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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신상진 성남시장 “사람을 위한 기술, 혁신을 위한 행정 추구”

오홍석 기자

2023. 04. 27

논밭과 공장만 있던 성남은 반세기 만에 한국 최대 IT 도시로 거듭났다.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답게 행정에도 ‘4차산업’ 기술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신상진 성남시장을 만났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이 4차 산업에 의한 변화의 선두에 설수 있도록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이 4차 산업에 의한 변화의 선두에 설수 있도록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철거민의 도시’라 불린 성남시에도 ‘4차산업혁명’ 물결이 들이치고 있다. 민간 분야에서는 판교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린 지 오래,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가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건 신상진 성남시장이 당선되면서다.

신상진 시장은 취임 전부터 ‘대한민국 4차산업 메카, 스마트 도시 육성’을 5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하고, 지난해 10월 시장 직속 ‘4차산업 특별도시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성남시장을 단장으로 교수, 기업가 등 민간 자문단 32명과 지원 공무원 등 55명으로 구성됐다. 성남시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 시장에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물었다.

신상진 시장은 성남의 변화를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는 대학 시절 성남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하며 이곳과 연을 맺었다. 이후 성남에서 병원을 차리고 중원구를 지역구로 국회의원에도 네 번이나 당선됐다. 성남 태생이 아닌 그는 어떻게 성남에서 탄탄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을까.

4차산업 도시 성남을 위한 로드맵

눈부신 발전을 보인 성남시 판교.

눈부신 발전을 보인 성남시 판교.

성남 중원구에서만 국회의원을 네 번 하셨습니다. 원래 연고가 있으셨나요.

저는 성남과 아무 연고가 없었습니다. 대학교(서울대 의학과) 1학년이던 1977년, 야학 교사를 할 당시입니다. 17세의 소년공이 공사장에서 죽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의사보다는 부정의를 바로잡는 사회운동을 해야겠단 생각을 굳혔습니다. 그때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그로 인해 제적도 당하고 옥살이를 하기도 했죠. 노동운동을 목적으로 1984년 중원구 공단에 위장 취업하면서 성남과의 연이 시작됐습니다.

공업단지가 많았을 텐데 왜 하필 성남이었나요.



서울 사당동에서 야학 교사를 할 때 같이 교사를 하던 한 동생이 “성남에 공장은 많은데 노동운동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같이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성남에 오게 됐죠.

아직도 그분과 교류하시나요.

그럼요. 얼마 전에도 시청에 찾아왔습니다.

정치계에는 어떻게 발을 들이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노동운동에 몸담다 보니 학교를 오래 다녔습니다. 1989년 8년 만에 복학해, 졸업하는 데 총 15년이 걸렸습니다. 이후 성남 중원구에 개원해 병원 운영과 시민운동을 병행하다 성남시의사회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하다 보니 대한의사협회 회장까지 맡게 됐는데, 의협에서 정치권과 교류하면서 직접 정치를 하면 더 적극적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마침 기회가 주어졌고 그렇게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성남에 오래 계셨으니, 도시가 변화하는 모습을 다 지켜보셨을 텐데요. 달라진 성남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성남에 왔을 당시에는 분당이라는 지명도 없었습니다. 판교는 논밭이었고, 수정구와 중원구에는 다세대주택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하꼬방(판잣집)’이 산등성이를 가득 메웠습니다. 성남을 통틀어 아마 자가용이 10대도 안 됐을 겁니다(웃음). 분당이 개발되고, 판교가 IT 선도 지역이 되고, 수정구와 중원구에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선 걸 보면 말 그대로 천지개벽인 거죠. 한국과 성남은 놀라운 발전의 궤를 같이하기에, 성남이 앞으로도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특별한 도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태어나진 않았지만 제 고향 같은 성남을 위해 각별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남시는 ‘첨단과 혁신의 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다각도로 4차산업발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달라지는 산업 환경에 발맞춰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도 분명하다. 이것이 결과로 나타나면서 성남시는 3년 연속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은 드론 산업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도심 내 다양한 드론 활용 서비스 모델을 발굴·지원하는 공모사업이다. 또한 행정에서도 드론을 적극 활용해 여러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에 더해 성남시는 국가적 먹거리가 된 반도체산업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성남의 시스템반도체 분야 인프라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 가령 국내 팹리스(시스템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110개 업체 중 44개가 성남에 자리 잡고 있으며, 기타 반도체 관련 163개 기업과 국내 최고 연구 기관인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위치한다. 하지만 성남시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강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신상진 시장에게 첨단도시를 지향하는 성남시의 비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첨단과 혁신의 도시’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입니다. 후보 시절부터 구상한 아이디어인지 궁금합니다.

취임 전부터 ‘대한민국 4차산업 메카, 스마트 도시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구상했습니다. 성남시는 입주 기업이 1642개, 고용 인구가 약 80만 명에 달하는 첨단산업 클러스터입니다. 서울 경계에 위치한 위례 비즈니스밸리부터 하이테크밸리, 판교테크노밸리, 분당벤처밸리 등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부를 수 있죠. 시스템반도체, 분자진단, 드론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미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첨단과 혁신의 도시’라는 슬로건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성남시가 드론 사업에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드론이 어떻게 행정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드론은 여러모로 행정에 쓰임새가 많습니다. 가령 관내 열 수송관 대부분이 20년 이상 돼 낡은 상태인데 국내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수송관을 점검했습니다. 열화상 센서를 장착한 드론이 매설지역 온도를 측정해 온도차를 감지하는 방법인데, 지금까지 위험 요소가 있는 14개소를 발견했습니다.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특허등록까지 완료했죠. 도심 내 열 온도를 분석해서 유동 인구 데이터와 연계해 폭염 대비 시설(그늘막, 정류장 살수장치 등)을 설치하고, 탄소 배출 데이터를 조합해 어디에 녹지를 먼저 조성할지를 선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4차산업과 관련, 성남시의 역점 사업은 어떤 것인가요.

단연 ‘백현마이스’입니다. 판교는 한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단지지만, 회의와 행사를 개최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서울 강남이나 경기 북부까지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죠. 백현마이스는 백현유원지 용지에 전시, 회의, 관광 등 마이스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인접한 분당·판교 지역 기업들이 더 이상 국제행사나 전시회를 개최할 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백현마이스 사업의 진척 상황이 궁금합니다.

2020년 12월 28일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을 고시했습니다. 제가 취임 후 사업자 ‘초과이익 환수’ 대책 등 문제점을 보완해 2월 21일부터 민간 참여자 공모를 진행한 결과 현재 80여 업체가 사업참여확약서를 제출했습니다. 오는 5월 22일에는 민간 참여자 신청서 및 사업참여계획서를 접수받아 우선협상대상자와 사업 시행자를 지정할 계획입니다. 백현마이스 사업은 2025년 상반기 착공, 2028년 완공 계획입니다.

시스템반도체가 산업계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성남에서 이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을까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성남시는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 중입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어디에 어느 정도 규모로 만들어지나요.

지난해 7월 경기도, LH 등 6개 기관과 함께 ‘제3 판교테크노밸리 등 반도체 전용공간 조성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4년 조성 예정인 제3 판교테크노밸리 내 약 3만3000㎡(1만 평)를 반도체 전용공간으로 개발해 팹리스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유치하고, 판교 제2 테크노밸리 글로벌비즈센터 약 1만6000㎡(5000평) 부지를 반도체 우선 입주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성남상공회의소와 성남산업관리공단, 반도체공학회,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한국전자기술연구원, KAIST, 성균관대학교, 가천대학교 등 8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성남, 4차산업발 변화의 선두에 설 것

신상진 성남시장은 취임 전부터 ‘대한민국 4차 산업 메카, 스마트 도시 육성’을 5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취임 전부터 ‘대한민국 4차 산업 메카, 스마트 도시 육성’을 5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올해 성남시가 시 승격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떤 행사를 준비 중인가요.

‘우리가 원하는 미래, 성남이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10월 8일을 성남시민의 날로 선정하고 뮤직 페스티벌, 드론 라이트 쇼 등 문화와 과학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연중에는 50년 발전사를 보여주는 기획 전시, 청년 프로예술 팀 선발 및 50개 동 순회공연, 50주년을 주제로 한 다양한 공모전, 시민참여 기념식수와 체육대회, KBS ‘열린음악회’ 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4차산업 체험관 등 첨단과 혁신도시 이미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도 운영할 계획이니 행사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시장님이 그리는 ‘4차산업 특별도시’는 어떤 모습일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4차산업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서 마주하는 현실입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은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고 그 변화는 점차 가속화할 것입니다. 저는 성남시가 변화의 선두에서 혁신을 선도하고 새로운 50년을 이끌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한 동력을 준비 중입니다. 4차산업 특별도시 성남은 사람을 위한 기술, 혁신을 위한 행정을 추구하며 단순한 기술을 넘어 시민의 삶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꾸는 데 주안점을 둘 것입니다.

#신상진 #성남시장 #성남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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