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즐겁고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제 직업이 소중해서 늘 행복하답니다. 지금 50대 초반인데 앞으로 10년은 더 일하고 싶어요.”
웅진코웨이 대전문화센터 손애경 원장(52)이 웅진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마흔 살을 앞두고 있던 97년이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고 두 아이를 키우며 전업 주부로 살다가 통계청에 계약직으로 취직해 다니고 있을 때였다. 큰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아이 학습 자료로 백과사전이 필요해 당시 웅진 싱크빅에서 판매하던 브리태니카 사전을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던 손 원장은 사전 활용법을 교육받으러 다니면서 웅진이라는 회사에 호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마침 다니던 직장에서 40대 이후로는 계약직을 유지하기 어렵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어요. 웅진에 대해 알아보니 여자들이 나이에 제약받지 않고 승진도 하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인 것 같아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3일 받고 출근했는데 처음 해보는 영업은 막막하기만 했다. 통상 다른 신입사원들은 2∼3개월 만에 첫 판매 실적을 기록하는데 손 원장은 6개월이 걸려서야 간신히 첫 실적을 올릴 정도였다. 팀장 승진도 남들보다 1년이 늦었다. 하지만 팀장 직급을 달자 한 번 해봐야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조직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도 갖게 됐다.
“그때부터 일을 열심히 잘하게 됐고 전국 우수 판매상도 받았어요. 일터에 나와 내 책상에 앉으면 50대가 돼서도 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의욕이 생겼어요. 팀장 승진은 제일 늦었지만 대신 가장 먼저 국장이 됐습니다.”

영업 막막해 6개월 만에 첫 판매 실적 올려
2005년에는 웅진코웨이 서울문화센터 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새로운 조직과 새 인간관계에 업무 패턴도 달라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마음으로 임해야 했다.
“문화센터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고객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일할 직원들을 구하는 곳입니다. 주부들에게 일하는 기회와 더불어 문화생활도 제공하는 곳이라 아주 신나게 일할 수 있었죠.”
손 원장은 서울문화센터에서 자신이 채용한 신입사원들에게 해외연수 등 시상과 승진 기회를 많이 열어줘 전국 1등 매니저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제가 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이 직원들한테 큰 자극과 동기 부여가 된다는 걸 잘 알고 활용했어요(웃음).”
문화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 10년 근속 공로상도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대전문화센터 원장으로 승진해 혼자 대전에 거처를 구하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남편과는 주말부부가 됐다. 24세, 22세인 두 아들도 군대에 가게 돼 지금은 네 식구 모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주말에 서울에 왔다가 월요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기차를 타고 캄캄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출근할 때 가장 많은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이 나이에 직장 때문에 혼자 지방에 가 있다고 하면 다들 놀라지만 일이 즐겁고 보람 있어서 힘든 줄 모르겠어요.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하루를 근면하게 보내면 세상에 어려움이 없다)라는 말을 후배들에게 자주 들려줍니다. 제가 감히 자신 있게 말하건대 성실함과 꾸준함을 갖고 일하면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