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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화제! 김승우 김남주 부부 방송 후일담

글 문다영 사진 박해윤 기자, KBS 제공

2010. 03. 16

배우 김승우가 KBS 새 토크쇼 ‘승승장구’의 메인 MC로 변신했다. 그를 응원하기 위해 첫 방송에선 아내 김남주가 게스트로 나섰다. 2005년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온 부부가 그동안 가슴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화제! 김승우 김남주 부부 방송 후일담


지난 2월 초 ‘승승장구’ 2회 녹화 공개현장에서 만난 김승우(41)는 늘 봐오던 대로 호탕하고 넉넉한 웃음으로 방청객과 마주했다. 하지만 약간은 어색한 표정이다. 오랜 배우생활로 카메라가 익숙한 그에게도 토크쇼 MC로 마주 보는 카메라는 떨리는 모양이다. 배우의 MC 변신.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만큼 그는 오래 고민했다.
“어느 날 갑자기 ‘MC 해봐라’해서 한 게 아니에요. 예전부터 토크쇼 제의를 받아왔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고민했죠. 소위 예능인의 영역인 토크쇼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승승장구’는 최화정 누님을 비롯해 김신영·태연·우영 등 도와줄 분들이 있어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지인들 역시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반응이었죠. 첫 녹화 전날엔 한숨도 못 잤고, 첫 방송을 앞두고는 재미없어 혼나는 건 아닐까 악몽을 꾸기도 했어요. 다행히 시청자게시판을 보니 우호적인 글이 더 많더라고요. 하지만 ‘잘했다’가 아니라 ‘첫인상은 괜찮으니 열심히 해다오’란 뜻이었다고 생각해요.”
첫 녹화를 마치고 방송을 앞둔 김승우는 여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편집실을 찾았다고 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이미 몸에 익은 터라 어떤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그림이 그려지지만 난생처음 해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어떻게 편집될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김승우는 “첫 녹화를 8시간 했는데 정말 어떻게 나올지 알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낮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이 거의 날마다 들렀는데 방송 전날 새벽 3시에 편집실에 찾아갔더니 제작진이 ‘국장님 또 오셨네’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남주가 김승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밤낮없는 그의 열정에 힘입어 첫 회 시청률은 10%대로 무난한 출발을 기록했다. 김승우라는 이름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남편을 위해 10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한 아내 김남주(39)의 지원사격이 컸다.
사실 김승우는 김남주의 출연을 결사반대했다고 한다. 제작진과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부터 “배우가 MC인데 내가 아는 사람들, 배우들을 섭외하면 그들만의 얘기가 될 수 있고 그러면 프로그램의 자생력이 생기지 않는다”며 섭외문제에서 빠지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혀왔던 김승우로서는 최측근인 김남주의 출연이 꺼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하지만 “MC인 김승우를 보여주는 첫 회인만큼 김남주가 최상의 카드”라는 제작진의 설득과 “남편을 위해 나가고 싶다”는 김남주의 결의가 맞물려 출연이 성사됐다.
부부가 MC와 게스트로 출연하는 흥미로움은 시청자를 TV앞으로 끌어당겼는데 김승우와 김남주가 스스럼없이 공개한 부부생활 스토리도 큰 화제가 됐다.
도도하고 시크한 이미지의 CF 여왕 김남주는 공식석상에서 입을 의상 하나까지 일일이 김승우에게 보여주고 체크를 받는가 하면 늘상 김승우와 가장 가까이에 있기를 원하는 애교쟁이라는 것이 방송에 함께 출연한 그의 스타일리스트와 배우 윤상현의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김승우는 의외로 소심한 면이 많은 남자라고.
김남주는 방송을 통해 “각 혈액형이 지닌 대표적인 성격으로 구분하자면 남편은 AAA형이다”라며 “그만큼 소심해서 가끔 다투면 3일 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화제! 김승우 김남주 부부 방송 후일담

김승우와 함께 ‘승승장구’ 진행을 맡은 우영, 최화정, 태연, 김신영(왼쪽부터).





김남주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탤런트 유호정을 통해 김승우를 소개받았다. 지난 2003년 김승우와 유호정이 드라마 ‘로즈마리’를 촬영하던 중 술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 김남주가 동석하게 된 것. 그 첫 만남의 순간, 김남주는 김승우에게서 “진짜 남자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승우는 자신이 결격사유가 있기도 했고, 인생에 결혼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터라 별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고. 그러나 김남주는 적극적이었다. 김승우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던 중 무언가를 찾는 그에게 냉큼 “선배님 여기요”라며 담배를 건네줬고, 그때서야 김승우도 김남주의 마음을 눈치챘다.
“담배를 건네받으면서 ‘어, 나를 좋아하나?’싶은 게 설레더라고요. 그래서 금연 한 달째였음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웠고 그 후론 제가 물불 안 가리고 덤볐죠(웃음).”

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화제! 김승우 김남주 부부 방송 후일담


어떻게 보면 불같은 사랑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갔고, 양가 부모에게도 환영받는 사윗감과 며느리감이었다고 한다. 김남주는 “처음에 저희 부모님이 남편을 보고서 너무 좋아하셨고 사윗감인데도 사인을 받으려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승우 역시 “부모님이 아내를 대환영했는데 아내가 돌아간 후 아버지가 ‘인상도 좋고 참 착한 것 같다’하시면서 ‘채시라’라고 하시더라”며 잊을 수 없는 추억담을 공개했다.
늘 행복하고 당당해 보이는 부부. ‘승승장구’ 1회 방송을 통해서도 그들의 알콩달콩한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났지만 마냥 행복한 시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6년동안의 결혼생활 중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둘째를 낳고 오빠도 저도 일이 없었어요. 아무래도 힘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오빠가 제게 충격발언을 하더라고요. ‘다 포기하고 다 정리해서 이민 갈까’하고요. 그래서 그때 굳이 결혼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결혼하자고 해서 힘든 상황을 만든 걸까 싶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시종일관 밝은 웃음을 짓던 김남주의 눈물에 안타까운 표정을 짓던 김승우는 당시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방송을 통해 고백했다.
“사실 남주도 아이를 낳고 나서 배우로서의 입지가 흔들렸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저희 결혼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 않았고 루머도 많았잖아요. 그래서 굳이 이곳에서 살아야 하나 생각했죠. 결혼한 걸 힘들어한 게 아니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우리끼리, 좋아하는 사람끼리만 살까 이런 생각을 한 거죠.”
김승우·김남주 부부의 말처럼 결혼 후 한동안 아이가 혼혈이라는둥 갖가지 루머가 떠돈 것이 사실. 하지만 열심히,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고 사는 이들의 모습에 점점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졌고, 얼마 전에는 한 설문조사에서 이봉원·박미선 부부에 이어 ‘연예계 잉꼬부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잉꼬부부 2위 기사를 보고 참 섭섭했어요. 별별 좋지 않은 말들이 많을 때 ‘우리가 배우고 공인이다 보니 그런 얘기 들어야 한다. 일의 일종이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이에 대한 루머를 듣고선 남편이랑 저랑 둘 다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처음부터 예쁘게 봐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울음).”

“강호동 될 자신은 없지만 나만의 토크쇼 만들 것”
이렇듯 평소 속내를 보이지 않던 김승우·김남주 부부의 허심탄회한 토크는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그에 상응해 ‘승승장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토크쇼의 대들보를 맡고 있는 김승우로서는 적잖은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시청률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롭고 속 깊은 토크쇼를 꾸려나가고 싶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였다.
“솔직히 동시간대 방영하는 강호동·이승기씨의 ‘강심장’과의 비교가 부담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강호동씨처럼 진행할 자신도 없고요. 다만 ‘이겼다’, ‘졌다’가 아니라 시청자가 ‘더 좋아한다’, ‘덜 좋아한다’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전 저희 프로그램을 더 좋아해주실 수 있도록 노력해갈 거고요. 전 ‘승승장구’가, 과장해서 말하면 게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연구의 자리가 됐으면 해요. 카메라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 소주잔이 없는데도 소주를 마실 때 나누는 이야기처럼 깊이 있는 토크쇼를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김승우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던 솔직하고 푸근한 토크쇼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 한 가지 소원이 더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맥 넓히기다.
“저 정말 인맥이 넓지 않은데 몇 번을 얘기해도 그건 보도가 안되더라고요. 이 기회에 꼭 오해 좀 풀고 싶어요(웃음). 제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는 기껏해야 1백 개 정도예요. 저희 친지분들, 처가분들, 잘 가는 술집·밥집 전화번호를 빼고 나면 정말 몇 명 없는 거죠. 제가 1년에 10번 술을 마신다고 하면 8~9번은 같은 사람들과 마시는 걸요. 사실 지금의 활달한 제 성격은 2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만들어진 거예요. 어릴 땐 학교에서 선생님이 뭘 물으시면 알아도 손도 못들 정도였다니까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인맥 좀 넓혀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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