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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다큐멘터리 ‘눈물 시리즈’ 김진만 PD 세상 끝에서의 시작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박해윤 기자

2012. 11. 16

남들은 평생 한 번 가보기 힘든 아마존과 남극에서 숱하게 외박하며 ‘눈물 시리즈’를 만든 김진만 PD.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가슴 뛰는 쪽을 택했다는 그의 못다 한 이야기.

다큐멘터리 ‘눈물 시리즈’ 김진만 PD 세상 끝에서의 시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만든 김진만(41) MBC PD는 보기보다 유쾌하고 생각 이상으로 속 깊은 남자였다. 그런 김 PD가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이라는 책을 냈다는 소식에 ‘그답다’고 생각했다. 3년간 지구 5바퀴를 돌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후일담을 유쾌한 필치로 써내려간 책이다. 10월 5일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연을 펼친 김 PD를 만났다.

알고 보니 예능국 PD 출신
‘우리시대’ ‘PD수첩’ ‘MBC스페셜’ ‘휴먼다큐 사랑’ ‘닥터스’ ‘네버엔딩스토리’….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김 PD의 손이 닿은 작품들이다. 지난해 ‘아마존의 눈물’로 뉴욕 페스티벌 ‘텔레비전·필름’ 컬처럴 이슈 부문 은상을 받고, ‘남극의 눈물’로 2012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의 ABU상 TV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 등 다큐계의 한 획을 그었지만, MBC에 입사했을 때는 예능국 PD였다. 이유를 묻자 “그냥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했다”며 씩 웃었다.
인기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맡았지만, 출연진과 직접 소통이 쉽지 않은 연예계 특성상 금세 벽에 부딪혔다. 좀 더 사람과 살을 맞대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던 그는 교양국으로 자리를 옮겨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8년 배우 최민수가 노인 폭행 시비에 휘말려 칩거에 들어갔을 당시 그를 만나 ‘MBC 스페셜-최민수, 죄민수, 그리고 소문’을 만든 것도 그였다. 그는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입사하기 전에 예능국을 빨리 떠난 게 다행”이라며 농을 쳤다.
“대학생 때 주철환, 김영희 PD 같은 선배들이 하는 특강을 들었는데 PD가 굉장히 재밌는 직업 같더라고요. TV 보고 책 읽고 영화 보고, 사람을 만나서 뭘 하든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해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는 것도 좋았고요. 제 위로 형이 두 명인데 막내로 살아온 게 나중에 PD가 돼서 사람들 기분이나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죠.”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그가 처음부터 PD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지금 변호사로 활동 중인 큰형은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다가 자퇴해 그가 학력고사를 볼 시기에 다시 공부해서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다. “큰형에게 ‘낚여’ 사시, 외시, 행시의 삼시를 다 건드려봤다”던 그는 “좁은 벽에 갇혀서 책만 보고 공부하는 건 매력이 없더라”라고 술회했다.
“학창 시절 공부는 못하지 않았고, 긍정적인 편이라 화를 내본 적은 거의 없어요. 운전면허 포함해서 그때까지 한 번도 시험에 떨어져본 적이 없어서 고시도 붙을 줄 알았죠. 아, 떨어질 수 있구나 충격이었고 고민을 좀 많이 했어요. 마침 고시 과목도 바뀌고 해서, 이렇게 된 바에야 원하던 걸 해야겠다 싶어 방송사에 들어가게 됐죠.”

다큐멘터리 ‘눈물 시리즈’ 김진만 PD 세상 끝에서의 시작

김진만 PD는 아마존 원시부족 조에족과 생활하며 욕심을 버려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처자식 없다는 이유로 얼결에 아마존행
김 PD에게 아마존 조에족과의 만남은 우연히, 그러나 운명처럼 다가왔다.
“원래 아마존에 가기로 한 선배가 두 달가량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딸이 검색 사이트에 아마존을 쳐본 거예요. 그러더니 너무 위험하다며 아빠를 말리기 시작했대요. 결국, 가족들 반대로 아마존행을 접었죠. 그때 선배들이 ‘진만아, 넌 딸이 없지?’라며 가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그 선배는 ‘아프리카의 눈물’을 제작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아마존을 갈 걸 그랬다’며 아쉬워하더라고요.”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를 맡아서 욕심은 났지만 하필 아마존이라니.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보게 된 것이 아마존 조에족의 사진이었다.
“지금까지 한국 방송에서 보여준 모든 부족은 문명이 들어간 부족이에요. 원래 문명이 들어가지 않은 부족은 취재가 불가능하지만, 브라질 정부에서 조에족만큼은 취재를 허락해줬죠. 5천km²의 땅에서 2백40여 명이 모두 A형인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원시부족이었어요.”
BBC 같이 다큐멘터리에 정통한 방송사였다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현장을 사전답사하고 그림을 짜서 재촬영했겠지만 한국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만 해도 아마존에 헌팅 갔다 오겠다 하면 카메라를 가져가라고 했어요. 그냥 찍어오라는 거죠. 원주민들이 아침 먹으면 찍고, 지금 뭐하는 건가 싶어도 찍고. 그렇게 만든 화면은 철저히 계산돼서 찍은 화면을 따라가질 못하죠. 가끔 MBC라고 말하면 운 좋게 NBC라고 알아듣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섭외도 쉽고 해서 그냥 놔두죠(웃음). 지금은 환경이 좀 나아져서 헌팅도 가지만요.”



엄청난 물량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계산된 영상미를 따라갈 수 없겠다고 생각한 그가 생각해낸 것은 ‘무한도전’ 같은 예능 프로그램의 장점을 차용하자는 것이었다. 바로 ‘캐릭터’와 ‘스토리’를 살린 다큐멘터리였다.
“‘무한도전’ 초기에 정형돈 캐릭터가 어색하고 재미가 없었지만, 이걸 빼지 않고 ‘재미없는 개그맨’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잖아요. 박명수 캐릭터는 뜬금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특징이 있지만 그걸 잘 살려내기도 하고요. 그걸 활용하면 BBC와는 조금 다른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었다. 김 PD의 입사 동기이자 ‘눈물 시리즈’ 촬영을 담당한 송인혁 MBC 촬영감독은 ‘대장금’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등으로 아름다운 영상을 만드는 데는 실력이 검증된 사람이었다. 김 PD는 “영상도 아름답게 찍지만, 손도 빨라서 단시간에 촬영할 수 있어 아마존 촬영에 적격이었다”고 했다.
“다큐멘터리에도 NG라는 게 있어요. 찍는 대상이 밥을 너무 빨리 먹었으면 조금 더 드셔달라고 하거나, 걷는 모습을 찍을 때도 한 번 더 걸어와달라고 하는 정도의 최소한 연출은 할 수 있죠.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불가능하더라고요. 한 번 더 걸어와달라고 하면 ‘우린 이미 여기 왔다’며 걷지도 않고, 식사도 조금 더 해달라고 하면 ‘배가 다 찼다’라며 먹지도 않고.”
송 감독과는 막역한 사이였지만 아마존까지 동행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처음에 시간을 달라 하더니 검색 사이트에 아마존을 쳐본 거죠. 세계 5대 독충이 아마존에 산다는 글을 봤다나요. 마음만 함께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송 감독과 너무나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사람 간의 소통과 연애는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상대를 알고, 배려하고, 감동을 주고 때로는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죠. 제가 송 감독과 해야 했던 건 연애였죠. 송 감독이 빚이 있고 부인을 두려워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에 촬영하고 남는 돈은 형수 거라고 했더니 형수가 ‘갔다 오라’며 떠밀더라고요(웃음).”
아마존에서의 일정은 물건을 도난당하거나 뺏기는 것은 물론이고 더위, 습기, 해충과 사투를 벌이기가 다반사였다. 원주민의 비위를 맞추려 코담배를 강요당하고 따가운 햇볕에 화상을 입는 등 고된 일정이었지만 촬영은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한 원주민 부부가 자기들이 사랑 나누는 걸 찍으라고 하더라고요. 너무나 감사했죠. 놀라운 건 그걸 송 감독이 지워먹은 거죠. 자기가 본 그림에 감동했는지 지워버렸더라고요(웃음).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다시 부부한테 가서 부탁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두 번째는 훨씬 잘하시더라고요. 좋은 그림을 건질 수 있었죠. 소통이 늘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진실하게 다가서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남는다는 걸 아마존에서 배웠어요.”

다큐멘터리 ‘눈물 시리즈’ 김진만 PD 세상 끝에서의 시작

아마존 싱구 지역에 거주하는 와우라 부족 사람들과 함께.



남극의 혹한 견디게 해준 유머와 소통
아름다운 황제펭귄의 생태를 그린 ‘남극의 눈물’ 촬영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황제펭귄 새끼만큼 아름다운 존재는 못 봤어요. 문제는 황제펭귄을 찍으려면 다른 나라 기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었죠. 1년여의 섭외 끝에 세종기지의 도움으로 호주기지의 허가를 받을 수 있었어요.”
허가가 났다고 끝이 아니었다. 취재진은 ‘영어를 완벽히 할 것’ ‘취재진이 아닌 대원으로서 남극에 갈 것’ ‘대원들이 받는 훈련을 이수할 것’이라는 하나같이 어려운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가장 어려운 건 영어였어요. 듣기가 약한지라 누군가 뭐라 말하면 그냥 웃었는데 그래도 계속 쳐다보면 ‘아, 의문문이구나’ 생각했죠. 조연출이 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를 잘하는 친구였기에, 일단 나중에 고민해서 말해주겠다고 하고 물어보는 식으로 위기를 모면했죠.”
3백 일의 일정 중 절반은 기지에서, 절반은 황제펭귄 서식지 근처 3평 남짓한 대피소에서 생활했다. 그마저도 7월이면 흑야가 시작돼서 기지에 갇혀 있어야 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50℃는 되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보다 장비가 먼저 고장이 나요. 가장 많은 사고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는 거죠. 그래서 ‘춥게 살아 있는 게 따뜻하게 죽어 있는 것보다 낫다’는 경고 문구도 쓰여 있어요.”
지루한 남극 생활에서 소통의 윤활제가 되어준 건 유머였다.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최하층으로 전락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기지에서 대원으로 일하며 주방보조를 하고 빨래와 청소를 도맡았죠. 허드렛일 하면서 친해진 대원들과 술을 마시고 신라면을 먹으면 속이 풀린다는 걸 알려줬더니, 그다음부터는 술만 마시면 라면, 짜파게티 끓여달라며 방문을 노크하더라고요.”
그는 “경험의 틀에 물이 가득 차고 그게 흐르기 시작할 때,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전했다.
“경험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에요. 여행을 가고 사람을 만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전람회를 가도 좋고요. 이것저것 경험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10월 10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오지로 떠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말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전혀 안 말려서 서운했다”라며 “걱정은 하셨지만, PD에겐 좋은 기회라며 반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PD의 아버지는 한국일보 기자 출신이고, 둘째 형은 현직 서울신문 기자다. 언론인의 피를 받은 가족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없을 리 없기 때문. 과거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아마존과 남극 중 어디를 다시 가겠느냐”는 물음에 “군대에 가겠다”는 우스개를 친 적이 있다.
“저는 방위였으니까요(웃음). 현역이라면 이야기가 많이 다르겠죠. 아마존은 언젠가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어요. 다큐멘터리 안에서 주인공이 있었는데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겠죠.”
그의 예능감은 ‘무릎팍 도사’와 다큐멘터리 메이킹 필름에서 수차례 검증된 바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다시 도전할 생각은 없는 걸까.
“예능국은 김태호 PD 때문에라도 얼씬도 하지 않는 게 좋지만(웃음). 예능과 교양이 크로스오버된 작품을 선보이고픈 욕심은 있어요. 황제펭귄이 사는 곳의 추위, 부족민이 사는 아마존의 더위와 습기를 그들을 찍는 것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우리는 가능하잖아요. 메이킹 필름을 재밌게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죠. 모두 개그 욕심도 있었죠. 송인혁 촬영감독은 굉장히 편하면서도 예민한 성격이예요. 평소에는 편안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지만 일할 때는 누구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부분이 매력적이죠. 저는 상대의 기분을 빨리 파악해서 더 나아갈지 멈출지 정하는 역할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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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제작, 연애하는 과정 같아
그에게 다큐멘터리란 ‘사람’이다.
“다큐멘터리는 사실에 대한 기록이지만, CCTV는 아니거든요. 사람이 찍는 것이기에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펭귄이나 곤충이라고 해도 최종 목표는 휴머니즘이에요. 보통 연애 잘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도 원만히 잘하더라고요. 사람들 사이에 직접 들어가서 경험하고 관찰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도 연애와 닮은 것 같아요. 다큐멘터리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유도 되면 좋겠어요. 아마존에서 조에족과 만나면서 ‘내가 너무 욕심 부리며 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송 감독도 ‘한국 가면 욕심 좀 버리고 살자. 좋은 차와 큰 집이 의미가 있나’라고 하더라고요. 남보다 뒤진다는 것,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에 분노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했죠.”
죽기 전에 꼭 한 번 찍어보고 싶은 것은 종교 이야기라고. 그는 현재 종교가 없다.
“그동안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힘들었던 건 솔직히 재미가 없어서예요. 법륜스님이나 혜민스님으로부터 기독교인이 위안을 얻는 모습을 보고 종교가 주는 힐링의 힘에 주목하게 됐어요. 남극의 엄청난 풍속을 체감하면서 신이라는 존재가 있겠구나, 결국 자연이 신이구나 생각하게 됐거든요. 신이 지구에 필요해서 놔둔 땅인데 인간에게 잠식당하고 있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달라이 라마도 만나서 인터뷰하고, 다섯 가지 종교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어요.”
김진만 PD는 내년 말 방영을 목표로 곤충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개인기나 소통, 운에 기대는 작업이 많았어요. ‘눈물 시리즈’도 그렇고요. 그래서 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고도로 계산된 영상미를 보여주는 작업이 하고 싶었어요. 곤충의 사생활을 다룰 예정인데, 세계 최초로 3D 접사 촬영을 하는 실험 등을 구상하고 있죠.”
“20년 후 김진만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먼 미래를 고민하며 살지 않는다”는 현답을 내놨다.
“너무 먼 미래는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아요. 아무도 모르고 의미도 없다는 생각이에요. 학창 시절 저는 당연히 법관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 제가 온 길은 너무나 다르죠. 너무나 많은 변수가 생기더라고요. 가까운 미래, 1~2년 후의 선택지만 잘 골라도 충분하다는 생각이에요. 물론 그때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죠.”
김진만 PD 인생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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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학창 시절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유독가스가 나오는 곳에서 살던 ‘오무’라는 존재와 인간들이 전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와요. 알고 보니 오무는 악한 존재가 아니라 지구의 대기를 정화하는 존재였어요. 사실 우리가 환경 다큐멘터리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주제도 그 사람 작품에 다 들어 있어요. 천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멘터리 ‘눈물 시리즈’ 김진만 PD 세상 끝에서의 시작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아마존의 눈물’ 작업을 하면서 많이 도움받은 책은 디 브라운의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예요. 2006년 ‘닥터스’라는 프로그램이 잘돼서 충전차 미국에 6개월간 다녀왔는데, 뉴욕부터 LA까지 차로 여행하면서 아메리칸 인디언의 흔적이 아주 많다는 걸 느꼈죠. 이 땅의 원주민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했는데, 그때 추천받았어요. 책 자체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예요. 특히 수우족의 기도문은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답죠.”

사진·자료제공 | 오늘도 세상 끝에서 외박 중(리더스북)
장소협찬 | 믹스앤베이크(02-780-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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