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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타의 아름다운 모습

조용한 선행 뒤늦게 알려져 화제 모은 이재룡

“저희 부부 둘다 아이들 좋아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뜻이 모아졌어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6. 12. 22

탤런트 이재룡·유호정 부부가 어린이 희귀병 환자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3년째 매년 5천만원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1월 중순 시작한 드라마 ‘눈꽃’에 출연 중인 이재룡을 만나 선행의 뒷얘기와 가족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용한 선행 뒤늦게 알려져 화제 모은 이재룡

오랜만에 만난 이재룡(42)의 얼굴이 편안해보였다. 마흔에 접어들면서 금연을 시작한 데 이어 얼마 전부터는 술도 끊었다고 한다.
“철 들고 나서 가장 잘한 게 담배를 끊은 일인 것 같아요. 제뜻이 80%였고 아내의 압력이 20%였죠. 5개월 전부터는 술도 끊었어요. 남들이 평생 마실 술을 벌써 다 마셔버렸거든요.(웃음) 술, 담배를 끊고 운동을 시작했더니 몸이 가벼워졌어요.”
몸무게는 줄었지만 마음은 한결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그와 그의 아내 유호정(37)은 조용히 선행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난 11월 초 서울대 어린이병원 측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병원에 따르면 이 부부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매년 5천만원을 익명으로 기부 해왔는데 병원이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익명의 기부자를 수소문하던 중 선행의 주인공이 이재룡 부부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 사랑의 집짓기 운동본부 ‘해비타트’ 회원 등으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게 쑥스럽다고.
“돈을 기부하는 것보다 몸으로 봉사하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주변에 숨어서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알려지게 돼 부끄럽습니다.”
처음에 누구의 생각으로 선행을 시작했느냐고 묻자 그는 “우리 부부 둘다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뜻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결혼해 아들 태연(5)과 딸 예빈(2)을 두고 있는 이재룡·유호정 부부는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는 데도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방송활동을 하게 되면 다른 한 사람은 집안 실림을 하며 아이들을 돌본다는 것.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이 원칙을 지키는 편인데 얼마 전까지는 유호정이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에 출연하는 바람에 그가 살림을 도맡아서 했다고.

“아내보다 제가 아이들 키우는 데는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조용한 선행 뒤늦게 알려져 화제 모은 이재룡

지난해 북한 동포들에게 내복보내기 운동에 참여했던 이재룡·유호정 부부. 나눔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이 부부는 그동안 희귀병 어린이들을 남몰래 도운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사실 육아에는 아내보다 제가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내한테 심각하게 제안을 했죠.‘난 육아가 체질에 맞는 것 같으니 당신은 일을 하고 난 집에서 아기를 계속 키우는 게 어떻겠느냐’고요. 물론 허락을 받지는 못했습니다.(웃음)”
그는 요즘 술을 끊은 후에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한다.
“술을 끊고 나니 사는 재미가 좀 덜해졌어요.(웃음) 아들 녀석과 시간을 보내는 게 요즘 저의 가장 큰 낙이죠. 요즘은 제법 말이 통해요.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관해 설명을 하면 좀 알아듣는 눈치거든요.”
아내 유호정과는 더없이 좋은 친구 같은 사이. 출연 작품 선정부터 모니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이들 부부는 후배들에게도 연기자 중에서 결혼 상대를 찾아보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고 한다. 배우자의 애정 신 촬영도 이 부부는 ‘그럴 수 있지. 연기니까’ 하며 넘겨버린다고.
“‘발칙한 여자들’에서 아내가 이기우씨와 키스하는 장면을 찍은 적이 있어요. ‘좋았냐’고 물었더니 ‘좋았다’고 하던걸요.(웃음)”
그는 지난 11월20일부터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눈꽃’에서 따뜻하지만 우유부단한 남자 유건희로 출연 중이다. 건희는 강애(김희애)와 결혼해 다미(고아라)를 낳지만 강애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의 강압에 못이겨 강애와 다미를 버리는 인물이다. 김희애의 대학 선배(중앙대 연극영화과)인 그는 “대학 신입생 환영회 때 김희애씨를 처음 봤는데 빛이 났다. 지금의 아라만 할 때였는데 아라가 당시의 희애씨와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아라 아버지가 저와 같은 나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일찍 결혼했더라면 아라 같은 딸이 있을 텐데…. 저희 딸요? 아라만큼 예쁘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희 딸은 남자 같아서 어떻게 시집을 보내나 걱정이에요. ‘결혼할 때 남자를 어디서 잡아와야 하나’ 싶기도 하고… . 두 살인데 남자같이 생겼어요. 씩씩해서 울지도 않고… 하하.”
86년 MBC 공채 탤런트로 방송활동을 시작해 올해로 데뷔 20년째인 그의 연기, 그리고 삶의 철학은 ‘~한 척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한다.
“연기를 못하는데 폼 잡고 잘하는 척, 마음이 따르지 않는데도 참고 착한 척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은 진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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