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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014 대한민국 남자 배우 Big Match

글·김명희 김유림 진혜린 구희언 사진·홍중식 지호영 문형일 이기욱 기자, 에스팀 SBS 아우라미디어 뉴시스 제공

2014. 06. 18

일찍이 이런 적은 없었다. 이렇게 많은 훈남 톱스타들이 한꺼번에 드라마와 영화에 쏟아져 나온 적은. 그래서 준비했다. 화면으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그들의 매력 지수 대결.

2014 대한민국 남자 배우 Big Match
1. 고전 미남 장동건

‘신사’의 턱시도를 벗고 그가 새로 걸친 건 ‘어마무시한’ 해골 모양의 문신이다. 6월 개봉 예정 영화 ‘우는 남자’에서 악랄한 킬러 ‘곤’으로 돌아온 장동건(42)은 남성적이고 강렬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온몸 구석구석 문신을 그려 넣었다. 이번 작업은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하정우의 타투를 담당한 정주영 씨가 맡았다. 킬러 곤의 지나온 삶을 기록하는 의미로 유럽 범죄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권력을 가진 이들이 할 수 있는 최고난도의 타투를 베이스로 했다. 특히 장동건의 등에 새긴 ‘Asian Crack whore’은 마약에 중독된 동양 여자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아 상처를 입은 곤의 심경을 대변한다. 매 촬영 때마다 타투 작업에 4~5시간이 걸렸지만, 장동건은 완벽한 캐릭터를 위해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감내했다. 특히 땀이 닿으면 지워지는 탓에 액션 신을 찍을 때면 여러 번 덧그려야 했다는 후문.

최근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에서는 장동건의 이 같은 외모 변신이 가장 눈길을 끈다. 상의를 벗은 채 손에 들린 사진 한 장을 응시하는 장면에서는 잔 근육으로 무장된 가슴과 등, 팔뚝 등에서 야성미가 물씬 풍긴다. 결국 근육과 문신의 환상적인 조화는 곤의 캐릭터에 방점을 찍으며 팽팽한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장동건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5개월가량 액션 스쿨을 다니며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총기 액션은 처음이라 5개월 정도 몸에 익혔고 운동도 병행했어요. 일주일에 4번, 한 차례당 4~5시간 운동을 했어요. 사실 그동안 몸을 드러내야 했던 적이 많지 않아 몸 만드는 노하우가 부족했는데, 촬영이 끝날 때쯤에 비로소 몸이 완성되더라고요(웃음).”

그러고 보면 장동건의 남성미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농익어간다. 바꿔 말하면 부드러운 꽃미남의 이미지와 강렬한 남성미를 동시에 지닌 배우라 할 수 있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 ‘의가형제’ 등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이름을 떨칠 때만 해도 그가 멜로가 아닌 액션물에 ‘승부’를 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장동건은 1999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시작으로 ‘친구’ ‘해안선’ ‘태극기 휘날리며’ ‘무극’ ‘태풍’ ‘워리어스웨이’ ‘마이웨이’까지 끊임없이 액션물에 도전했다. 그러다 2년 전 오랜만에 선택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말랑말랑한 멜로 연기로 ‘꽃미남’ 배우의 귀환을 알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내 후속작으로 ‘우는 남자’를 택했다.



이정범 감독은 장동건을 킬러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장동건의 액션보다 그가 액션 연기를 할 때의 얼굴과 감정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곤 역은 선이 굵으면서도 마음속은 부드럽고 유약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장동건의 눈망물만 봐도 그렇다”고 평했다. 실제로 장동건의 크고 깊은 눈을 비롯해 조각 같은 외모는 예나 지금이나 배우로서의 매력 지수를 높이는 가장 큰 무기. 고소영과의 결혼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도 가장 크게 주목받은 것이 바로 ‘선남선녀’의 결합이었다. ‘신사의 품격’ 당시 너무 핼쑥해진 얼굴 때문에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대표 미남 배우답게 빠른 회복(?)을 보였다.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이자 40대 중년의 길에 접어든 장동건. 최근 들어 조금씩 생긴 눈가의 주름마저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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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름다운 중독 송승헌

“송승헌은 완벽한 천상의 피조물이자 시나리오다.”

MBC ‘라디오 스타’에 송승헌(38)과 함께 출연한, 영화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 말은 틀림이 없다. 1995년 의류 브랜드 ‘스톰’ 모델로 데뷔해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 출연하면서 그는 대한민국의 꽃미남 계보를 다시 썼다. 조각 미남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잘생긴 데다가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는 그의 등장으로 초콜릿 복근이니, 빨래판 복근이니 하는 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육체적 아름다움이 여자 배우들에 머물지 않고, 여성 팬들의 시각적 본능을 자극하는 남성적 아름다움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굳이 옷을 벗지 않아도, 자극적인 베드신을 연출하지 않아도 충분히 섹시했고 도발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완벽한 외모가 배우로서의 성장에 걸림돌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가을동화’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을 내놓지 못했다. 연기력의 성장이 외모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혹평도 피할 수 없었다. 영화 ‘숙명’과 ‘무적자’,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선 굵은 남자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그의 사슴 같은 눈망울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많지도 않은 ‘자상하고 다정한 남자’일 때 더 빛이 났다.

이 때문에 영화 ‘인간중독’을 통한 송승헌의 도약이 반갑다. 이미지의 틀을 벗어내기 위한 연기 변신이 아닌, 자신이 가진 표면적 매력을 전면에 내세운 적극적인 전략을 선택한 셈이기 때문이다.

“개봉을 앞두고 굉장히 설레고 긴장돼요.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나도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혹은 ‘해 봤을까’ 하는 진한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흥행도 중요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송승헌에게 이런 모습이 있네’ ‘배우 느낌이 나네’라는 말이 오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최초로 시도된 송승헌 표 ‘19금 파격 멜로’가 궁금했던 관객들은 한 단계 성숙된 그의 탄탄한 연기력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았던 1969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군 관사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파격적이고 슬픈 사랑을 그린 멜로다. 송승헌은 진급을 위해 사랑 없는 결혼을 한 후, 부하의 아내와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는 김진평 대령 역을 맡았다. 신동엽이 “브래드 피트의 엉덩이보다 더 예쁘다”고 극찬한 그의 아찔한 육체는 영화 전반에 걸쳐 세 번의 베드신으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그의 전면 승부는 영화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라디오 스타’와 ‘마녀사냥’, 영화 개봉 전 행사인 ‘쇼케이스’에 참석해 입담을 과시하며 자신의 굴레를 내려놓았다.

“실제로 자상하거나 부드러운 남자가 아니다. 때때로 욱하는 편이다. 욕을 할 때도 있어서 주위에서 놀라기도 한다”는 그의 솔직한 발언이 눈길을 끈다. ‘마녀사냥’의 공식 질문 ‘낮○밤○’에서도 돌려 말하지 않았다.

“저는 확인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웃음). 모두 상대적인 거니까요. 스스로는 ‘낮이밤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예전에 만났던 (여자)친구가 ‘웃기고 있네’라고 할 수도 있죠. 저는 ‘낮이밤이’가 되고 싶은 ‘낮져밤져’(‘이’는 ‘이기다’, ‘져’는 ‘지다’의 뜻)인 것 같아요(웃음). 평소에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려요. 하지만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아서 유치한 말도 많이 하고, 따뜻한 행동도 하게 되더라고요.”

신이 내린 완벽한 피사체로 하늘에 떠 있던 그가 지금은 땅에 발을 내딛고 있다. 송승헌 그 이상의 아름다운 송승헌으로 거듭나는 그가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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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상력 자극하는 비주얼 차승원

차승원(44)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카리스마.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6월 개봉하는 영화 ‘하이힐’에서 모두 강력계 형사 역을 맡은 그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인 비주얼에서 비롯된다. 키 188cm에 몸무게 80kg인 그는 화면상으로도 멋지지만 실제로 보면 그보다 훨씬 슬림하고 이목구비가 입체적이다.

1988년 모델라인 소속의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디뎠으며 그 무렵 만난 연상의 아내와 일찌감치 결혼해 1남1녀를 뒀다. 얼마 전 아들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물의를 빚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차승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배우 차승원이기 이전에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로서 가슴 깊이 사죄드린다. 모든 사실 여부를 떠나 현재 논란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며 통탄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차승원은 모델로 활동할 때도 끼가 넘쳐 주변으로부터 연기를 해보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다. 막상 1997년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로 스크린에 데뷔한 이후 몇 편의 작품에 잇달아 출연했지만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모델 출신 배우의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영화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등을 거치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매력적인 비주얼은 종종 감독의 상상력과 도전의식을 자극하기도 한다. 과거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은 “차승원의 비주얼이 상당히 좋아서 카메라를 갖다 대면 자꾸 그 비주얼을 쓰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그의 외모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절제하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말했을 정도. 사실 이런 비주얼은 배우의 실루엣이 중요한 액션 느와르에 제격. 이를 간파한 장진 감독이 차승원을 캐스팅해 찍은 영화가 바로 ‘하이힐’이다. 여기서 그가 맡은 지욱은 겉으로는 마초지만 안으로는 남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할 여성성을 지니고 있는 인물. 이 파격적인 캐릭터에 대해 장진 감독은 “차승원 아닌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마흔 중반에도 군살 없이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두 말할 것 없이 꾸준한 운동. 차승원과 같은 스포츠센터에 다니는 박경림은 “운동할 때 ‘으악’ 하는 비명이 들려 돌아보면 차승원 선배다. 그 정도 몸매면 (운동을)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정말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편이지만 줄담배가 흠. 드라마 제작발표회나 영화 시사회 등 공식적인 행사를 마친 후 종종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목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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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괜찮아 조인성이야

조인성(33)은 공효진과 명불허전 ‘케미스트리’를 준비 중이다. 7월 방송 예정인 노희경 작가의 신작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강박증에 시달리는 라디오 DJ 겸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 역을 맡은 것. 극 중 공효진은 재열의 정신과 치료를 맡는 대학병원 정신과 전문의 지해수를 연기할 예정이다. 믿고 보는 배우 조인성과 공효진의 만남인 데다, 환상의 콤비 노희경 작가와 김규태 PD의 조합으로 드라마는 촬영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욱이 조인성은 전작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후 연달아 노희경 작가에게 러브콜을 받음으로써 화제를 모았다. 그만큼 조인성에 대한 노 작가의 신뢰가 두텁다는 얘기. 실제로 노 작가는 지난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제작발표회에서 조인성을 “자신감 넘치는 배우다. 무모하리만큼 열정적인데,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단점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결국은 진지하게 발전시킨다”고 칭찬한 바 있다.

얼마 전에는 일산 SBS 탄현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대본 연습 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에서 조인성과 공효진은 앉아만 있는데도 우월한 비주얼 덕분인지 심상치 않은 케미를 내뿜는다. 특히 조인성의 가장 큰 매력은 모델 출신다운 훤칠한 몸매. 과거 그의 스타일리스트는 조인성이 일반인보다 다리가 15cm 정도 길어 대부분의 옷을 자체 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조인성은 데뷔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동료 배우 김민희와 연인 관계임을 인정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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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젠 남자의 향기가~ 이승기

“누가 봐도 조각같이 생긴 꽃미남은 아니지만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외모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7.8점 정도?”

이승기(27)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2004년, 열일곱 살 때 ‘내 여자니까’로 데뷔하면서 누나들의 마음을 얻은 데다, 전교 학생회장 출신의 반듯한 이미지를 지녀 동생이나 아들 삼고 싶은 호감형 캐릭터로 자리 잡은 이승기는 그의 말처럼 전형적인 미남은 아니다. 이민호, 김수현 등 훈남 스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승기가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출연하며 선택한 카드는 역시나 모범생 이미지. 그리고 상남자로의 변신도 꾀했다.

여기서 이승기는 사법시험 1차에 붙었지만 고시를 접고 경찰이 된 은대구 역을 맡았다. 은대구는 IQ 150대의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지닌 수재에 잘생긴 얼굴로 강남 여경들 사이에서 ‘신의 은총’이라 불리는 캐릭터다. 드라마 초반에는 상의를 벗은 모습도 선보였는데, 구릿빛 피부와 빨래판 같은 복근으로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승기는 인터뷰에서 이번 드라마를 준비하며 그 어느 때보다 외모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는 “여태까지 본 캐릭터 중 가장 비주얼이 폭발하고 있어 흐뭇하다. ‘머리도 좋고 뜨거운 가슴을 가진 배우구나’ 싶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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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서늘한 매력 박해진

대륙도 그의 서늘함에 반했다. 중국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한 명인 박해진(31)은 SBS ‘닥터 이방인’에서 엘리트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중국에서 박해진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다. 3월 30일에는 중국 에스코트 호텔 그랜드 오픈 기념식 참석차 성도를 방문한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현지 팬이 몰렸는데, 호텔 앞 광장부터 큰길까지 사람들이 이어져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팬들은 비가 내렸지만 우산도 쓰지 않고 그를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했고, 그가 묵는 호텔과 주변 커피숍에서는 자리 판매가 이뤄져 소속사가 상황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유명 잡지 ‘맨즈우노’ 창간 10주년 기념 특별판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맨즈우노’는 중국과 홍콩을 포함한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되는 아시아 유명 남성 잡지다. 중국 유명 시상식인 ‘배우공민공익대상’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아 그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그는 디자이너 마크장과 베이징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런 그가 선택한 새로운 드라마에 모두의 이목이 쏠린 것은 당연지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이어온 순정남 이휘경을 연기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하버드대학병원 부교수 출신 의사 한재준 역을 맡았다.

‘닥터 이방인’은 남에서 태어나 북에서 자란 천재 의사 박훈(이종석)과 한재준이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메디컬 첩보 멜로물. 한재준은 귀공자처럼 잘생긴 외모는 기본, 옵션으로 매너와 실력도 갖춘 완전체지만 종종 차갑고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드라마 속 한재준은 배우 박해진을 위한 캐릭터라는 느낌이 든다. 함께 출연하는 이종석은 촬영하다 본의 아니게 그의 잘생긴 얼굴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 역으로 데뷔해 여러 작품을 했고, ‘내 딸 서영이’로 시청률 40%를 넘겼으며, ‘별에서 온 그대’로 인기를 굳힌 박해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의 여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면서도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캐릭터라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작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모습이 따뜻하고 지고지순한 이미지였다면,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려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있어요. 다른 옷을 입은 제 모습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겠지만, 이휘경을 지우고 한재준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출을 맡은 진혁 PD는 “‘내 딸 서영이’ 작가가 ‘정말 좋은 배우’라고 추천해 만났는데 부드럽고 밝은 외모 너머에 싸늘한 분노가 숨어 있었다. 캐릭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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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외모 그 이상의 노력 이종석

데뷔 당시만 해도 큰 키에 작은 얼굴의 그를 외모로 승부하는 배우라고 여겼다. 그러나 5년 만에 이종석(25)은 섬세한 감정 연기와 해맑은 미소로 팬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 탈북한 천재 의사 박훈 역을 맡았다는 말에는 ‘이종석은 쉬운 길로 가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닥터 이방인’ 연출을 맡은 진혁 PD는 오늘의 그를 있게 한 1등 공신이다. 이종석은 진 PD의 2010년작 ‘검사 프린세스’에서 검사 윤세준(한정수)의 수사관 이우현 계장 역을 맡아 데뷔했다. 진 PD는 그에 대해 “오디션에서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친구였다. 거칠지만 끼가 넘쳐서 정말 잘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5년 만에 주인공이 돼 현장에 있더라”며 그를 칭찬했다. 이종석은 “제 나이에서 할 만한 의사 역할이면 인턴이나 레지던트일 텐데 수술하는 의사 역이라 굉장히 욕심이 났고, 저를 데뷔시켜준 감독님이라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박훈은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는 소시민이지만 그때그때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다층적인 인물.헤어진 연인과 똑 닮은 여자를 만나 고뇌하는 부분까지 감정선이 누구보다도 세밀하다. 지난해 영화 ‘관상’을 함께 찍은 배우 송강호는 그의 연기 열정을 높이 샀는데, “많이 어린 후배지만 집중력과 작업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촬영할 때마다 감동받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종석은 외모가 전부가 아닌 꾸준히 노력하는 배우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북한 분량을 먼저 찍었는데,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 살을 뺐어요. 원래도 마르긴 했지만 더 살을 뺐죠. 얼굴에 뼈 굴곡이 보일 정도였어요. 어떻게 보면 흉한 몰골이지만 초반에는 그렇게 촬영했어요. 남한 넘어와서는 살이 조금 올랐죠(웃음). 의상은 협찬받기보다 제작해서 입고 있어요. 사건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다 보니 변화를 주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모습으로 보이고자 연기적으로도 신경 쓰고, 헤어스타일을 계속 바꿨어요. 북한 사투리는 영화 ‘코리아’ 출연 당시 배웠는데, 그때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이번에도 도와주셨어요. 열심히 하겠지만, 부족한 부분은 감독님께서 잘 메꿔주시리라 생각해요.”

그는 “감독님이 ‘드라마가 잘되지 않더라도 네 캐릭터 자체가 보여줄 게 많으니 분명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주셨다. 지금까지는 소년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남자 느낌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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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모델 출신 연기자 계보 잇는 안재현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 동생 천윤재 역을 맡아 전지현과 김수현에게 밀리지 않는 비주얼을 선보인 안재현(27). 그는 2009년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모델로 데뷔했으며 디자이너 최범석, 정두영, 김선호 등의 패션쇼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방송과의 인연은 2011년 jtbc ‘이수근 김병만의 상류사회’에 택배맨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드라마 데뷔작인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거의 공백 없이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캐스팅됐다. 안재현은 “‘별에서 온 그대’ 스태프분들이 이번 드라마에 나를 추천해주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뻤다. 신인이 드라마를 잇달아 해도 괜찮을지 두려운 마음이 컸지만 PD님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 누군가 한 번 더 너를 맡으면 정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를 냈다. 차승원, 이승기 선배님들과 첫 촬영을 했는데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키 186cm에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풋풋하고 귀족적인 마스크의 소유자로, 네티즌들은 그를 ‘소금남’의 전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소금남은 지난해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신조어로, 과거 순백의 미소년이 아니라 ‘살짝 약해 보이지만 울퉁불퉁한 손과 튀어나오는 목울대 등 남자다운 요소가 확실한 스타일’이다. 안재현은 하얀 얼굴과 가늘고 긴 팔다리 등이 자칫 유약해 보이지만 중저음의 목소리와 날카로운 눈매 등에서는 카리스마가 묻어난다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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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성대 미남 이선균

“당신은 정말 액션과 펄떡거림이 천직인갑소.”

영화 ‘끝까지 간다’ 언론 시사회에서 주연을 맡은 이선균(39)에게 상대 배우 조진웅이 한 말이다. 그 말대로다. 영화 ‘체포왕’에서도, ‘화차’에서도 이선균은 열심히 땀을 흘렸다. 한순간의 실수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사건을 은폐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끝까지 간다’에서도 그는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싸운다. 그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이 컸고, 극한으로 가는 절박한 상황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인데, 거기 들어서면 어떤 호흡으로 움직일지 궁금했고요. 시체도 나오고 죽음이 있지만 코미디도 있어서,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위트 있게 표현하고픈 욕구가 있었어요.”

남성의 목소리가 저음일 때 여성은 더 신뢰감을 느끼며, 심지어 기억도 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선균이 이 자리에 올라오기까지에는 갈고닦은 연기력도 한몫했지만 타고난 꿀성대 덕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깎아놓은 조각 미남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지질한 역도, 멋진 역도 소화할 수 있는 그는 로맨틱 코미디물에 딱이다. 지난해 아내 전혜진과 연극 ‘러브 러브 러브’에 동반 출연한 그는 요즘 액션에 푹 빠져 있다. 이날 영화 상영 전 정우성 주연의 영화 ‘신의 한 수’ 예고편이 나왔다. 이선균은 조진웅과 영화를 보다가 한마디 했다. “진웅아, 우린 저런 액션이 안 된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아파트 난간을 뛰어넘고, 주먹질을 하고, 또 다양한 물건으로 맞는다. 동전이 가득 찬 저금통을 머리에 맞는 장면도 있었는데, 그는 “한 번에 강하게 던져준 조진웅이 정말 고마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 아파트에서의 액션 장면은 꼭 군대 유격 훈련 같았어요. 진웅이랑 찍고 서로 파스 붙여주고, 너무 힘드니까 맥주 한 잔씩 하고. 액션 장면을 찍으며 전우애를 느끼고 깊어지는 시간이었죠.”

영화 속 고건수는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가고자 고군분투한다. 실제의 이선균은 어떨까.

“저는 별로 비밀이 없어요. 감추지도 않고 솔직하게 터놓는 편이고요. (영화 제목처럼) 끝까지 가본 경험요? 아직 끝까지 안 살아봐서(웃음). 하지만 뭐든 끝까지 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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