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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그녀의 재발견

싱글맘 김가연 희로애락

글 문다영 사진 지호영 기자

2010. 01. 18

억척스럽고 얄미운 감초 연기로 사랑을 받고 있는 김가연. 중학생 딸을 둔 엄마지만 워낙 동안이라 그의 실제 나이를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싱글맘이라는 단어에 갇혀 살아야 하고,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연기영역에도 제약이 많지만 그래도 그는 밝게 웃는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모든 일을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싱글맘 김가연 희로애락


김가연(37)은 요즘 케이블 채널 QTV ‘순위 정하는 여자’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다. 김가연을 비롯해 백지영 현영 솔비 이인혜 등 싱글녀들이 앙케트를 통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프로그램이다. ‘남자 앞에서 여우짓 할 것 같은 여자’ ‘결혼하면 1년 안에 이혼할 것 같은 스타 싱글녀’ 등의 질문을 던져 게스트들 중 순위를 정하는데 대담하고 화끈한 토크쇼로 인기가 높다.
“내숭 떨고 있을 수가 없어요. 현영 백지영 솔비 모두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들이거든요. 속내를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을 앞에 두고 거짓말은 못하죠. 때문에 촬영할 때마다 아주 즐겁고, 오늘은 또 무슨 얘기가 나올까 기대도 해요. 그런데 신경 쓰이는 점도 있어요. 게스트가 모두 여자다 보니까 경쟁심리가 작용해서 의상·헤어 모두 돋보이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요즘엔 무조건 파인 옷부터 찾게 돼요.”

얄미운 역할 전문? “오히려 좋다”
그는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에도 중간 투입됐다. 극중 ‘창수’(권오중)의 고교동창이자 그의 돈을 노리는 사기꾼으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촬영 첫날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찍느라 고생했는데 다행히 박정수(LA아리랑), 권오중(순풍산부인과) 등 함께 작업을 했던 선배들이 많아 어색하진 않았다고.
김가연은 드라마 ‘게임의 여왕’‘못된사랑’등에서 대체로 얄미운 역을 도맡아왔다.
“어떤 연기자는 캐릭터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시청자들이 그 이미지만 기억한다고 힘들어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지금 제가 맡는 역할들이 좋아요. 미혼 역할을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엄마 역을 하기에도 어중간한 나이라서요. ‘자명고’ 때도 호동의 고모 역이었는데 호동 역의 정경호에게 옷 입히는 걸 보며 사람들이 에로틱하다고 하더라고요. 다양한 배역을 맡아 폭넓은 연기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나이가 좀 더 들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오겠죠. 사실 푸근한 아줌마 역이 참 하고 싶어요(웃음).”
실제 김가연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하는 황정음 아세요?”라고 물으며 “지인들이 저더러 ‘작가가 너를 훔쳐보고 쓴 것처럼 닮았다’고들 해요”라고 말한다. 극중 황정음은 철딱서니없고 엉뚱하지만 순수한 면이 매력적이다.
그는 딸에게도 친구 같은 엄마다. 함께 고스톱을 치기도 하고, 허물없이 지내 딸의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한다며 자랑한다. 딸이 공부도 잘하고, 반장을 도맡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알아서 잘하는 아이라 걱정 없어요. 하지만 게임은 못하게 해요. 사실 제가 여자 연예인 중에서 게임을 즐기는 걸로 유명한데 딸에겐 하지 말라고 했어요. ‘지금 같이 놀면 나중에 엄마는 직업도 있고 돈도 있지만 너는 백수할 거야?’라고 했더니 바로 알아듣더라고요.”

아빠 빈자리까지 채워주는 친구 같은 엄마
늘 밝고 명랑한 딸이지만 98년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는 그로서는 마음에 걸리는 점도 있다. 바로 ‘싱글맘’에 대한 사회통념이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쿨하게 답하는 딸이 고마우면서도 내심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노릇.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키웠어요.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요. 아이가 인터넷으로 엄마 이름 한번 검색 안 해봤겠어요? 저에 대한 선입견으로 쓴 글들, 무조건적인 악플을 보고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거죠. 우리 딸은 ‘내가 김가연 좀 아는데~’라고 나서는 사람들이 제일 싫대요. 어느 날은 딸이 와서 ‘엄마 한양대 나왔잖아. 근데, 누가 부산외대 나왔다고 아는 척해. 엄마 어느 사이에 학교 두 번 다녔어?’라면서 꼬치꼬치 캐묻더라고요. 우리 딸이 꼼꼼하게 보고 있으니까 정확한 사실만 써주세요~.”

싱글맘 김가연 희로애락




엄마의 드라마를 일일이 모니터링하면서 헤어, 의상까지 체크하는 딸은 연예인 기질이 있다고 한다. 어릴 때 스포츠댄스를 배워서인지 여느 또래 아이들보다 파워가 넘친다고. 김가연은 “학교 축제 때 춤을 추는데 보아인 줄 알았다”며 “왜소한 나와 달리 키도 크고 쭉쭉 뻗은 몸매라 연예인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래도 지금은 공부부터 해야죠”라며 전형적인 엄마의 멘트도 잊지 않는다.
김가연은 연예인이지만 베일에 가린 존재이기를 원치 않는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촛불시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의견을 표출한 적도 있고 온라인게임도 즐긴다. 그런 남다른 취미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8세 연하 게이머와 열애설, “저 남친 있어요!”
“여자 연예인이란 이유로 게임 운영자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았을 거라는 악플도 많고, 온라인게임대회 현장에 가기만 하면 제가 하지도 않은 행동들이 기사화되고 소문이 돌아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러다 한 번은 입에 담을 수 없이 심한 내용의 악플을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사이버수사대에 의뢰를 했죠. 그저 제가 좋아하는 걸 보고 듣고 즐기고 싶은데 참 힘들어요. 열애설이 난 것도 그렇고요.”
김가연과 열애설이 난 이는 유명 프로게이머 임요환이다. 그는 실력과 더불어 수려한 외모 덕에 각종 CF에 출연하기도 했다. 임요환과 김가연의 열애설은 둘이서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컸다. 두 사람은 여덟 살 차이. 김가연은 온라인게임단 소속이라 자연스럽게 여러 게임 관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임요환과 친해졌다고 설명한다.
“열애설요? 아유, 한 번도 열애설이 나본 적 없는 저로선 기쁨이고 영광이죠. 더군다나 여덟 살이나 어린 동생이잖아요. 그런데 정말 친한 동생이에요. 사진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어요. 어느 날 보니까 요환이가 어머니랑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같이 찍자고 부탁했어요. 저와 저희 게임단 사람들 모두 같은 포즈로 찍은 사진 한 장씩 가지고 있죠(웃음). 여전히 전화도 잘하고, 만나기도 해요.”
그는 한 가지 확실히 해둘 것이 있다고 한다. 현재 자신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 그는 “남자친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긴 이르지만 지금은 편하게 만나는 사이다. 좋은 소식 있으면 꼭 알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 때문에 경찰에 수사도 의뢰하고, 열애설도 나는 등 힘겨운 일들이 있었지만 김가연은 2010년 역시 게임과 함께 시작한다. 200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한 게임회사 홍보이사 자격으로 게임개발 우수상을 받기도 했던 그는 최근 한 온라인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물론 연기자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는다. 2004년 영화 ‘홍반장’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스크린 출연이 뜸했던 그는 조만간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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