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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와 새해 인사 나눈 세계적 건축가는 누구?

빛과 콘크리트의 마술사, 안도 다다오

문영훈 기자

2023. 01. 09

2016년 안도 다다오(왼쪽)와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2016년 안도 다다오(왼쪽)와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82)와 새해 인사를 주고받았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1월 1일 안도에게 “과거 함께한 작업을 통해 건축으로 우리 시대에 던지고자 하는 화두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며 “한일 양국의 친밀한 교류에 기여하는 인연을 이어가자”고 쓴 서신을 보냈다. 안도는 나흘 뒤, 김 여사에게 함께한 전시에 대한 소회, 자신의 철학에 공감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 등을 담은 답장을 전달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와 김 여사의 인연은 2016년 시작됐다. 김 여사가 기획한 2016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르 코르뷔지에 전시에서 안도 다다오 특별 세션이 포함됐다. 안도는 자신이 교수로 지냈던 도쿄대 학생들과 함께 제작한 건축 모형 100여 점을 전시에 보냈다. 타임지 선정 20세기를 빛낸 100인 중 유일하게 건축가로 이름을 올린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인물로, 안도 다다오가 평생 존경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복서에서 세계적 건축가로

“르 코르뷔지에를 만난 그날 이후부터 난 ‘꿈’을 꾸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번 전시에서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 나처럼 또 다른 ‘꿈’을 발견할 것입니다.”

안도가 2016년 전시를 기념해 보내 온 에세이 중 일부다. 일본 오사카 빈민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안도는 20대 초반 헌책방에서 우연히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집을 보게 된다. 건축에 매료된 그는 아마추어 복서를 그만두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독학으로 건축을 배우기 시작한다. 일본으로 돌아온 안도는 1969년 오사카에 건축사무소를 설립한 뒤, 첫 작품 ‘스미요시 주택’(1976)을 지었다. 데뷔작으로 일본건축학회상을 받으며 명성을 쌓았고 1992년 칼스베르크 건축상, 1995년 프리츠커상 등을 받으며 세계적인 건축상을 휩쓸었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빛의 교회’(1989). [게티이미지]

일본 오사카에 있는 ‘빛의 교회’(1989). [게티이미지]

그의 작품은 빛과 콘크리트로 요약할 수 있다. 이제는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 건물은 모두 그의 자장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도는 회색 콘크리트를 캔버스 삼아 빛으로 그림을 그린다. 예배당 네 면을 콘크리트로 둘러싼 뒤 전면에 십자가 모양으로 틈을 만들어 빛을 건물 안으로 들어오게 한 일본 오사카의 ‘빛의 교회’(1989)가 대표적이다.



안도 다다오가 8년에 걸쳐 지은 강원도 원주시 소재 ‘뮤지엄 산’(2013). [지호영 기자]

안도 다다오가 8년에 걸쳐 지은 강원도 원주시 소재 ‘뮤지엄 산’(2013). [지호영 기자]

빛뿐만 아니라 물과 바람, 꽃 등 자연의 요소도 그의 작품을 채운다.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뮤지엄 산’(2013)은 안도가 8년간 공을 들인 작품으로 본관을 장식한 돌, 연못에 들어찬 물, 계절마다 색을 바꾸는 산의 절경과 조화를 이룬다. 건축가 유현준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영상에서 “어떻게든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없애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고 평가했다. 뮤지엄 산 외에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안도의 작품으로는 제주 지니어스로사이·글라스하우스·유민미술관, 서울 JCC 아트센터 등이 있다.

한편 이번 대통령실의 서한 공개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한일 관계 기조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례 행사인 신년 인사회를 제외하면 대통령실이 발표한 김건희 여사의 새해 첫 행보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한일 관계 정상화 의지를 피력해왔다. 지난해 12월 29일 윤 대통령은 자민당과 연합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와의 접견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경제·안보의 측면에서 일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데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양국 관계를 다지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도다다오 #김건희 #르코르뷔지에 #콘크리트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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