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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평양에서 PT받고 옥류관에서 먹방찍는 ‘유미’는 누구?[who's who]

오홍석 기자

2023. 05. 11

옥류관에서 냉면 먹방을 선보이는 북한 유튜버 유미.

옥류관에서 냉면 먹방을 선보이는 북한 유튜버 유미.

북한이 자국 홍보를 위해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의 진행자 ‘유미’가 화제다. 정확한 채널의 이름은 ‘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 영상 속 유미는 능숙한 영어로 스스로가 평양 출신이라고 소개한다.

국가의 검열로 인해 북한 내 일반인의 유튜브 접속은 불가능하다. 유미의 유튜브 영상 제작 주체가 북한 정부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첫 유튜브 영상에서 유미는 “코로나19로 여러분이 평양을 방문하기 어려웠는데 그간 바뀐 풍경과 일상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들던 지난해 8월 첫 영상이 제작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팬데믹으로 멈춰 섰던 관광이 재개된 시점에 북한 관광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물이라 추측할 수 있다.

보기 힘든, 그리고 연출된 북한 풍경 보여줘

PT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짐볼을 이용해 에어로빅 운동 중인 유미.

PT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짐볼을 이용해 에어로빅 운동 중인 유미.

북한 홍보를 위한 채널답게 유미는 ‘룽라인민유원지’ ‘룡문동굴’ 같은 관광지를 방문한다. 개성 고려홍삼 커피, 한복 등 특산물 홍보에도 나선다. 최근에는 김일성의 생일이자 북한 최대 공휴일인 ‘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열리는 축제를 영상 속에 담기도 했다.

자신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도 종종 올라온다. 1월 올라온 영상에서 유미는 평양 통일거리에 위치한 운동센터를 방문한다. “매주 한번은 꼭 운동을 한다”는 유미는 러닝머신에서 뛰고 복근 운동을 하더니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짐볼을 이용해 에어로빅을 한다.

한국의 트렌드를 벤치마킹 한 듯 종종 먹방 콘텐츠도 선보인다. 메뉴도 북한 아이스크림, 북한 과자, 불고기, 옥류관 냉면 등 다채롭다.



앞서 2022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는 축구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북한 내 축구 지도자와 선수들을 인터뷰하며 우승국을 예측한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은 국가대항전을 자주 보는 듯 각 여러 축구 강국을 언급하며 예측 이유를 설명한다. 북한은 독일이나 중국 등의 축구협회로부터 경기 영상을 넘겨받아 수시로 녹화 중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미 영상의 관전 포인트는 숨길 수 없는 작위적인 연출이다. 유미는 종종 짧은 인터뷰를 영상 속에 담는데 북한 사투리로 말하는 평양 시민들의 어색한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현재 구독자는 약 2만 명이며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으로 보이는 이들의 댓글도 적잖이 달린다.

“해외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도 있겠다고 생각”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유미는 어떤 사람일까.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요즘 북한에서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아 언어 능력만으로 출신 배경을 추측하기 어렵다”며 “옷 입는 스타일이나 보이는 제스처를 보면 외국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정권에 이르러 서구의 보편적인 문화를 따라가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 교수는 “혁명유적지에서도 먹방으로 하고 뜬금없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면 한국의 콘텐츠를 적잖이 참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북한 정부가 이러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의도에 대해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홍보가 첫 번째 이유가 될 수 있겠고, 북한도 여느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어필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미 #북한유튜버 #옥류관냉면먹방 #여성동아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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