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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할리_ 세번째 마약혐의 #가족·국민에 죄송 #그간 삭발·제모로 수사망피해

EDITOR 김명희 기자

2019. 04. 25

구수한 부산 사투리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랑받아온 하일(61·미국명 로버트 할리)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 4월 8일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서울 강서구의 자택 주차장에서 체포됐다. 그의 집 화장실 변기 뒤쪽에서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가 발견됐고 마약 판매상으로 의심되는 은행 계좌에 대금을 송금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으며 체포 후 진행된 소변 간이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20대 초반이던 1978년 모르몬교 선교사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을 마치고 국제변호사가 돼 1985년 다시 한국에 돌아와 부산에 정착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해 세 아들을 낳았으며 1997년 하일이라는 이름으로 귀화했다. 부산 영도를 본관으로 하는 ‘영도 하씨’의 시조이기도 하다. 

술은 물론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와 홍차까지 중독성이 있는 것을 철저히 금하는 모르몬교 신도이자 국제변호사,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이며 가족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로 모범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온 그의 마약 투약 보도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올 초 방영된 SBS플러스 ‘펫츠고! 댕댕트립’에선 아내, 아들, 반려견과 함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고향 집을 방문해 어머니, 형제들과 오랜만에 재회하는 장면으로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씨의 지인이자 미국 내 한국학 연구의 대가인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할리는 마약을 할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의 죄를 뒤집어쓴 것일 수도 있다’는 글을 올리며 할리를 옹호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하씨가 마약 혐의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머리를 짧게 깎고, 제모를 한 상태로 경찰에 출석해 두 차례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풀려났다. 2018년에는 그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학교의 교사가 다량의 대마를 반입한 혐의로 구속된 적도 있다. 당시 해당 교사는 국제특급 우편을 통해 미국 오리건주에서 2천5백40명이 흡연할 수 있는 대마 1279g을 반입한 혐의를 받았다. 이번에 하씨 사건까지 벌어지자 광주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교직원 채용시 마약류 검사와 성범죄 경력 조회를 권고했다. 

현재 하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4월 10일 하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 자료가 대부분 수집돼 있는 데다 하씨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사진 뉴스1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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