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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올인은 내 운명” 김명민 새 영화 촬영 뒷얘기

글 김유림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2010. 07. 07

“연기 올인은 내 운명” 김명민 새 영화 촬영 뒷얘기


작품 속에서 배역과 배우가 한 몸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배우가 김명민(38)이라면 가능할 것도 같은 기대감이 든다. ‘연기본좌’로 불릴 정도로 매 작품에서 혼신의 연기를 다하는 김명민. 그가 이번에는 타락한 인간의 처절함을 보여준다. 7월 초 개봉하는 영화 ‘파괴된 사나이’에서 8년 전 유괴돼 죽은 줄로 알았던 딸이 유괴범과 함께 나타나자 딸을 구하려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아버지 역을 맡은 것. 극중 존경받는 목사에서 타락한 사업가로 변신해가는 그는 극과 극의 인물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가 택한 방법은 스스로를 극중 인물로 만드는 것. 촬영 중 3일 동안 잠을 자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극중 주영수가 잠도 못 자고 유괴범을 쫓는 상황이었는데, 분장만 한다고 초췌한 모습이 잘 표현될 것 같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3일 동안 잠을 안 잤어요. 쉽진 않았지만 실제로 정신이 몽롱해지는 게 연기하기 더 편하더라고요(웃음).”
김명민의 연기투혼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촬영할 때도 루게릭병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고 체중을 20kg이나 감량했다. 그로 인해 저혈당·위장병·탈진·골다공증 등 건강 이상을 경험했지만 그는 그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실감나는 연기 위해 3일 동안 뜬 눈으로 지새
현재 그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몸에 좋다는 보약도 챙겨 먹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원래 몸무게보다는 6kg 정도 모자란다고 한다. ‘파괴된 사나이’를 촬영하면서도 전력 질주하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나 한동안 고생을 했다고. 연기에 ‘올인’하는 것은 육체적인 고통 외에 정신적인 고통도 안겨준다. 실제로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쓸쓸히 죽어가는 외과의사를 연기한 뒤 한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심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을까. 대답은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큰 짐을 벗어놓은 것처럼 홀가분해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해피엔딩이라 촬영이 끝난 뒤에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저도 밝아지더라고요. 극의 내용과 맡은 역할에 따라 연기자의 심리상태도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배우는 의지가 강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불리는 것에 대해 김명민 자신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기사에서 ‘명본좌’ ‘연기본좌’라는 타이틀이 붙는 것을 보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다고. 그는 “연기력을 칭찬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선배님들이 보시면 비웃을 것 같다”며 머쓱해했다. 그럼에도 김명민은 연기력만으로 환하게 빛이 나는 흔치 않은 ‘스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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