액션 장면과 다릅니다.
철저한 감독님의 의도였어요. 폭력을 폭력으로 갚는 걸 하지 말자, 동물과 아이를 클리셰로 대하지 말자 같은 거죠. 감독님은 그래도 고민이 많으셨을 거예요. 관객들이 기대하고 왔다가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고요.
수혁에게 맞거나 쓰러지는 장면이 많은데 체력은 괜찮았나요.
맞고 넘어지는 거보다 캐릭터를 살리며 연기해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맞는 장면을 찍고 감독님이 부르더니 “맞고 나선 남길이가 나왔어”라고 하더라고요. 맞는 표정도 우진이었다면 좋겠다는 거죠. 그럴 때는 되게 독하세요(웃음).
지금까지 멋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습니다. 광기에 차 있으면서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는 게 어렵지 않았나요.
사실 우성이 형이랑 연기하면 덜 멋있어질 수밖에 없어요(웃음). 물론 저도 욕심은 났죠. 우성이 형과 같이 서 있을 때도 좀 멋있게 보이려고요. 하지만 모니터를 보면 빨리 포기하는 게 내가 사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로 승부를 보는 거 외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연기할 때 멋있어 보이려고 하면 오히려 멋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는 모니터하면서 얼굴이나 몸이 이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생각했지만 지금은 힘을 빼고 연기에 집중하는 게 더 멋있는 거더라고요. 잘생김을 연기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거 같아요.
포털에 김남길을 검색하면 화려한 배우 경력 외에도 ‘길스토리’ 대표라는 직함이 눈에 띈다. 그는 2010년 인도네시아 지진 발생 당시 피해 현장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이후 같이 사는 삶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그렇게 2013년 4월 그의 이름을 딴 길스토리가 만들어졌다. 긴급구호뿐 아니라 공공 예술을 지원하고, 창작자를 후원하는 문화예술 비정부기구다. 12월에는 그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기부 콘서트도 열린다.
길스토리를 만든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더불어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커요. 요즘 벌어지는 사회문제나 기후 문제를 보면 무섭기도 하잖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엔 인사하기 캠페인 같은 것도 생각했었어요. 어느새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됐죠.
사재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계속 길스토리를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하다가 그만두면 쪽팔리니까요(웃음). 사실 배우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제가 만약에 연구원이라면 혼자 열심히 해서 좋은 걸 개발하고 사람들을 이롭게 하면 되지만 저는 누군가가 봐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문화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는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배우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예전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맞는 건지, 올바른지도 모르겠고요. 그냥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김남길을 20년 넘게 배우로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사실 연기나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죠. “김남길이 이렇게 연기를 했어”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의 이런 부분이 좋았어”라는 평가가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현장은 즐거워야 하고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그 반응을 보고 계속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김남길 #보호자 #정우성 #여성동아
사진제공 길스토리이엔티 에이스메이커무비워크
배우 정우성이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 ‘보호자’에서의 김남길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가 맡은 ‘우진’은 살인 청부 의뢰를 깔끔하게 해내는 킬러다. 그런데 존 윅처럼 검정 슈트를 빼입은 멋진 킬러가 아니라 빙글빙글 웃고 있는 조커에 가깝다. 극에서 그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평소 ‘우성이 형’이라 부를 만큼 친한 정우성의 영화에서 색다른 연기를 선보인 김남길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우성이 형은 배우에게 신뢰 주는 감독”
영화 ‘보호자’에서 정우성은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해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시나리오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는 없었어요. 우성이 형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연출해보려고 한다고 했죠. 저도 캐릭터가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우진이가 이상했어요. 킬러, 해결사 캐릭터인 건 알겠는데 나사가 빠진 것 같더라고요. 그런 포인트가 재밌었어요. 그래서 형에게 연락해서 좋다고 이야기했죠. 그래서 같이하기로 했고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처럼 ‘보호자’의 시놉시스만 읽으면 기시감이 느껴진다.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일들을 그린 작품. 김남길이 연기한 우진은 친구 ‘진아’(박유나)와 함께 수혁을 노리는 이들 중 하나다. 시종일관 무거운 톤을 유지하는 영화에서 관객들은 우진의 존재로 인해 웃음을 터뜨린다.
악당이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입니다. 우진을 어떻게 표현했나요.
우진이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대목이 있잖아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그 내용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자기 연민에 빠진 캐릭터죠. 피터팬증후군이랄까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캐릭터인데 그 트라우마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방어기제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에게는 그런 아이 같은 데서 오는 천진난만함과 불확실성, 공포 같은 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쉽진 않았죠.
진아와의 관계가 흥미롭습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우진을 지켜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둘의 멜로 같은 장면이 좀 있었어요. 친구, 연인, 가족 둘을 어떻게 설정하는 게 효율적일지 고민하다가 어떤 특정 관계에 놓지 말고 심플하게 내버려두자고 감독님이 말하셨어요. 진아도 우진처럼 어릴 적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다만 그걸 대하는 방식이 달랐죠. 우진이 그 기억에 머물러 있어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진아는 덤덤하게 그걸 받아들이죠. 그래서 성숙하지 않은 우진을 친구로 두면서 동시에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겁니다.
감독으로 변신한 정우성은 어땠나요.
배우들은 촬영 전에 아무리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하고 현장에 가도 그 고민은 계속되거든요. 우성이 형은 항상 배우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어요. “이게 괜찮을까요?”라고 물으면 “형 믿어, 나 믿어”라고 해줬죠. 그런 믿음 아래 진행했던 촬영이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고요.
동료 배우들로부터 항상 “현장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장에서 즐거움을 주는 건 의도적인 건가요, 아니면 원래 성격인가요.
둘 다입니다. 우선 제 성격이 그런 편이고요.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제가 불편한 게 싫어서예요. 사람을 좋아하니까 굳이 사람들과 불편하게 지낼 이유가 없잖아요. 의도적인 면도 있습니다. 현장은 힘드니까 주연 배우로서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 되기도 해요. 다른 배우와 스태프와 함께 잘 일하기 위해서 그들을 즐겁게 해주는 거죠. 작품이 수치상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배우와 스태프에게는 필모그래피로 남아요. 나중에 그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하면 “아 정말 좋았겠다”라는 말을 듣게 해주고 싶어요.
‘보호자’는 흥행할까요.
사실 요즘은 뭐가 흥행이 되고, 뭘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다만 우진의 캐릭터처럼 관객분들이 의외성을 봐주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보호자’가 틀에 박히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한국영화 중에 이렇게 독특한 것도 있네” 생각하시며 그걸 좋게 봐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보호자’는 액션영화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정우성이 맡은 수혁은 존 윅처럼 자신의 아내와 딸을 떠올리며 조직 생활에서 벗어나 평범해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이들은 수혁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오토바이와 차량 추격, 총과 폭탄을 이용한 액션 등 다양하고 스펙터클한 장면이 펼쳐진다. 다만 수혁은 적극적으로 그를 추격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대신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 방어에 몰두하는 면이 다르다.
영화에 등장하는 신이 기존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액션 장면과 다릅니다.
철저한 감독님의 의도였어요. 폭력을 폭력으로 갚는 걸 하지 말자, 동물과 아이를 클리셰로 대하지 말자 같은 거죠. 감독님은 그래도 고민이 많으셨을 거예요. 관객들이 기대하고 왔다가 실망하거나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고요.
수혁에게 맞거나 쓰러지는 장면이 많은데 체력은 괜찮았나요.
맞고 넘어지는 거보다 캐릭터를 살리며 연기해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맞는 장면을 찍고 감독님이 부르더니 “맞고 나선 남길이가 나왔어”라고 하더라고요. 맞는 표정도 우진이었다면 좋겠다는 거죠. 그럴 때는 되게 독하세요(웃음).
지금까지 멋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습니다. 광기에 차 있으면서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하는 게 어렵지 않았나요.
사실 우성이 형이랑 연기하면 덜 멋있어질 수밖에 없어요(웃음). 물론 저도 욕심은 났죠. 우성이 형과 같이 서 있을 때도 좀 멋있게 보이려고요. 하지만 모니터를 보면 빨리 포기하는 게 내가 사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로 승부를 보는 거 외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연기할 때 멋있어 보이려고 하면 오히려 멋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는 모니터하면서 얼굴이나 몸이 이랬으면 더 좋았을 텐데, 생각했지만 지금은 힘을 빼고 연기에 집중하는 게 더 멋있는 거더라고요. 잘생김을 연기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거 같아요.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거 말곤 없어요”
김남길(오른쪽)은 ‘진아’ 역의 박유나(왼쪽), ‘수혁’ 역의 정우성과 함께 ‘보호자’에서 열연했다.
길스토리를 만든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더불어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커요. 요즘 벌어지는 사회문제나 기후 문제를 보면 무섭기도 하잖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엔 인사하기 캠페인 같은 것도 생각했었어요. 어느새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됐죠.
사재가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계속 길스토리를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하다가 그만두면 쪽팔리니까요(웃음). 사실 배우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어요. 제가 만약에 연구원이라면 혼자 열심히 해서 좋은 걸 개발하고 사람들을 이롭게 하면 되지만 저는 누군가가 봐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문화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느 정도는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배우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예전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맞는 건지, 올바른지도 모르겠고요. 그냥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김남길을 20년 넘게 배우로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사실 연기나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죠. “김남길이 이렇게 연기를 했어”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의 이런 부분이 좋았어”라는 평가가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현장은 즐거워야 하고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그 반응을 보고 계속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김남길 #보호자 #정우성 #여성동아
사진제공 길스토리이엔티 에이스메이커무비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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