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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친환경 생활을 하자!

호서대 이기영 교수에게 듣는 환경 교육 & 건강한 삶

‘노래 통해 환경운동!’

기획·강현숙 기자 / 글·이동주‘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6. 12. 12

동요처럼 단순하고 재미있는 리듬과 가사가 담긴 환경노래를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는 호서대 이기영 교수(49)를 만나 노래로 전하는 환경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호서대 이기영 교수에게 듣는 환경 교육 & 건강한 삶

도시의 밤 하늘 네온이 별빛보다 휘황히 타면서 우리 앞엔 빠알간 경고등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네
그 맑던 강물은 어디에 그 푸르던 숲들도 그리워 잿빛 거리엔 매연 자욱해 아이들 미래 도둑 맞았나
얼마나 더 많은 자연의 친구들이 사라져야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채워질 수 있을까
하나밖에 없는 지구 우리 함께 살리자 아름다운 초록별 지구 후손에게 전해주세 -‘지구를 위하여’ 중에서

지난 11월 4일 가톨릭 신학대학 대강의실에서는 ‘한국 사회에서의 생명교육’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신달자 시인의 생명 연작시 낭송이 끝난 뒤 ‘노래하는 환경지킴이’로 불리는 호서대학교 식품생물공학과 이기영 교수가 등장해 자작곡인 ‘지구를 위하여’ ‘김치, 된장, 청국장’ ‘한강은 흐른다’ 등 세 곡을 열창했다.
10여 년간 직접 작사, 작곡한 환경노래를 통해 환경 사랑의 메시지를 알리고 있는 이 교수가 환경운동을 위한 매개체로 노래를 택한 이유는 “노래처럼 사람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는 힘은 없다”는 ‘공자의 말’을 따른 것. 초등학교 시절부터 워낙 노래 부르기를 즐겼기 때문에 기타를 치며 환경노래를 부르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한다. 노래로 환경교육에 앞장서 지난 98년 천주교환경상 과학기술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어릴 때부터 일상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5년째 전국의 초등학교를 찾아다니며 ‘노래하는 환경교실’을 열고 있다.

독일 유학 당시 환경의 중요성에 눈떠
이 교수가 처음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부족한 시간을 쪼개 전국을 돌며 환경교실과 환경운동 노래를 전하게 된 데는 지난 85년 떠났던 독일 유학이 큰 계기가 됐다. 신혼시절 아내와 함께 떠난 유학 생활은 그야말로 가난과 궁핍함의 연속이었는데, 이런 그의 사정을 알게 된 담당교수가 그를 도와줄 사람을 소개해줬다고 한다.
“교수의 소개로 ‘헤르만 바그너’라는 분을 만나게 됐어요. 세계적인 음악가인 바그너 집안의 자손이자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가로 평생을 산 바그너씨는 집세를 받지 않고 집을 빌려주었지요. 한겨울에도 새벽 5시면 일어나 냉수마찰을 하고 동양의 명상과 기체조를 즐기던 그에게 서양의 과학기술문명이 인류를 파괴하는 주범임을 배우게 됐어요.”
이 교수는 틈만 나면 인류문명의 위기에 대해 바그너씨와 토론을 하며 점차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동양의 공동체 사상과 노자에 심취하면서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독일 유학 당시 바그너씨를 통해 알게 된 동양사상은 “인간도 동물처럼 살라”는 노자의 가르침이었어요. 사람도 동물처럼 가장 필요한 것만 취하며 살아가야 자연도, 또 스스로의 생명도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교수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환경에 무관심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환경이 오염되다가는 아무도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환경교육
“아이에게 유기농 식품 아니면 먹이지 않는 것으로 환경운동을 시작해보세요. 특히 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나 과자는 피하세요. 환경운동은 지식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검소한 생활을 하며 몸으로 느끼게 해줘야 해요. 옷을 물려 입히고 폐품 재활용하며 전기나 물을 아껴 쓰는 것 등이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산교육이 됩니다.”
대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둔 이 교수는 아이들에게 특별히 환경교육을 시킨 적이 없다. 15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에 살면서 집을 고쳐야 할 때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그가 직접 벽지를 바르고 페인트를 칠한다. 쓰레기 분리와 재활용을 생활화하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환경십계명’을 만들어 지키며, 연구실에서 쓰고 남은 이면지를 활용해 명함을 만들어 사용한다. 식사를 할 때는 음식물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먹을 양만큼만 절제해 먹는다.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모범을 보이니 아이들 역시 자연스레 따라하게 됐다고 한다.
이 교수는 오세영 시인이 선물한 시에 직접 곡을 붙인 ‘한강은 흐른다’가 앞으로 ‘그리운 금강산’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연주회나 공연, 음반 등을 통해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다. 이 노래에는 한강이 더 이상 사람들의 손에 오염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생명의 양식을 주고 있어요. 이런 자연을 낭비하고 있지 않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하나 돼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 ‘나’를 건강하게 돌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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