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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담은 요리책 출간한 박찬호 박리혜 부부

남편 건강 비결은 아내 손맛?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중앙북스 제공

2009. 03. 11

사랑 담은 요리책 출간한 박찬호 박리혜 부부

부상과 부진으로 한때 슬럼프에 빠졌던 박찬호(36·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오늘도 치열한 메이저리그에서 당당히 뛸 수 있는 건 재일교포 3세인 아내 박리혜씨(33)의 내조 덕분이다. 박씨는 4년의 결혼생활 동안 박찬호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그런 아내에게 박찬호는 “다시 한번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함께 시간을 많이 못 보내는 것을 이해해달라”는 편지를 쓴다.
“경기가 끝나면 집으로 곧장 가요. 아내는 늘 한결같아요. 잘 웃고요. 아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웃으면 기분 나쁜 홈런이나 실책도 잊을 수 있어요.”
아내 박씨는 “운동선수로서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이 있듯 남편으로서도 마찬가지다. 집안일이나 육아를 도와주지 못할 때 아쉽지만 운동에 매진해야하기 때문에 이해한다”며 “마음으로는 백점짜리 남편이다. 아이 목욕시키는 일이나 기저귀 가는 것을 잘한다”고 말했다.
박리혜씨가 기억하는 가장 아찔한 순간은 지난 2006년 박찬호가 장 수술을 받았을 때. 몸에서 피가 절반가량 빠져나가 자칫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는데, 그때부터 남편 건강에 더 신경 쓰게 됐다고 한다. 결혼 전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 유럽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박씨는 “특별나게 잘 차리는 밥상은 아니지만 생선 요리 하나를 만들더라도 소금구이로 할지 간장구이로 할지 묻는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작은 것 하나에도 정성을 다한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든든해지지 않을까 싶어서”라고 덧붙였다.

“아침식사 거르지 않는 게 건강비결, 등판하는 날에는 돈가스 먹어요”
박찬호의 입맛이 까다로운지 묻자 박리혜씨는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며 웃었다. 국물이 없으면 안 되고 반찬도 일일이 데워야 하고 물도 미지근해야 마신다는 것. 하지만 그는 “보약보다 매일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편 건강을 위해 화학조미료 안 쓰고 고기 요리를 할 땐 되도록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고르고 소금양을 줄인다”고 말했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시어머니에게 한식을 배웠다는 그는 남편만을 위한 음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돈가스는 이긴다는 뜻의 일본어 ‘가쓰’와 발음이 비슷해 등판하는 날이면 꼭 만들어준다”고 대답했다.
“제 건강비결은 아침밥이에요. 예전에는 밥보다 잠이라며 아침과 점심을 겸해 먹는 경우가 잦았어요. 신혼 때는 졸린 눈을 비비며 어쩔 수 없이 먹은 적도 많았죠. 지금은 달라요. 아침밥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이 먼저 안다니까요(웃음).”
두 사람의 꿈은 박찬호가 10승 이상 거두며 오랫동안 메이저리거로 활동하는 것. 얼마 전 박찬호는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며 눈물을 흘렸다. 박리혜씨는 “남편이 얼마나 야구와 한국을 사랑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공 하나에 인생을 걸고 달려온 남편은 오늘도 어금니가 무너져내리도록 온힘을 다해 공을 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리혜씨는 최근 요리 레시피와 결혼생활을 담은 책 ‘리혜의 메이저 밥상’을 펴냈다. 아내가 힘들어할 것을 우려해 책 내는 일을 반대하던 박찬호는 절대 무리하지 말 것, 네 살배기 딸 애린이와 두 살배기 딸 세린이 돌보는 일에 소홀하지 말 것, 수익금 전액을 결식아동을 위해 기부할 것 등 세 가지 약속을 하며 허락했다고 한다.
“아내의 꿈을 잃게 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동의했는데, 책 만드는 내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저도 기뻤어요. 이 책을 통해 아내가 얼마나 지혜로운 엄마이자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엿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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